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우리의 삶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일상생활에서 누려야할 것들을 많이 상실하며 살고 있다. 특히 겨울잠을 자던 우리의 삶의 기지개를 켜고 활동해야할 것들을 잃어버렸다. 산수유, 매화, 벚꽃의 계절에 상춘객의 발걸음이 뜸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옛날 상춘객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상춘객(賞春客)은 겨우내 묶었던 봄을 봄꽃과 경치로 전환하면서 한 해를 시작하는 낭만적인 인생이다. 그러나 봄기운으로 꺾이지 못하는 코로나19 때문에 발걸음을 방구석에서 맴돌아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춘객(傷春客)도 있다. 코로나19로 꽃세상이 아닌 이 세상을 떠난 상춘객(喪春客)도 발생했다.

그렇게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한탄하며 봄을 만끽하지 못한 채 한숨지으며 올 봄을 보낼 것인가? 4월이 가기 전에 질병과 일상의 모든 삶에서 회춘(回春)하여 회춘객(回春客)이 되기 바란다. 독수리가 하늘을 향해 힘 있게 날아오르듯이 코로나19의 상처를 훌훌 털고 비상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란다.

이런 추세로 나아가면 6월 말쯤에나 일상으로 돌아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예배하는 자로서 가장 고통은 꽃구경을 못가는 답답함이 아니라, 예배를 제한받으며 상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배는 우리의 존재목적이기에, 예배 상실은 신앙상실은 물론이요, 삶의 상실이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잠이 오냐,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요즘 잠이 오질 않는다.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봄의 그 화려함에 잔인한 계절 4월이 왔지만, 꽃의 찬란함 앞에서 선 초라한 모습에서 오는 잔인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예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잔인함이다.

이런 마음을 모아 모아서 협춘(協春)하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보이지 않는 우리 주의 성령을 사모함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모아 모아서 날아오르자. 그리스도인들은 봄을 기다려며 즐기는 상춘객(賞春客)이 아니라, 잃었던 봄을 회복하는 회춘객(回春客)이다. 예배를 회복하여 심령을 회춘하여 독수리가 하늘을 향해 힘 있게 올라가듯이 하나님을 향해 날아오르자.

문득 일본군이 예배당에 모여 있는 성도들을 밖에서 문에 못질을 해놓고 불을 질러 29명을 죽인 제암리 사건(1919년 4월15일 경기도 화성 제암리교회)이 떠올랐다. 나는 그들이 무고하게 학살된 영혼이 아니라 순교자로 평가했다. 카타콤에서 믿음을 지키며 예배를 드렸던 믿음의 선조들이 자랑스럽다. 느부갓네살의 금신상 앞에서 마지막까지 절을 하지 않다가 풀무불에 던져진 다니엘의 세 친구를 본 받고 싶다.

부활절을 앞두고 기도와 예배를 회복하여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자! 세상을 향해 비상(飛翔)하자! 성령님의 충만함으로 회춘(回春)하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봄의 계절을 주셨듯이,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하나님의 계절을 펼치자.

임동헌 목사(첨단교회, 광주신학교 이사장)
임동헌 목사(첨단교회, 광주신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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