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무엇일까?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한민국을 규정하는 한 획이다. 첫째, 대한민국은 1919년 3월 1일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의 시작이 1919년 3월 1일인 것을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대한민국은 독재 정권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5,000년 역사라고 말하지만, 1948년 건국설을 지지하면 70년 역사에 불과하다. 단절된 역사는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5,000년 역사, 고조선과 삼국시대 그리고 고려, 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으로 계승되는 역사관이어야 한다. 1948년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형성된 시기이다. 대한민국은 7월 17일에 제헌 헌법을 제정했고, 8월 15일에 헌법에 의거해서 투표하여 대통령을 선출하면서, 임시가 빠진 정식 정부가 되었다. 만약 프랑스가 독일을 피해 임시정부를 알제리에 설립했는데(1944-1946), 수복 이후에 건국했다고 주장한다면 설득력을 갖겠는가? 100여년 시대 상황에서 옳았지만 시대가 바뀌면 그 당시 판단이 틀렸다고 규정할 수 있다. 그것이 역사 해석이다. 역사 이해의 유연성이 없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 비록 우리는 진리의 불변성을 주장하지만, 역사 이해에서는 유연성을 갖는다. 독재가 그 당시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21세기 사회에서도 옳다고 말한다면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통제를 받아 교육대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광주, 전라도 선거가 너무 급변해서 충격적이고 도전적이다.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급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둘 중 하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광주, 전라 선거에서 유력한 중진들이 모두 낙선한 것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 것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곧 30-40대 대통령이 나올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시대를 지키는 지도자가 아니라 시대를 주도하여 선도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신진 지도자들이 양육될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 스스로 풍파를 딛고 일어선 지도자를 선택할 시대가 지났다.

부울경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도 충격적이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맥 없이 패배했고, PK 지역에서 패배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크게 웃을 수 없을 것 같다. TK, PK는 왜 민주당을 찍지 않았을까? 그것은 심각한 경기 침체를 의미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기에 둔감한 전라도와 다른 민심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선거는 경제 문제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라도는 감성적인 투표를 경상도는 실제적인 투표를 했다고 생각한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통합당이 참패한 것도 충격적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막말하는 국회의원은 거의 고배를 마셨다. 국회의원은 정의와 국가 미래를 결정할 입법 기관이다. 가장 인격적이고 덕스럽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예의를 아는 지도자가 선출되어야 한다. 서울 송파에서 통합당 배현진씨가 민주당 유력 후보를 이긴 것에만 만족해야 할 형편이다.

이번 투표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부당성이다. 비례대표를 위한 위성정당을 만들고, 다시 합당 혹은 연계해서 한 당이나 한 당처럼 운용될 것이다. 통합당은 그 부당한 패스트트랙에 의한 결의를 잘 주도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위성정당을 비판하면서도, 오히려 자기들이 만든 정당은 형제정당으로 활동했다. 수권정당이 자기가 정한 법을 이용한 사례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는 패스트트랙을 주도하기 위한 무모한 결정이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180석, 거대 여당이 창출된 것의 첫째 미션은 검찰 개혁이 될 것이다.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겠지만, 그 과정에서 기득권의 비리가 묻힐 것이 염려된다. 유시민은 자기가 180석 호언장담을 하지 않았다면 200석이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펼쳤다. 헌법개헌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법적권한을 가졌다고 한다.

천만명 서명의 위용을 떨치던 기독자유통일당은 1.6%의 득표율로 지난번 득표율(2.64%)보다 감소했다. 30여개의 비례정당에서 국민의당을 빼고는 한 명도 원내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민생당은 비례대표 한 명도 진출시키지 못했다. 결국 거대 두 정당 사이에 두 정당만이 원내정당이 되었다(위성정당 제외). 안철수의 꿈 (중도층을 기반으로 한) 다당제를 통한 국가혁신, 정의당 꿈 진보 정치 실현이 가능할까? 원내에 진출한 가장 진보적인 정당은 정의당이고, 다음은 민주당이다. 정의당이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니고, 민주당이 정의당을 쫓는 진보일 것이다. 민주당은 선명한 진보를 강조할수록 정의당처럼 해야 한다.

고경태 박사, 본지 논설위원
고경태 박사, 본지 논설위원

미래한국당은 경상도 지역을 기반으로 버티기에 성공했다. 광주, 전라 모든 지역에 입후보하지 않은 것은 자기 지역으로 제한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지역차별, 지방경쟁은 자리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완전대립각을 보인 것 같지만, 서울, 경기에서 언제나 판가름난다. 20대에서 민주당이 전라도에서 참패했지만, 경상남도에서 분전했고, 21대에서는 전라에서 성공했는데 경상도에서 참패했다. 전라도와 경상도는 지역감정이 아닌 자기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이기주의로 정권을 찾으려는 지도자를 대한민국이 원하지 않는다.

2004년 열린우리당(민주당) 시절에 노무현 탄핵의 후폭풍으로 152석을 석권했는데, 열린우리당은 그 정권에서 대통령 선거에 패배했다. 2020년은 촛불혁명과 코로나19의 여파로 180석을 석권했다. 다수여당이 대통령 선거에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총선이 끝나면 곧 대선 정국으로 들어간다. 이미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고, 통합당에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결국 두 거대정당의 후보가 격돌에서 50%미만의 득표로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선출시키는 정당이 여당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