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네이도’가 빅브라더 지배체제를 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

 

3. 트럼프 코드 읽기

‘트럼프’라는 이름은 이젠 ‘코드네임’이다. 그 이름은 단순히 한 자연인의 이름이 아니다. 트럼프는 21세기 미국 정치현상 속에서 일어난 기이한 돌풍의 이름이다.

트럼프 돌풍은 기존 미국 정계에 던지는 ‘심문성 질문’이다. 심문인 이상, 그 안에 미국 현 정치계의 잘못에 대한 책임추궁의 메시지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심문이 포함된 질문이라면, 그 안에는 이런 잘못의 원인을 지적하며, 그것을 자인(自認)하라는 메시지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 질문은 이 메시지들을 따라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이것은 미국 정계에 엄청난 ‘도덕적 불칼의 바람’이 일어났음을 말해 준다. 그 도덕적 책임추궁의 메시지는 이제부터 집행될 불가피한 징계의 선포이다. 그리고 이 징계 후에 피징계자의 새로운 선택(회개 여부)에 따른 상벌(賞罰) 내용이 선언된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새로이 ‘대반전 희망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메시지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한 사람이나 그룹에 의해 주도(主導)된다면, 그 징계 역시 그 도덕적 메신저에 의해 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진행상황은 그런 ‘인위적 주도자’는 없다. 다만, 트럼프가 일으킨 돌풍에 의해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도덕적인 돌풍이 트럼프 자신이 ‘정의의 예언자’이어서 일어난 것인가? 물론 아니다. 정반대로 그는 미국 통치권자의 자리를 넘보기에는 너무 더럽혀져 있는 사람이라 하여, 그 반발심으로 거부의 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에 일어난 소동이다. 그 소동이 가라앉지 않고 급속히 증폭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그 과정을 잠시 살펴보자.

 

우선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나서자, 롬니를 비롯해서 공화당 주류 출신 후보 경쟁자 16 명이 ‘에이, 무능한데다 더러워! 저리가!’ 하고 소리쳤다. 이에 트럼프가 받아친 소리가 무엇인가?

- 나에 비해 너희 티파티가 그토록 깨끗하고 지성을 갖추었느냐? 그렇다면, 어쩌다가 백인 화이트컬러와 블루컬러를 다 놓쳤는가? 너희가 기득권층과의 정치거래와 속임수 위선으로 꼬리치는 동안, 상처받은 민심이 공화당을 떠난 것이다. 나는 이들 마음을 어루만져, 공화당 쪽으로 되돌아오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보다 옳으냐? -

결국 공화당 내의 타 후보 16명은 트럼프에게 패배함으로써, 티파티를 비롯한 공화당 주류세력의 도덕성과 능력은 트럼프만도 못한 것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힐러리 진영도 트럼프에게 공화당 주류와 같은 반응으로 나오며, 그런 후보가 등장하는 공화당을 싸잡아 비웃었다. 그랬더니, 트럼프는 그 거친 스타일로 힐러리에게는 더 무서운 강펀치를 날렸다. 힐러리가 자신의 개인용도 컴퓨터에 이메일로 국가기밀 사안을 빼돌렸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3만3천 여 건이 헤킹을 당해, 러시아 등 잠재적 적국에게 그 정보가 넘어갔음이 적발되었다. 이에 FBI 국장이 나서서, 그 범죄를 시인하면서, 법무장관(실은 오바마) 명령을 좇아, 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힐러리가 금융왕들에게서 ‘강연 사례금’ 조로 받아 챙긴 어머 어마한 돈을 액수까지 폭로하며, 그 부정한 ‘정치거래’를 온 세상에 터트렸다. 이와 더불어 리비아 벵가지의 미 대사관 테러에 대한 공격에 부적절한 대응으로 희생자를 낸 유가족 측에서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를 ‘쓰레기’라 하며 물러가라고 소리쳤다.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보며, 여기저기 유세장에서 소리쳤다.

