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유다총독 12년간 봉급받지 않음

부동산 열풍, 주식열풍은 양날의 칼처럼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어둠을 보여준다. 민족적 기질이 어느 정도 작용한듯하다. 우리 정서에 아니면 라는 사고가 깊이 깔려 있는 것도 열풍을 부채질하는데 한몫하는 것 같다.

부채도 능력이라는 말이 이제는 보편화된 생각인 듯, 무리한 대출로 열풍에 가담하는 현상은 기어코 영끌이라는 기가 막힌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최근에, 우연히 성동구와 광진구에 나온 종교 관련 매물을 살펴보게 되었다. 대법원 경매 사이트에 중대형 교회 9개가 올라와 있었다. 나는 눈을 비비며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수고를 드렸다. 잠시 멍한 충격에서 벗어나서 생각을 가다듬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교회의 실태를 조사해보면, 사상누각(砂上樓閣)으로 지어진 교회가 얼마나 많을지 짐작이 갈 정도이다. 10년 전 조사를 보면, 한국교회가 금융권에 월 5천억의 이자를 내고 있다는 통계를 접했다. 그런데 지금 그 부메랑을 맞고 있는 것이다.

부채도 능력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부채는 곧 모래 위에 집을 쌓는 어리석은 결정에 후회를 하게 된다. 그때 좀 더 규모를 줄일 것, 욕심을 덜 부렸으면 하는 생각은 후회해도 이미 때는 지나갔다. 파산의 고통은 생각보다 후유증이 너무 크다. 근거지가 살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함께 웃던 삶의 공동체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파괴되면 다시 회복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한 번의 잘못된 투자가 나의 미래를 어둠에 갇히게 하고, 평생 그렇게 살다가 마무리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LH직원 부동산 매입후 빼곡히 심어 놓은 나무들
LH직원 부동산 매입후 빼곡히 심어 놓은 나무들

연일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탑 뉴스는 LH 직원들의 공무상 정보를 이용하여 차명으로 부동산을 구입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일탈된 모습이다. 이것이 시장선거의 뇌관이 되고 있고,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LH 직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모습이다. 모든 권한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다. 그 권한을 가지고 자신의 곳간만 채우려고 하니 나라가 썩어도 너무 썩었다. 고위 공직자, 선출직 공무원, 국회의원, 지자체장, 기초의원 등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의 권한을 자신의 이익을 창출 하는데 사용하는 정신 나간 지도자들이 많다.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와 LH공무원들의 투기 의혹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부패는 국가와 정부에 대한 근본적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다. 전수조사를 통해 사회 전체에 만연된 부패의 고리를 끈어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심어준다. 청년들이 고달픈 월세로 전전하는 시대에 고위공직자들과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부패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다.

LH직원들의 차명 부동산 투자, 땅 쪼개기, 과밀한 나무 알박기,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다. 이들의 수법을 보면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땅을 일구었던 농민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땅이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땅은 무시무시한 정부의 신도시 정책으로 빼앗기는 설움을 당했다. 그런데 그 이익을 그 땅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전유물로 전락했다. 누구를 위한 신도시 개발인지 참으로 착잡할 뿐이다.

"느헤미야 총독VS느헤미야 이전 총독"

성경에 보면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당하고, 유다 총독을 바벨론 왕이 임명한다. 느헤미야 총독 이전 총독들은 백성으로부터 양식과 포도주와 또 은 사십 세겔을 그들에게서 빼앗았고 또한 그들의 종자들도 백성을 압제”(5:15)하였다. 총독의 지위를 이용해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었다. 그들의 수하들도 똑같이 행동했다.

그러나 느헤미야 총독은 달랐다. 느헤미야는 바벨론 왕의 술 맡은 관원장이다. 그는 조국의 슬픈 소식을 듣고 자청해서 유다 총독이 된다. 유다 총독으로 12년을 지도자로 있는 동안 나와 내 형제들이 총독의 녹을 먹지 아니했다”(5:14)고 한다. 합법적인 봉급도 포기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을 경외하였고, 백성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부역이 중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말로 하면 백성들의 삶이 힘들고, 세금도 많았기에 지도자로서 몸소 솔선수범을 보였다는 것이다.

느헤미야는 성벽공사에 힘을 다했고, 고난의 계절에 자신의 돈과 지위를 이용해서 땅을 사지도 않았으며, 자신의 집에 거주하는 모든 식솔들도 함께 일을 했다.

이것이 오늘날 지도자들이 느헤미야로부터 배워야 할 지점이다. 완장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다. 완장을 차고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나라의 곳간을 허물어가는 소인배들이 더 이상 지도자로 나오지 못하도록 시민들이 스스로 나라를 지켜야 하고, 정부는 자신에게 위임된 권리를 남용하지 않고 국가를 반석위에 세우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열풍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지 말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건강한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밝은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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