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간이 되면 여론조사 전화로 몸살을 앓습니다. 후보자들은 여론에 참여해달라고 지지자들에게 간절하게 요청합니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매우 적은 숫자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여론조사와 유사하게 결과가 나옵니다. 정말 여론조사에 응한 소수의 숫자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일까요?

출구조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투표하고 나온 유권자를 대변해서 투표 결과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그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같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출구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람도 있으며, 정확하게 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조사원의 실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출구조사를 해도 투표는 결과를 보아야 확실합니다.

여론조사의 매직일까요? 함정일까요? 여론조사는 단순히 여론조사일 뿐입니다.

민주주의는 완전한 사회제도가 아닙니다. 더 나은 제도가 나오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공화를 근거한 민주주의는 국민 다수의 의도를 반영한다는 제도이지만, 국민 다수의 의도가 공동체를 위한 합리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민은 국가 경영에 관한 핵심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은 후보자들이 공개한 정보에 근거해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정보 소유자가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은 어떤 정보에도 쉽게 다가설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투표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미국도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에게 얻은 다수득표자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다수를 득표하고 낙선한 후보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며, 그 제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 선거는 50% 득표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박근혜가 51.6%를 득표했는데, 탄핵되었습니다. 투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심까지가 포함된 것입니다. 당선자는 자기 지지자뿐만 아니라 반대하거나 외면했던 모든 유권자에게 동일한 관심을 주어야 합니다.

유권자는 반드시 투표해야 합니다. 자기가 투표한 후보가 낙선할 수도 있습니다. 그 낙선한 한 표에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며 성숙한 사회를 만듭니다. 100%가 투표한다면 위정자는 100%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이지만, 70%가 투표한다면 70%를 위한 정치를 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 70% 안에서 50%만 득표하면 정권을 차지하게 됩니다.

반드시 투표해야 합니다. 의견은 같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다른 의견을 조화시키고 합치시키는 일을 정치가가 하게 됩니다. “다른 견해를 말할 권리”로 서구 사회는 계몽했습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 체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견해에 대해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견해가 강해서 통합되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자멸할 것입니다. 강한 한 뜻이 있는 공동체와 다양한 견해가 있는 공동체를 운용하는 것이 정치 집단의 임무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 해도 누구에게라도 자기 한 표를 행사합시다. XX나 OO나 고만고만해도 둘 중 하나, 혹은 둘 모두에게라도 표기하는 투표를 합시다. 부당 기표는 사표로 처리되겠지만 투표 참여에는 숫자가 올라갑니다.  국민이 국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투표뿐입니다. 많은 득표율이 나올수록 국민을 위한 정치가 펼쳐질 것입니다.

후보자는 국가 경영 능력(국회의원은 입법 능력)이 있음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후보자의 능력과 정치 집단의 능력이 혼재합니다. 유권자는 두 가치를 무시하지 않아야 합니다. 정지 집단은 싫지만 후보자가 좋을 수 있고, 반대로 관계도 될 수 있습니다. 정치 집단의 우산 아래에 있는 후보, 정치 집단의 우산을 만드는 후보.... 선거에는 많은 변수와 착오를 일으키는 기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표에 자기 가치를 잘 모를 수 있지만, 한 표의 가치는 대한민국의 가치와 동일합니다.

유권자는 주권자이기 때문에, 99%가 원한다할지라도 내가 원하는 0.5%에 투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유권자 한 명씩 한 명에게 설명하며 설득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찍은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아도 내 표가 사표(死票)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찍은 후보자가 당선되기 때문에 큰 일을 한 것도 아닙니다. 딱 한 표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 한 표로 많은 것을 취하는 일은 정치 집단이 할 것입니다. 정치 집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기 한 표를 행사해야 하고, 당선자는 모아진 표의 위력으로 모든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면 좋겠습니다.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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