청교도인, 주일을 ‘영혼을 위해 시장 보러 가는 날’로 간주

지금부터 약 350년 전, 존 케리는 『비국교도인 한 늙은 영국 청교도의 성품』에서 어떤 연로한 신앙인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 늙은 청교도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고, 누구에게나 정당하게 대했다. 그는 먼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고 자신의 유익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더욱이 하나님앞에서 그분의 말씀을 예배의 규칙으로 삼았다.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을 반드시 지켰다.

그 청교도는 기도를 많이 했는데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도로 장식했다. 또한 자신의 골방이나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기도하며 자신을 훈련하였다. 혼자 있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든 하나님의 명령, 즉 성경 읽기를 사랑하였다.

그는 주일마나 하나님의 명령을 중시 여겼고, 거룩한 생활을 할 때 말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주일을 지킬 때도 매우 양심적이었고, 주일을 ‘영혼을 위해 시장 보러 가는 날’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영혼에 꼭 필요한 양식으로 보아 정성을 다해 준비하여 참석하였고, 그때를 예수님과 가장 가깝게 교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그 청교도는 종교를 어떤 임무에 대한 서약으로 간주하여, 누구든지 최고의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먼저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내, 최고의 부모, 최고의 자녀, 최고의 주인, 최고의 하인, 최고의 치안판사, 최고의 신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그래야 하나님의 교리가 욕을 먹지 않고 존경을 받는다는 논리였다.

그는 자신의 가정을 교회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사람은 하인으로 두지 않았고 집에 머무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출생하는 사람은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는 자신의 죄나 타인의 비참한 형편에 대해 늘 온유한 마음으로 대했고, 자비를 베푸는 일이 임의적이 아니라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더욱이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기 위해 지혜를 달라고 간구하면서도, 타인에게 관대하고 또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연구하였다.

그는 옷을 입을 때도 값비싸거나 허영심을 부추기는 의상을 피했고, 매사에 진지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인간의 삶을 전투로 보았고, 그 전투에서 그리스도는 그의 대장이자 무기였고 기도요 눈물이었다. 또한 십자가를 깃발로, ‘고난을 당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표현을 모토로 삼았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신학박사. 등으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는 주기도문연구 등이 있다.

 

 

청교도 시대에 살았던, 영국에서 가장 건전한 그리스도인들은 ‘거룩함’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였다. 이 내용에서 약간만 조정만 하면 현대인에게 적합한 신앙의 모델을 발견할 것이다.

연로한 청교도 신앙인이 거룩한 삶을 살려고 일생동안 노력했던 아름다운 흔적들이 무척이나 감동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날 교회는 세상을 향해 이념적 논쟁의 중심부에 들어가려고 한다. 4.15 국회의원 총 선거를 앞에 두고 ‘나라를 위한 기도 모임이 시작’되었다. 민족을 위해 ‘말씀과 순명’으로 섬기겠다는 자세로 시작된 기도회이다.

홍정길 목사님의 설교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인해 적지 않는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시각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분들은 아주 속시원하다, 홍목사님이 제대로 한국 사회를 파악했다고 환호하고, 반대의 견해를 같는 분들은 홍목사님이 나이가 드시고, 가진 것이 많아 사리 판단하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똑같은 설교문을 읽고 대하는 자세들이 아주 다르다.

설교 한편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해석이 한국사회의 갈등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좌우를 선택하기를 강요받고 있다. 나와 다르면 무조건 용납하지 않는다. 무조건 이념적 잣대로 심판을 한다. 참으로 무례한 기독교인과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길거리 나가서 소리쳐 권리를 찾는 민중봉기가 유일한 답인가? 나와 다른 사람들을 향해 끊임없이 돌을 던지며 편가르기 하는 것이 복음인가? 이것이 예수의 정신인가? 의문이 든다.  때로는 나라와 민족을 파괴하는 외부 세력이 있다면 한 마음으로 힘을 합해서 싸워야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갈등이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일부 공산주의도 있다. 그러나 일부가 한국사회의 전체는 아니다.

지금 국민들도, 기독인들도 소리쳐 싸우고 있다. 싸움 후에 무엇이 남을까? 그 후유증은 어떻게 치료할것인가. 싸움으로 인해서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성품을 다 잃어버린다면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교회는 세상을 향해 기도로 외쳐야 하고, 거룩함으로 빛과 어둠이 무엇인지를 삶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를 지키는 영적인 힘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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