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갈등의 공동체가 화합과 사랑의 공동체로 변화하다.

강릉중앙교회 이철 목사의 목회 이야기(1)

1901년 하디 선교사가 초가 8칸에서 첫 예배를 드린 것이 강릉중앙교회의 시작이다. 북감리교회가 들어온 지 16년 만이며, 남감리교회가 들어 온지 5년 만이었다. 1905년 장로교와 감리교가 국내 선교지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1909년 북감리교회로 환원되었고, 1912년 이동식 목사가 파송되어 비로소 한국인 목사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현재. 무속신앙이 강한 강릉지역은 전국 평균에 비해 복음화 비율이 대체로 낮은 편인데 강릉중앙 교회는 이례적으로 주일마다 새로운 신자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복된 교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릉중앙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싸우는 교회’로 유명했다.

강릉중앙교회의 내부분쟁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 되었다. 오랜 기간 교회 내부 분쟁으로 인해 신앙의 길을 찾지 못한 많은 신도들이 떠나가는 상황인 지난 2006년 1월 제20대 담임목사로 이철 목사가 부임했다.

당시에 양쪽 진영으로 갈라진 성도들은 지속적으로 이철 목사에게 속히 결정해 주기를 원했다. 서로 다른 진영이 잘못됐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장하며 상대편을 교회에서 정리해 달라고, 나가게 해 달라고 요구도 했다.

이철 목사는 이 문제를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 무릎 꿇었다. “하나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왜 주님은 이런 상황에서 저를 이곳으로 보내셨습니까?” 기도를 하면 할수록 뜻은 선명해졌다. 그것은 교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주님의 명령이라는 것이다.

부임한지 한 달이 지난 2006년 2월부터 그 해 12월까지 이철 목사는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그들의 반복되는 똑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줬다. 그리고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그것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결국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결국 당회로 모였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물었다. “분쟁 당시 현장에 있던 당신들도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하는데 현장에 없던 내가 한쪽을 정리하는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더 이상 상대를 정리해 달라고 한다면 나는 사임하겠습니다.”

그러자 성도들이 물었습니다. “그러면 목사님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이철 목사는 다시 성도들에게 다시 물었다. “앞으로 미래를 새롭게 열고 싶습니까?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그러자 그들은 한 목소리로 절대로 과거로 돌아가기 싫다고 했다.

그때 이철 목사가 단호히 제안했다. “우리 지나간 과거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서로의 잘못은 잊고 새로운 앞날을 향해서 갑시다. 그러니 지금까지 일은 없던 것으로 여기고 싸우는 과정에서 교회를 떠났던 분들이 돌아오겠다면 조건 없이 받아들입시다.”

그러자 의외로 쉽게 그들은 화해를 받아들였다. 이것이 강릉중앙교회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세월이 지나서 깨달은 것은 모든 성도들이 다 오랜 싸움에 지쳐 있던 상황으로 서로가 화해하고 싶었는데 결사적으로 말려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고, 단지 그들에게 분쟁을 그칠 명분이 필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가 상처받고 지쳐 있는 상태에서 위로받고 싶을 때 진솔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우리 시대에는 너무 귀한 것 같다.

"모든 진실된 일은 섬김과 다스림이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다스리는 것은 목적이고 섬기는 것은 그 방법이다. 모든 선한 일에는 진정한 주권이 있다. 섬김이란 방법 외에 주권을 훈련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 


때로 사람들은 중간 과정 없이 결과만을 이야기해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철 목사는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들어줄 때는 오랜 시간 인내를 갖고 들어주되 결정을 하게 되면 바로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싸우는 교회에서 화합의 교회로 변화한 강릉중앙교회. 이제 강릉중앙교회는 복음적 입장에서 안정을 이루면서 변화하고 성실하게 미래를 이끌어 가고 있다.

강릉중앙교회의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그것은 우리의 초점이 그리스도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람에게가 아닌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둘 때 분쟁과 갈등의 공동체도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능력의 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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