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The Prodigal God”(<탕부의 하나님>으로 번역, 두란노, 2016) 안에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었다”라는 진술이 있다고 누가 필자에게 전해 주었다.

Prodigal은 “(1) 무모할 정도로 헤프게 베푸는, (2) 남김없이 다 써버리는”인데,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 “탕부 하나님”으로 했다. 탕부는 누가복음의 탕자를 말하는 것 같다. 탕자를 “조건없이 받은 아버지의 모습”을 Prodigal로 연결시켰을 것 같다.

팀 켈러(Timothy J. Keller, 1950-)는 뉴욕시 리디머 장로 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를 설립하여 사역하고 있는, 우리시대에 기독교 변증가로서 유력한 사역자이다. 존 파이퍼와 더불어서 영향력 있는 사역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팀 켈러가 “기독교가 종교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보면 다음과 같다. 신전(神殿), 성전(聖殿)을 종식시켰기 때문에 종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님 자신이 모든 聖殿(성전)을 종식시키는 聖殿(성전)이셨고, 모든 제사장을 종식시키는 제사장이셨으며, 모든 제물을 종식시키는 제물이셨기 때문이다.”라는 진술을 보면, 보이는 성전을 종식시켰지만, 보이지 않는 성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성전이 있으면 종교이다.

팀 켈러가 여러 종교와 함께 분류될 수 없다는 주장은 배타적 기독교(exclusive christianity)를 주장하는 변호적인 모습이다. 포괄적 기독교(inclusive christianity)가 만연한 시대에 매우 도전적인 문장이다. 그러나 필자는 팀 켈러가 제시한 포괄절 기독교에 대한 변호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는 발언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신(神)중의 신(神)”이라는 표현이 상당히 많다. 칼빈은 그러한 표현을 적응(accommodation)이라고 했다. 사람이 만든 신과 사람을 만든 신은 비교될 수 없지만, 전능한 신께서 자기겸비로 자기백성에게 말씀하셨다.

참된 종교(여호와의 종교)를 사람의 종교(율법주의)로 전락시킨 유대교, 하나님께서 그 속에서 얼마를 구원하셨다. 먼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하셨다. 그들에게는 표적까지 제공하면서 기회를 주셨다. 사도들이 전한 복음으로 허다한 유대인이 회개하고 예수를 영접했고, 제사장들, 회당장들도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 그러나 다수는 영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독교를 훼방했다. 메이천 박사는 사도 바울의 복음 전도가 안으로 유대교의 훼방과 밖으로는 이교(밀교)의 공격 중에서 배타적 복음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메이천 박사의 저술의 제목은 “바울 종교의 기원(The Origin of Paul's Religion)”이다. 김세윤의 박사논문의 제목은 The Origin of Paul's Gospel이다. 바울에게 “종교와 복음”, 어느 것이 더 합당할까? 메이천은 바울이 예수를 구속주 하나님으로 믿었기 때문에 종교라고 한 것이고, 김세윤은 바울이 예수를 하나님의 구원을 밝히는 참된 선지자로 따랐기 때문에 복음이라고 한 것이다. 구속주로 구주인지, 참된 길잡이로 구주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예수를 “주와 구주, 예수 그리스도”로 믿는다면 기독교를 종교로 갖는 것이다. 예수를 죄사함의 구주와 만유의 통치자로 믿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제나 대상을 갖는데, 대상을 신으로 삼으면 종교가 된다. 인간 중에는 대상을 부정하는 성향이 발생하고 있다. “신이 없는 우상”이다. 포괄적 종교에서 가장 우수한 신이 “신이 없는 우상”이다. 다수의 신들의 종교 속에서 있는 참신인 창조주 하나님, 그런데 현대에서는 신이 아닌 신, 신이 된 인간 혹은 신이 되려는 인간과 싸워야 한다. 많은 신들 중에서 참신을 찾는 시대가 아니라, 신이 없는 시대에 신을 전파해야 한다. 인간은 신이 없이 살 수 없다. 그런데 신이 없다고 선언하니,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인간이 앉은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의식체계가 거의 완성되었다.

1세기 유대에서 예수 복음은 금시초문(今時初聞)이었지만, 2,000년이 지난 현대에 복음은 짝퉁이 난무한 시대이다. 사도가 전한 복음은 수 많은 짝퉁 속에서 질식되어 있다. 짝퉁 중에 진품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싱크로율을 가진 제품들이 있다. 차이는 가격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복음, 짝퉁 복음은 아무리 싱크로율이 유사해도 짝퉁으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 씽크로율 100% 짝퉁을 산 사람은 모든 사람이 진품으로 칭찬하고 부러워해도, 자신은 진품이 아니라고 믿는다.

예수께서 성전을 무너뜨리셨지만, 3일에 다시 세우셨다. 기독교는 보이지 않는 성전, 하늘 성소, 보이지 않는 교회이다. 칼빈은 복음을 건전한 교리(sound doctrine), 천상 교리(heavenly doctrine)라는 표현했다. 보이진 않는 교회와 변화하지 않은 교리(Dogma)를 가졌다면 배타적 기독교로 참 종교이다. 인간이 참(진리)을 주장하는 것은 참 신의 계시에 의존해서 주장할 수 있다. 보이는 성전과 변화하는 교리를 가지고 있다면 포괄적인 종교이다. 기독교라면서 성전을 부정하고 변화하는 교리를 가졌다면 포괄적 기독교라고 분류할 수 있다.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