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용 교수】 선교 한국을 위한 발의 민족

  • 입력 2022.07.18 09:43
  • 수정 2022.07.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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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사관으로 본 韓日近代史” , 박호용 교수의 한일근대사 강의 (18)

1. 거의 1300년 동안 일본은 강대국이 되어갔고, 한국은 약소국이 되어갔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의 민족형질은 칼()의 민족, 전시형의 인간으로, 한국인의 민족형질은 붓()의 민족, 평화형의 인간으로 주형되어 갔다. 결국 일본은 팔에 붙은 손의 민족이 되었고, 한국은 다리에 붙은 발의 민족이 되었다. 새 언약 백성이요 세계복음화라는 선교 한국을 위해 한민족을 발의 민족이 되게 한 것은 절묘한 신의 한 수였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그리스도 예수의 케리그마(설교/선포)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 즉 하나님이 왕이 되어 통치하는 나라(하나님 왕국)였다(1:15). 이는 인간 왕에 의한 통치’(세상 왕국), 즉 세상 나라 너머에 하나님 왕에 의한 통치’, 즉 하나님 나라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 왕이 통치하는 나라(하나님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인간 왕이 통치하는 나라(세상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한마디로 세상 나라는 약자가 강자는 섬기는 갑질의 나라이고, 하나님 나라는 강자가 약자를 섬기는 갑질이 없는 나라이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10:45).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10:10). 이는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를 극명하게 대조시켜 하신 주님의 말씀이다.

세상 나라는 힘으로 양(약자)을 빼앗고 죽이고 멸망시키는 힘 센 도둑과 같은 나라이다. 그에 반해 하나님 나라는 양(약자)을 섬기고 그의 생명을 풍성케 하기 위해 자기 목숨까지도 내놓는 선한 목자와 같은 나라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사랑하사 보내주신 예수 그리스도(3:16)의 전 생애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은 이 되어야 했고, 따라서 예수님의 진리(복음)는 곧 발의 진리(복음)’였다. 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말씀이 그리스도 찬가’(2:6-11)이다. 이 대목의 의미는 이렇다.

2. 그리스도 예수의 전 생애는 종의 모습이었다. 인체로 말하면 발의 모습이다. 예수님은 본래 하나님과 같은 분이었으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버리사 높고 높은 하늘을 떠나 낮고 천한 인간 세상에 오셨다. 예수 오심(나심)의 모습은 왕의 모습(높음, , 강함)이 아닌 종의 모습(낮음, 작음, 약함)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궁궐이 아닌 마굿간 말구유요, 그 모습은 준마를 탄 개선장군이나 가마를 탄 황제가 아닌 힘 없는 작은 아기였다. 예수 생애의 시작인 성육신(Incarnation)은 평화(샬롬)의 왕(9:7; 2:14)으로 오실 메시아적 종의 모습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또한 예수 생애의 끝인 십자가 처형은 수치와 저주의 상징인 종(노예)의 죽음이었다. 이는 주인(하나님)의 명령에 죽기까지 복종한 종의 모습이었다. 십자가 처형 사건(십자가 복음)성육신의 복음의 완성으로써 종의 모습의 피날레였다. 또한 십자가를 지러 가시는 예루살렘 입성 때의 예수의 모습은 건장한 준마가 아닌 겸손과 평화의 상징인 나귀 새끼(부정한 짐승)였다(9:9; 12:13). 그리고 선생으로서 제자의 발을 씻긴 세족식은 진리의 왕으로서 발의 진리(복음)’를 몸소 보여준 종의 모습의 클라이맥스였다.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19:16)가 되시는 주님께서 이 같은 종의 모습을 취하신 것은 하나님 나라의 진리(복음)는 종의 진리(복음), 발의 진리(복음)’라는 것을 온 천하에 알게 하시기 위함’(9:14)에서였다.

3. 가이사의 나라인 세상 나라는 왕의 진리’, 즉 더욱 높아지고 커지고 강해지는 진리이다. 세상 나라에 사는 인간들이 왕이 되고 싶은 것은 더욱 높아지고 커지고 강해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의 진리를 따르고자 하는 세상 나라는 머리가 되고 높이 쳐든 손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예수 나라인 하나님 나라는 종의 진리’, 즉 더욱 낮아지고 작아지고 약해지는 진리이다. ‘종의 진리를 따르는 하나님 나라는 남을 섬기고 배려하고 아낌없이 주기 위해 다리가 되고 낮아지는 발이 되기를 원하다.

예수님의 전 생애는 종의 진리를 위해 발이 되셨다. 발이 신발에 감추인 것처럼,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럽게 감추인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세상 나라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나라이다(8:10).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가 알지 못하는 역설(paradox)의 나라, 즉 강자가 약자를 섬기는 종의 나라, 발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역사는 강대국에서 시작하여 점차 약소국으로 전락하여(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살펴보자) 일제에 식민지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일제 말기에는 한민족이 사라질 뻔한 역사였다. 그러다가 해방을 맞아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그야말로 한민족의 역사는 머리(강대국)로 시작해서 발(약소국)로 끝난 역사였다. 그 과정은 선하신 하나님이 이 민족을 지극히 사랑하사 평화형의 인간으로, ‘발의 민족으로 이끄신 역사였다.

비밀에 감춰진 하나님 나라의 복음, 즉 복된 좋은 소식인 구원의 복음은 평화의 복음’(6:15)이다. 하나님께서 한민족을 약소국이 되게 하사 발의 민족이 되게 하신 것은 마지막 때에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에 적합한 민족이 되게 하려는 놀라운 섭리였다. “네 하나님이 (왕이 되어) 통치하신다(하나님 나라)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가”(52:7)(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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