- 힐러리는 백악관에 들어가는 즉시 국내외의 적들에게 둘러싸여, 그들과 거래한대로 정책수행을 하며, 국가와 국민들을 배신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 말쑥한 말씨와 풍부한 행정경험이라는 것으로 속임수를 쓸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헌금을 누구에게서도 받은 일이 없는 나보다 더 믿을 수 있는가? 어떤 적들에게도 국가기밀을 헤킹 당한 일이 없는 나보다 더 믿을 수 있는가? -

그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힐러리의 권력남용 문제를 지적했다. 그로 인한 미 안보정책과 통치권 수행상의 기밀유출 위기를 폭로했다. 그런 사안은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 비밀’이 아니다. 공적인 국가안위에 관계된 비밀을 유출한 범죄이다. 이러한 권력남용과 부정거래는 알고 있는 이상, 반드시 공개적 고발을 해야 한다. 트럼프는 바로 그 일을 실천한 것이다. 공화당 내 타 후보들은 아무도 못했다. 이유는, 트럼프와는 달리, 그들 역시 힐러리 이상으로 걸릴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은 무슨 판단을 하게 되었다고 보는가?

- 힐러리나 공화당의 티파티는 트럼프보다 더 더럽구나!

- 트럼프도 싫지만, 티파티는 더 싫고, 힐러리는 아예 혐오스럽다!

그러므로 트럼프 현상은 트럼프는 계산하지도 못했고, 의도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대한 정치적 토네이도로 급속히 부푼 것이다. 그리고 그 기세는 앞으로 미국정치에 거대한 충격과 변화를 일으키고야 말 허리케인을 예고하는 바람이다. 그것은 현재는 지지율 경쟁이라기보다는 ‘비호감(非好感) 줄이기 경쟁’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곧 도덕성과 지도력 경쟁으로 바뀐다. 

그리고 누구나 다 ‘이 무서운 도덕적 심문자는 누구인가?’ 하고 묻게 된다. 그 심문자를 찾는 이들은 그 동기 때문에 둘로 나뉜다. 여야 어느 당에 속해 있든지 상관없다.

오바마-힐러리와 그 배후의 ‘빅브라더 침략군단’과 그를 따르는 자들은 이 심문자에 대해 공격을 하기 위해서 찾는다. 그러나 ‘트럼프 토네이도’가 빅브라더 지배체제를 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은 그 심문자의 메시지를 제대로 ‘읽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찾는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이런 과정을 밟으며, 전 국민들의 표심(票心)이 자신들을 주목하는 데에 크게 당황하고 놀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새인지 이 거대한 도덕적 심문의 토네이도 중심에 자신들이 타고 붕붕 올라가고 있는 데에 더 놀랄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자신들이 원하기만 하면, 오바마-힐러리와 그 배후의 빅브라더 침략군단 따위는 사정없이 징계의 불칼로 내려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을 갑자기 깨달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 트럼프와 공화당은 두려워 떨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불칼을 만질 자격이 없는 자가 만지면, 그 불칼 속의 거대한 ‘도덕적 전기 에너지’에 감전되어 자신이 먼저 타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것을 만질 자격이 있으려면, 성경 속의 ‘삭개오 회개’ 원칙을 따라 자기정화(自己淨化 ; 基督敎的으로는 悔改)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트럼프는 자신의 천민자본가로서의 흠과 가치관을 반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으로써, 힐러리와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 끝까지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리석은 파멸로 들어설 수도 있다. 이런 이전투구의 경우엔 양 후보 중에 누가 백악관에 들어가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두 사람의 명예는 물론, 국가 통치권자로서의 권위에 있어서도 치명상을 입어, 통치 자체가 불가능해 지는 까닭이다.

이런 경우라면, 트럼프는 자신이 그 토네이도 중심에 있다는 것은 알았을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할 자리인지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그는 자기정화를 싫어하는 사람임이 세상에 노출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타고 오른 그 바람의 위력을 절대로 알아볼 수 없다. 그래서 국가는 타율적 수렴청정 정치로 가거나, 극악한 독재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트럼프가 잘못된 선택을 고집하면, 그 코드네임을 지금이라도 제2의 네임으로 변경시켜야만 한다. 또 그렇게 되고 만다. 지금 트럼프는 이 도덕적 결단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입장이다. 안심하고 삭개오 회개를 위해 자기자신을 벼랑으로 던져라! 그리하면, 추락하는 자가 아니고 자기 내부에서 이 바람을 타고 오르는 날개가 펼쳐지는 것을 즉시 깨달으리라. 이것이 ‘트럼프 코드’의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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