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그냥 웃지요.

Q. 부목사가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하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A. 그냥 웃지요.

목사의 첫째 임무는 설교입니다. 그래서 목사는 설교를 잘 해야 합니다. 그런데 “설교를 잘 한다는 평가”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이고 상황적이라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런데 어떤 부목사 사역자가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한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나 봅니다.

한국 장로교회는 장로교 질서에 부합하지 않은 많은 모습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장로교 정치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장로교회가 장로교 정치 원리에 어긋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과도한 부목사 체계를 운용하는 것입니다. 부목사들이 장로가 해야 할 고유 임무인 심방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부목사는 담임목사를 보좌하는 일을 하는 것인데, 그 보좌 임무 중에 심방은 포함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목사는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임시목사니 당회의 결의로 청빙하되 계속 시무하게 하려면 매년 당회장이 노회에 청원하여 승낙을 받는다”(합동 헌법 정치 4장(목사) 4조(목사의 칭호) 3).

치리장로의 직무는 “1. 교회의 신령적 관계를 총찰한다. 치리 장로는 교인의 택함을 받고 교인의 대표자로 목사와 협동하여 행정과 권징을 관리하며, 지교회 혹은 전국 교회의 신령적 관계를 총찰한다. 3. 교우를 심방하되 위로, 교훈, 간호한다. 4. 교인의 신앙을 살피고 위하여 기도한다. 5. 특별히 심방할 자를 목사에게 보고한다”(헌법 정치 5장(치리장로) 4조(장로의 직무))

즉 헌법에서 규정한 부목사의 직무에 설교와 심방 등은 없습니다. 그런데 부목사는 강도권을 가진 목사이기 때문에 설교권이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목사의 고유임무는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장로교 정치 원리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헌법을 수정해야 합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비판하는 연구자들이 몇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화된 교회를 인정하려면 부목사의 역할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저는 장로파 정치 원리에 의하면 대형화된 교회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형교회와 부목사, 두 과제를 해소할 방법은 없습니다. 대형 교회가 아닌 중형 교회에서도 부목사 체계는 필요사항입니다. 교회에서 목사들이 동역하는 것은 매우 좋은 모습입니다. 형제의 동거에서 갈등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부목사는 담임목사를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 때 설교를 대행할 수도 있습니다. 부목사의 설교 임무는 고유 임무가 아니라 대행 임무입니다. 담임목사를 대행하는 설교에서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할 수 있을까요? 원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평가는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때에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행동이 성숙한 사역자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한 이유에서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다윗은 왕이 될 것이라고 기름부음을 받은 상태에서도 결코 사울의 자리를 탐내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진짜 사울보다 실력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은 부목사는 진짜가 아닐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 평가를 하는 분들은 교회의 성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사가 행한 설교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한적이고 주관적인 설교 평가를 수용하는 것은 자기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정말로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하는 부목사를 사모합니다. 그리고 다윗처럼 사울의 시기를 받을 정도로 실력자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 때 그리스도인 담임목사와 그리스도인 부목사라면 아름다운 조화의 산물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 모습은 바나바와 사울의 사역일 것입니다. 담임목사들이 부목사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신뢰 관계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목회에서 관계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좀 더 원리적인 목회에서는 복음 이해와 복음 전도에 있을 것입니다. 담임목사보다 훨씬 더 복음을 잘 전해서 퇴출되는 부목사가 많아지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영광된 상을 위해서는 험한 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에게 항상 영예만이 있지 않습니다. 복음으로 고난을 받은 전도자는 상을 받을 것입니다. 고난을 받았기 때문에 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고난에 대해서 적절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상을 받습니다.

담임목사가 복음으로 영적 권위를 확보한 교회를 사모합니다. 그 교회에서 담임목사보다 더 복음을 잘 전하는 설교자가 배출되기를 사모합니다.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한다는 것이 자기의 상급이 되려면, 더 잘 못하는 설교지만 복음으로 이끌며, 담임목사를 보좌하는 설교일 것입니다.

부목사는 담임목사를 잘 보좌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부목사의 자리에 서지 않아야 합니다. 교회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의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사로 세움을 받았을 때에, 주와 교회를 위해서 생명을 건 헌신을 다짐했습니다. 목사는 주 예수께 부름을 받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사역자로 사역합니다. 사역에서 갈등이 없다면 타성에 젖은 것입니다. 사역에서 발생한 갈등은 주 예수께 더 충성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고경태 목사
고경태 목사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