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송사를 의지하기 보다는 온유함과 긍휼로
예전과 달리 사람들은 소송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타협과 양보나 이해보다는 법정으로 가지고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접수된 소송 건수는 663만4,344건으로 2018년 658만5,580건보다 4만8,764건(0.74%) 증가했다.*1) 이 중 71.7%를 차지하는 민사사건은 475만8,651건으로 전년(475만505건) 보다 8,146건(0.17%) 늘었다. 23.3%인 형사사건은 154만968건으로 전년(151만7,134건)보다 2만3,834건(1.57%) 증가했다.28) 현대 크리스천들 역시 자신들이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소송을 택함으로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집한다.
물론 크리스천이라고 모든 것을 용서할 수는 없다. 기업의 흥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일 수 있고, 소중한 기업 명예에 걸린 일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재무재표에 일시적인 금전 손실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유익이나 이득을 위해서라면 한발 물러서는 것도 좋다. 또는 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장소가 사법기관이 아니라 법정 밖에서도 법적 판결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재 합의제도’가 있다. 이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다루신 바 있다.*2) 첫째,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마 5:5). 적대적인 세상에서 온유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주님은 온유한 자가 결국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 둘째, 긍휼히 여기는 자가 긍휼함을 받는다. 오늘 내가 고소하는 상황에 언젠가는 내가 고소당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 일단은 상대를 긍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자. 셋째, 화평하게 하는 자가 하
나님의 아들이다. 최우선으로 화평을 유지하자, 그다음은 하나님께 처리를 맡기는 것이다. 넷째, 바른 일을 했음에도 비방이나 박해를 받는 것은 아쉽지만 그 결과 또한 하나님께 맡긴다(마 5:10).
<미주>
1) 이투데이, “지난해 소송 663만4000건…형사ㆍ민사 고루 늘어”, 2020. 10. 5.
2) Bill McDowell. Sermon on the Mount: The Pathway to Radical Living, Learning Resources Center, Marshall University, Huntington, WV, 2015.
-묵상을 위한 성구-
-여호와의 말씀에 가련한 자들의 눌림과 궁핍한 자들의 탄식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제 일어나 그를 그가 원하는 안전한 지대에 두리라 하시도다(시 12:5)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시 20:1)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시되 경건하지 아니한 나라에 대하여 내 송사를 변호하시며 간사하고 불의한 자에게서 나를 건지소서(시 43:1)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3:5)
-그들이 나의 생명을 해하려고 엎드려 기다리고 강한 자들이 모여 나를 치려하오니 여호와여 이는 나의 잘못으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나의 죄로 말미암음도 아니로소이다(시 59:3)
-내가 허물이 없으나 그들이 달려와서 스스로 준비하오니 주여 나를 도우시기 위하여 깨어 살펴 주소서(시 59:4)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잠 3:5)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6)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사람은 다 여호와께 미움을 받느니라(잠 17:15)
-주권자에게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으나 사람의 일의 작정은 여호와께로 말미암느니라(잠 29:26)
-선한 양심을 가지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