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하나님나라 사역이 되고, 일터가 목회 현장이 되는 '시장청년'

편집자 주한국교회 내의 목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이제는 교회 재정에 사례비를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다른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가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적 사명을 갖고 일하고 있다. 우리는 그분들을 일하는 목회자들(일목)’이라고 부른다. 현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에는 약 만사천 명의 멤버가 활동하고 있다.

오늘은 과일 파는 시장청년으로 알려진 김동은 전도사를 소개한다. <그리스도의몸교회>(기성) 담임사역자인 김동은 전도사는 서울 경기권-충북-강원권에서 <시장청년>이라는 브랜드로 약 50여개 과일야채 매장을 컨설팅하며 오픈했고 과일야채도소매회사 시장청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골교회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가난이 싫어 가출을 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를 하며 학교를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지금은 아버지처럼 일하는 목회자로 살아가고 있다.

Q1. 김동은 전도사님의 지나온 삶을 보니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농촌목회자의 아들로 자라다가 청소년 때 가출을 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를 하면서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간이 뭔가 하나님께 반항한 시간 같다는 느낌도 준다. 당시는 어떤 마음이었나?

A. 나도 한때는 내가 하나님께 반항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에게 반항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부모님이 미웠다기보다는 부모님이 가난하게 살아야하는 이유에 대한 반항이었다. 그래서 당시는 내가 나가 돈을 많이 벌어서 아빠 목회 사업을 그만 두게 해야 겠다는 마음이었다.

 

Q2. 그렇다면 지금은 목회자가 되었는데, 언제부터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는가? 또 일목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어릴 때 잠깐 목사가 되고자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자라면서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신학대학을 갔다. 하지만 목사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목회를 하면서 양봉을 같이 하는 것을 봤다. 주일에는 양복을 평일에는 일복을 입고 계셨다. 그러다보니 나도 신학대학을 다니고 전도사 사역을 하면서도 음악학원 강사, 일반 사무직, 초중학교 방과후 교사, 중고등학교 직업교사, 온라인쇼핑몰, 카페 등을 자연스럽게 한 것 같다.

 

Q3. 이제는 회사를 경영하는 대표로 있으면서 동시에 담임사역자로 목회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중직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극복하는가?

A. 두 가지이다.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회사 안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마음이다. 20명 정도 되는 직원들 중 대부분이 신앙공동체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 나는 운영하는 회사가 하나님나라이자 교회가 되길 바라며 일하고 있다. 일하다 보면 세상적 가치관과 하나님 나라 가치관이 충돌할 때가 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월급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 기업의 논리인데, 그것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을 때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풀어가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있다.

시간적인 고민이란 시간적인 부분의 제한이다. 과일이나 야채를 파는 영업 분야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솔루션을 끊임없이 제시해야하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계속적으로 일들이 일어나는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다보면 하루에 2~3시간 취침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다행히 나에게는 멘토와 같은 웨이쳐치 송준기 목사님이 있다. 목사님께 고민을 말하면 전도사님 많이 힘들죠? 그런데 전도사님, 예수님을 잘 만나면 오늘 사업이 망해도 괜찮아요라고 말씀해주신다. 나는 그 뜻이 본질로 돌아가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Q4. 목사님이 꿈꾸는 다음세대 목회 모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목회를 하기 위해 신학대학을 가지 않았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을 때 하나님이 궁금했다. 내가 처음 만난 하나님의 이미지는 미지의 신 같았다. 서울에 신학대학을 가자해서 서울신대를 갔지만 목회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20대를 보냈다. 그러다가 지금은 교회를 개척하고 사역을 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교도소나 소년원 출신이 많고 남자 성도들은 몸에 문신도 많다. 나는 건물이나 조직으로서의 교회보다는 먼저는 내가 먼저 교회가 되고 그 교회로서 살아가는 걸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교회되길 소망하고, 하나님의 자녀 되길 소망하고 예수님의 제자 되길 소망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되는 사람들이 저를 통해서 단 한사람이라도 세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다섯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공유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이 공간을 이번에 제가 인수하고 작은 교회들을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다음세대의 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살려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본다. 건물로서의 교회나 집단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 닮은 사람들 그 자신이 곧 교회다.

 

Q5. 지금까지 소개 된 일목 가운데서 경영면에서는 경제적인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경영 규모가 커지게 됐나?

