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
자살의 문제는 연령을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마음 아픈 일입니다만 특히 청소년의 자살은 가족뿐 아니라 듣는 이 모두에게 충격과 상처가 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어른이 되기도 전에 세상 살기가 참 힘듭니다. 2018년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2018년 현재, 9년째 '자살'입니다. 성적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과 싸우는 청소년이 4명 중 1명꼴이고, 하루 평균 1.5명의 청소년이 성적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습니다. 한국 청소년들은 고의적 자해 즉 자살이 교통사고나 암보다 적어도 두 배 가량은 높습니다. 삶의 만족도 역시 전 세계에서 71위로 나타납니다. 이는 조사대상 72개국 가운데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청소년 자살률이 전 세계적 추세로는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년에서 201년 사이, 10년 동안 청소년 자살률은 57.2%나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성인들의 50.5%보다 높은 것입니다. 국내 자살률이 201년 이래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10·20대 청소년 자살률은 되레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교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 어려움이 여전히 10·20대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가는 주요 동기로 지목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1.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은 학교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중고생(만14∼18세) 500명을 대상으로 사회·심리적 불안요소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학업(32.9%)과 진로문제(28%)를 꼽았습니다. 빈번한 교육입시제도 변경을 꼽은 청소년도 17.6%에 달했습니다. 청소년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학업에 있습니다. 그외 친구들이나 가족 때문에 경험하는 스트레스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2. 청소년과 우울증
청소년들이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 중 가장 흔한 이유는 우울증입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미성년자 정신과 진료 환자 수는 16만6867명(2015년 기준)이었습니다. 이 중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은 학생은 2만50명이었다고 보고합니다. 서울시에서는 미성년자 우울증 환자의 38%가 학원이 밀집한 5개 구(區)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성년자 정신과 진료환자 가운데 약 12.3%가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편 청소년들이 자살 원인으로 언급한 단어들을 살펴보면, 외로움이나 고독 같은 심리적 이유가 4.3%나 되었습니다. 학교 폭력 역시 심각한 자살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어 학교와 가정에서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됩니다.
3. 청소년과 학교폭력
학교 폭력도 청소년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 동향 2016'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학교 폭력 경험률은 초등학생이 24.3%로 중학생(18%), 고등학생(16.8%)보다 높았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 까지 약 20%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경험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최근 1년 동안 선·후배, 친구들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여기에는 협박, 성희롱이나 성추행, 강제심부름 등도 포함됩니다. 초등학생의 경우 10명 중 2명 이상이 이러한 폭력을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한 것입니다.
무엇이 청소년을 자살에까지 이르도록 힘들게 하는지는 여러 차례 드러났지만, 나아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자신만의 재능을 찾거나 펼칠 기회도 잃은 채, 공부에만 등 떠밀려 자신을 비관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과학이나 경제발전은 나아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 지수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져 피해자를 자살에까지 내모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청소년과 가정문제
청소년의 자살은 가정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살 동기 가운데 가정에서의 갈등을 원인으로 꼽는 비율은 28.4%나 되었습니다. 물론 염세비관이나 성적불량도 원인이 되었지만 가정불화가 큰 원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가출 동기 조사도 관심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가정환경에 따라 자살 시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 청소년들을 위한 부모의 대처는 무엇일까요?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소개한 아래 이미지같은 내용을 참고로 자녀들을 지도하면 좋을 것입니다.
5. 청소년과 미디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디어와 자살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선한 의도의 미디어는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존중을 권장하지만 악한 의도의 미디어는 많은 이들에게 자살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디어는 대단한 영향을 끼치는 도구가 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모바일 인터넷 이용시간이 긴 편입니다. 물론 학습 도구로 모바일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오락이나 영상 시청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문제는 많은 미디어 매체들이 생명 경시의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여성가족부의 ‘2017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조사’에서도 올해 5월 국내 학령전환기 청소년인 초4, 중1, 고1 가운데 인터넷·스마트폰 과다 이용으로 전문기관의 도움이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청소년은 20만 2,0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국내 청소년의 1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무분별한 정보의 습득이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비교적 시간이 많은 방학에 장시간 스마트폰 환경에 노출될 경우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 오타와 공중보건위원회에서는 매일 2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정신건강의 문제를 나타내거나, 심리적 괴로움 및 자살사고를 갖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6. 청소년 자살예방
자살은 죽음을 스스로 원해서 치명적인 행동을 통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살은 자살사고(suicidal idea)와 자살도구에 접근, 자살기도(suicidal atempt)를 거쳐 완료(completed suicide)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살로 사망한 경우에 그 20배에 달하는 자살기도자가 있으며, 훨씬 더 많은 청소년이 자해를 시도한 바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한 명의 청소년이 자살을 했을 때 가족, 친구,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이웃 등 많은 수가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일부는 충격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raumatic stres disorder)를 경험하게 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또한 우울증과 자살시도의 위험요인이 됩니다. 그 외에도 청소년 자살에는 성인과 다른 위험요인이 많이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울증, 충동성, 낮은 자존감 등 정신병리적 요인 이외에 가정불화나 부모와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가정 요인, 학교폭력, 교우관계, 학업 스트레스와 같은 학교 요인, 미디어 영향, 주변인의 자살과 같은 사회적 요인 등이 위험요인이 됩니다. 교회와 지도자들은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이러한 위험요인을 파악함으로써 청소년 자살의 예방과 조기 개입에 중요한 근거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자살을 예방하려면 자살징후를 예견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보면 네 가지 자살 징후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살과 죽음에 대한 언급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평소에 하지 않던 특이한 행동을 보일 때입니다. 셋째는 대인관계나 대외적 활동을 피하는 경우입니다. 넷째는 과격한 행동과 세상에 대한 분노, 적개심을 보일 때입니다.
청소년 자살 예방대책으로는 가정, 학교, 사회 각 분야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먼저 가정에서는 가족 간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원만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모의 정서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성적에 대한 지나친 질책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부모가 자녀의 자존감을 높여주면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학교에서는 친구 및 선생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의사소통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청소년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하고 멘토링 프로그램과 건전한 여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더욱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서는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인력을 확보하고 정신건강 치료를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내 정신보건기관 및 센터의 접근성을 높여야겠죠. 또 대중매체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인생의 의미를 알리고 자살 충동을 이겨낸 성공사례를 보여주면 청소년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