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

“사실을 통해서만 진실로 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아니 많다. 필자 또한 그렇다고 해도 반발할 의지가 부족하다.

영화 『예수는 역사다』(2017. 존 건)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면 납득하기 어려운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다.

트리뷴지의 최연소 신입 기자로 입사한 리 스트로벨(마이크 보겔)은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 한다. 진실은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 리는 어느 날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러던 도중 딸아이 목에 음식물이 걸리면서 질식 상태가 되는데 이 때 옆자리에 있던 여자의 도움으로 딸은 응급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딸 아이이의 목숨을 구해 준 여자 앞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표현을 하자 여자는 크리스천이라는 말과 함께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필연적인 인연으로 같은 곳에 있게 되었을 것이며 응급상황에 도움을 주게 되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고 자리를 뜬다.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 된다.

아내 레슬리(에리카 크리스틴슨)는 과거 크리스천이었으나 냉담 중인 상태이고 남편 리는 무신론자이다. 아내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며 딸이 목숨을 구해 준 알피 데이비스(L.스콧 캘드웰)를 찾아 간다. 그녀의 안내로 주일 집회를 참석하게 되고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깨달으며 믿음을 회복하게 된다. 이런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 리는 아내가 예수와 바람이 났다고 말하며 아무 의미 없는 예수에게 아내를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부부는 잦은 싸움을 하게 되고 이를 견디지 못한 리는 예수 부활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겠다고 나선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을 찾아가 질문을 하고 반박을 하고 아내와 함께 집회장에 찾아가 아내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알피에게 아내를 내 놓으라고 충고를 한다. 한 편 아내 레슬리는 이런 남편을 두고 매일 밤 눈물로 기도한다.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에스겔36:26)

온갖 계층의 전문가들과 면담을 하고 모든 자료를 조사 하지만 결국 리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좋아요. 하나님, 당신이 이겼습니다."

온갖 계층의 전문가들과 면담을 하고 모든 자료를 조사 하지만 결국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리
온갖 계층의 전문가들과 면담을 하고 모든 자료를 조사 하지만 결국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리

리는 마음 속 쓴 뿌리를 보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예수의 부활은 곧 ‘사랑’임을 깨달으며 진하고 굵은 눈물로 씻어 낸다.

변화 된 남편 리와 기뻐하는 아내 레슬리
변화 된 남편 리와 기뻐하는 아내 레슬리

이렇게 변화 하는 남편을 기도로 지켜 본 아내 레슬리는 남편과 함께 남편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부부의 뜨거운 눈물은 은혜의 강이 되어 뜨겁게 둘을 감싸고돈다.

'믿음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추상적인 말이 필자를 오래도록 붙들었다. 때론 추상이 현상보다 더 확신으로 다가 올 때가 있다. 믿음은 체험이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 성경 속 글자가 글.자.가 아님을, 살아서 영이 되어 내 영과 맞닿을 때, 봄햇살에 꽃몽우리가 환하게 열리거나, 뇌세포 한 알 한 알 알알이 박 터지듯 탁! 하고 터지는, 그런 기막힌 영의 맛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세계가 얼마나 감격스럽게 달달한 지.

끝으로 필자의 졸시로 이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비 온 뒤의 밤공기가 달빛만큼 깨끗하게 폐부 깊이 쌓입니다. 한 발 한 발 내 딛을 때마다 당신은 내 안에서 강물이 되어 한 번씩 출렁입니다. 마음은 하늘에 수천 개의 못질을 하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다가 못 다 부른 낱말 부스러기들을 어두운 하늘에 띄엄띄엄 달아봅니다. 당신을 위한 시 한 편을 남기고 싶어 원고지를 펴 들지만 나의 노래는 늘 짧고 애달파 당신께로 가 닿지도 못하고 끝이 납니다. 오늘도 당신은 내 가슴에 그리움으로 한 층 쌓이고 결국 눈물로 흘러내리고 맙니다.

님이여!
당신은 왜 꼭 눈물로 내 볼을 타고 오십니까!

 

-정온유의 「눈물로 오시는 당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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