A. 운이 좋았다. 처음에 매장 하나 가지고 과일을 팔았다. 과일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는 형님 같은 집사님과 사업을 시작했는데, 운동하다가 그만 뒀거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그만 둔 친구들이 코로나 때문에 할 일이 없다며 함께 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같이 일하게 됐다. 젊은이들이 패기있게 뭉치다보니 나름 매장이 잘 됐고, 그런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 영상을 보고 자기들도 과일 장사하고 싶다며 컨설팅을 요청한 사람들이 하루에 보통 20~30명에 이르렀다. 지금은 전국을 다 관리할 수 없어서 우선 서울·경기와 충북, 강원권을 중심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게 사업이 커지게 됐다.

 

Q6.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하나님이 나를 이끄신다는 고백도 있었을텐데 그런 경험을 말해준다면?

A. 20대 중반 부터 30대 초반까지는 미자립교회 청소년들을 돕는 팀사역을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재정적인 풍성함을 주실 때 움켜잡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것이 내 것인 줄 알고 움켜잡으려고 했을 때 하나님은 내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셨다. 그 경험은 어떤 것도 나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지금은 <시장청년>이라는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지만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 중에는 결혼했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기업을 어떻게 키우실지 아니면 언제까지 하게 하실지 또 언제 먼지처럼 흩으실지 모른다. 단지 하나님이 정하신 때까지 잘 진행되고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이 사업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체험했으면 좋겠다.

 

Q7. 1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싶은 꿈이라고 밝혔는데, 100개의 매장을 가진 사업체는 어떤 회사를 말하는가? 기독교적인 선교기업을 말하는가?

A.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기업은 기독교기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독교라는 타이틀이 없었으면 좋겠다. 일을 하면서 깨닫는 것이 특별한 일을 일반적이게 하면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목회를 장사처럼 하고, 교회 행사를 세상 이벤트처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일반적인 일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선한 영향력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사업을 목회처럼 하는 것이다. 과일을 팔지만 이것을 목회처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을 대하는 것을 목회처럼 하는 것이다. 창업을 하시는 분들의 속사정을 나누다보면 대부분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렇다고 나는 내가 전도사인 것을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분들도 나를 김동은 이사라고 알고 있지 전도사인 줄 알지 못한다. 단지 이 분들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Q8. 전도사님의 사업만의 특징은 무엇이고, 앞으로 일하는 목회자로서 사업을 한다고 할 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A.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사업은 상품을 기획해서 공급해주고 각 매장들의 특징을 살려 컨설팅과 솔루션을 통해 오픈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그렇다고 가맹사업은 아니다. 선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지만 창출한 이익을 통해서 선교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이중직 사역자들이 넘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사업과 사역을 별개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업의 과정 자체가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지금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교회를 다녀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예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불신자였던 직원들이 함께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는 일상의 과정이 모두 선교라고 생각한다.

 

Q9. 사업적인 측면에서 전도사님의 컨설팅은 일반 회사의 컨설팅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다른 분들의 컨설팅을 받지 않아서 차이는 모르겠다. 다만 그 분들이 문의할 때 미팅하고 관리를 해드리는 과정 속에서 어떤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같이 상생을 한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사업이라고 해서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게 일하면서 매장을 오픈하는 모든 분들 모두가 나의 이웃이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Q10. 현재 전도사님의 꿈이나 계획은 무엇인가?

A. 이중직에 관련된 세미나에 초청되어 가면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 “사역과 사업 중 마지막 종착지가 어디신가요?”라는 질문이다. 나에게 사업은 물론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생계만을 위한 생존형 이중직이 아니다.

지금은 약 20명 가까운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그 중 대다수는 주일에는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린다. 나의 꿈은 이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것이다. 사업이 곧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이 되고, 사역 또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업이 되게 하고 싶다. 2022년 목표는 매장 100개로 확대해서 연매출 132억을 꿈꾸고 있으며, 그 과정이 정직하고 신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11. 지금 페이스북에는 <일하는 목회자 그룹>14000명 정도의 일목이 함께 하고 있다. <일목 오픈 채팅방>에도 함께하는 일목님들이 있는데 그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내가 누구에게 조언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단지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하는 목회 목회자도 사역의 한 형태라고 말하고 싶다. 목회의 형태는 시대의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교회 안에서 전임으로 사역하는 분들도 존중받아야겠지만, 일터에서 일하는 분들도 자신의 일을 사역한다는 자세로 일하면 그것도 소중한 목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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