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도문
                         

                                     은결 유정미

새해에는 찬란한 햇살처럼 
빛을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드넓은 바다처럼 소금을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깊은 옹달샘처럼 맑은 생수를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타인을 배려하는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소서
타인의 재능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나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난다고 틀린다고 비판하는 자가 되지 말게 하소서
타인의 단점을 덜어주고 
장점을 살려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타인에게 혀끝으로
상처 주는 자가 되지 말게 하소서

꽃만 보지 말고
뿌리를 볼 수 있는 자가 되게 하소서
화려한 장미만 탐하지 말고
들풀을 아끼는 자가 되게 하소서
약한 자에게 무관심하지 말며
사랑을 담은 손이 되게 하소서
기쁨은 함께 손뼉치고 
슬픔은 한 몸이 되게 하소서
루시퍼의 교만함을 닮지 말고
가브리엘처럼 겸손하게 하소서
죄악의 싹은 뿌리지 말고 
선의 씨앗만 심게 하소서
타인에게 베푼 것은 절벽에 던지고
남이 나에게 베푼 것은 옷 입듯이 보답하게 하소서
권력자에게 손 비비지 말고 
의로운 자에게 꽃다발을 주게 하소서
갈매기의 꿈을 꾸며 비상하게 하소서
황금 열쇠만 보지 말고
천국 문을 보게 하소서.

 

유정미 시인 - 현)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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