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할 때 세미나를 무척이나 많이 참석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들은 말들이 생각난다. “교회 개척은 부동산이 좌우한다. 좋은 길목에 투자하라.”, “교회는 싸우지만 않아도 부흥한다.”, “앞문은 열고, 뒷문은 막아라.” 지내놓고 생각하니 참고할만한 말들이었다. 그렇다고 진리는 아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개척의 철학이 있었다. “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고 하며,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복음을 전하든지 복음을 전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빌립보서 1:18). 자신이든지 타인이든지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목회현장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목회자가 상처를 입는 것은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것이다. 시험에 들었든지, 당사자의 과오든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느껴지든지 교회를 떠나는 성도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는 목회자는 없다.
옛말에 “든 자리는 표시가 나지 않아도, 난 자리는 표시가 난다”는 말이 있다. 이 땅의 교회는 ‘하늘나라를 향해가는 길목의 나들목’과 같다는 생각이다.
목회현장에서 '드는 성도'가 있고 '나는 성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가는 성도의 자리가 크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에게 집착해서가 아닐까?
하나님만 바라보면 성도들이 들고 나는 것이 내 감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사람에게 집착하기 때문에 난자리가 크게 보이지 않는지 생각해본다.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떠나 다른 교회로 갔다면 하나님 편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다른 사명을 가지고 더 큰 사명을 위해 떠나갔다면 박수 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뺏기고 빼앗아 갔다면 이것은 중대한 목회 윤리에 해당된다. 연말이 다가오니 목회자의 마음에 많은 염려가 생긴다. “목사님, 금년만 섬기고 가겠습니다.”, “금년에만 직분을 감당하고 내년에는 쉬겠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까봐 긴장이 되는 계절이 되었다. 우리 모두 소망한다. ‘든 자리는 많아지고 난 자리는 없었으면’하는 마음이다. 코로나19로 빈 자리가 많아졌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