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년 크리스마스 및 신년사_한목협

  • 입력 2022.12.21 15:40
  • 수정 2022.12.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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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구원의 주님이며 존재와 시간의 흐름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깊이 생각합니다. 코로나19를 꼬박 삼년을 겪으며 새해로 건너갑니다. 크리스마스의 계절과 새해에 한국 교회를 비롯한 세계 교회, 우리 사회와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와 오늘날의 세계에 하나님의 은혜가 넉넉하기를 기도합니다.

21세기의 오분의 일을 지난 인류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상황이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고 불안이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희망을 먹어야 사는 존재인 사람에게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지 당혹스러운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와 오늘날 세계의 지도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또는 인륜의 엄중한 책무 앞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사명을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실존해야 하는지 진지하고 정직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세계적 전염병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해에 어떤 방식으로든 질병의 종식을 예측하기도 합니다만 이 같은 세계적 전염병이 앞으로는 더 잦게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푸틴의 침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10개월을 지나 해를 넘기고 있습니다. 서구와 유럽 전체가 엮인 전쟁이며 사실상의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이 전쟁이 핵무기 사용의 위험을 비롯하여 정치와 외교, 경제와 문화 등 오늘날의 세계 전체 영역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종전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세계 전체에 빠른 속도로 군비가 증강되고 있습니다.

지구 행성의 생태 구조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기후 위기와 이로 인한 지진, 태풍, 홍수 등의 자연 재해는 이전의 관측 범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뗄 수 없이 연결된 식량 문제와 그 분배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기근의 참사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가나 문화권의 경계가 이런 위기 앞에서 무의미합니다. 인류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자각이 절절합니다. 내전을 포함한 전쟁과 기근, 독재나 전제 정권의 인권 탄압으로 발생하는 난민 문제로 나라들이 밀집해 있는 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사회 불안정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극우 이념으로 발생하는 보수와 진보의 극한 대립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삶의 일상에서 밀려나며 자포자기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습니다. 미래를 희망하며 힘차게 살아야 할 젊은이들이 불안과 절망에 빠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사람 사는 세상의 기본 조건인데 이 토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질주해 온 신자유주의 경제 구조가 이런 상황의 근저에 있습니다. 무한 경쟁과 무한 소유의 욕망을 부추긴 신자유주의 경제 구조로는 인류가 지속 가능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해졌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인류가 앞으로 어떤 경제 구조로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의 큰 과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인류 역사의 크고 작은 굴곡 속에서 늘 희망의 빛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참담한 야만의 시대에도 십자가의 복음은 삶을 이어가는 힘이었습니다. 이 복음이 성경 말씀을 통하여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드러났고 이런 삶의 모습이 현실 사회에 출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신 말씀이 사람 몸을 입고 인류 역사 한가운데로 이사해서 함께 사시게 된 것이 크리스마스의 사건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와 질곡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대속하셨고 사흘 뒤에 부활하셨습니다. 그에 이어진 부활과 성령의 강림으로써 역사적인 교회 공동체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깊이 기도하며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시는 사랑과 평화의 힘을 구해야 합니다. 그 힘으로써 특별계시인 성경 말씀이 신앙인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사회와 세계가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인류가 걸어갈 미래를 희망해야 합니다. 신앙인의 삶을 통하여 특별계시인 복음의 말씀이 일반계시의 가치에서 입증되어야 합니다.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의 가치 말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사랑과 평화가 오늘날의 교회와 세계에 넉넉하기를 바랍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또 한 해의 기회에 한국 교회가 말씀으로 갱신되고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개혁되기를 바랍니다. ‘10·29이태원참사의 희생자 분들을 깊이 애도합니다. 그 유가족과 피해자 분들에게 주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모두,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형은목사, 성락성결교회담임, 한목협대표회장, 전 기성총회장
지형은목사, 성락성결교회담임, 한목협대표회장, 전 기성총회장

 

주후 20221221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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