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경건, 9일] 안식일의 주인 예수(마12:1-21)

  • 입력 2022.03.11 09:15
  • 수정 2022.03.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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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의 기초는 사랑

안식일에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먹고, 주님이 손마른 병자를 치유한 사건을 공관복음 저자들이 모두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안식일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밀밭 사이로 지나갈 때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 사건이 논쟁의 불씨가 되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질문했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2).

안식일에 제자들이 노동을 하였다는 것이다. 바리새인의 생각은 안식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율법의 정신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율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다윗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다윗이 자기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 시장했을 때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자장 이외는 먹어서는 안되는 진설병을 먹고 함께 있던 자들에게 주지 않았느냐. 또 안식일에 제사장들이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없음을 너희가 율법에서 읽지 못하였느냐? 그러면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초월적 존재를 말했다. “나는 성전보다 더 크고”(7),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8)이라고 했다.

이어서 안식일에 주인으로 오신 예수님은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의 병을 치료해주었다(13). 이 두 사건이 예수님과 종교 지도자들간의 논쟁의 불씨였다.

바리새인들은 예수가 유대인의 전통을 어겼다고 분노하고 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노동을 하지 말라는 말씀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했다. 배고파서 이삭을 잘라먹은 것도 노동으로 보았다. 손마른 사람의 병을 고쳐준 것도 노동이라고 보았다. 율법을 어긴 행위요 유대인의 전통을 어긴 행위로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의 근본정신을 새롭게 해석했다. 율법의 기초는 사랑으로 해석한 것이다.

안식일의 주인으로 오신 예수님이 마음이 완악한 종교인들에게 예를 들어 주었다.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11,12).

누가는 안식일에 예수님의 말씀을 아주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내가 너희에게 묻노니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6:9).라고 물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귀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무엇이 더 귀한 행동인지를 알고 있다. 그런데 죄성으로 가득찬 사람들은 돌이키지 못한다. 왜냐하면 과거의 습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악을 행하고 죽이고 파괴적인 일을 하게 된다.

예수님의 도전적인 물음에 종교인들은 노기를 띠고, 예수를 죽이고자 마음을 먹는 것을 본다. 얼마나 충격적인 모습인가? 이것이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 반응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예수가 주일에 손마른 사람의 병을 치료했다.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한 사람의 고통을 기쁨으로 바뀌어주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수님의 선한 행동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종교지도자들은 안식일에 선을 행한 예수를 죽이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익숙한 습관이나 종교적인 아집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어쩌면 과거의 틀 속에 갇혀 살아갈 때가 많다. 내 신앙 방식을 고집한다. 어쩌면 그것이 말씀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의 스타일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부패한 종교인들과 같은 생각으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 신앙적인 잣대를 댈 수 있다.

우리는 율법과 복음이 차이점에 대해서 늘 고민하게 된다. 율법은 무엇이고 복음은 무엇인가? 중요한 관점은 하나이다. 율법에 사랑이 빠지면 사람을 잡는 형식적인 도구가 된다. 그러나 율법에 사랑의 옷을 넣으면 복음이 된다. 사랑의 관점으로 보지 않으면 정죄하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의 관점으로 보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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