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크리스마스카드

 

                                                   - 지형은

 

크리스마스카드를 잃어버렸다

수많은 소식에 바쁘게 오갔는데

크리스마스카드는 없었다

하얀 겨울 사랑으로 꾹꾹 눌러 그린

고운 꿈의 크리스마스를 언제 놓쳤을까

아랫목 앉은뱅이 책상에서 머리 맞대고 그린

산타의 크리스마스를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그렇게, 동화와 전설의 시간은 멈추고

시계의 시간에 매여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어젯밤 꿈 창 밖의 높은 하늘에 흐르던

별 하나 멈추며 오래 잊었던 소년이 보였다

그 옛날의 크리스마스카드가 떠올랐다

아, 참 다행이다

언젠가부터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여기면서

더 이상 내가 올라가지 않는 다락방,

앉은뱅이 책상 서랍에서 빛바랜 카드를 찾았다

꿈과 사랑과 캐럴이 담긴 그 카드에

동화를 잊은 시간의 회한의 눈물로 떨어질 때

다락방 창으로 별빛이 내려앉았다

아, 갑자기 모든 게 다시 살아나고

소년과 소녀가 밝게 웃으며 춤춘다

다시 찾은 크리스마스카드에 쌓인 시간들이

하늘의 영광과 땅의 평화를 노래한다

예수 그리스도께 예배한다

(2013.12.24. 늦저녁,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전하며. 2020.12.27. 다듬다)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 담임, 기성 부총회장)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 담임, 기성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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