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인한 안전문제로 교회의 철거가 불가피 할 수도 있어

충남 태안에 위치한 학암포교회(기감, 담임 김진택 목사)에서 지난 달 28일(주일) 오전 5시 50분경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나 주택과 교육관 40여 평이 전소되고 예배당도 상당 부분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불길이 사택 내부까지 번지는 바람에 종려주일 예배를 준비하던 김진택 목사는 사모와 두 자녀와 함께 몸만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긴박한 상황에 김진택 목사 손에는 성경 한 권만 들려져 있었다.

김 목사는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올 겨를이 없었습니다. 벽면을 타고 치솟는 불길에 쌍둥이 자녀들과 아내가 방에 갇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당일 비가 조금 내렸고 바람도 세차게 불었는데 따뜻한 겉옷 하나 걸치지 못하고 부랴부랴 대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일의 상황을 설명하는 김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가 정리는 됐지만, 새까맣게 전소 된 사택에서는 아무 것도 건질 수가 없다. 당장 예배 때 입을 양복 한 벌도 없는 상황이다. 사모는 아직도 임시 거처인 회관에서 나오기가 민망할 정도로 모든 살림이 전소됐다. 소식을 들은 인근 목회자들이 건네 준 헌 옷을 급한 대로 입고 있지만 양말 한 짝 부터 모든 것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살림도구들은 회관에서 사용하던 것을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김목사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학암포교회는 1992년 태안군 원북면 옥파로 1088, 현재의 위치에 건축했다. 교회 창립은 1987년이지만 어려운 농어촌교회가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의 한 교회가 전도사를 파송하는 조건으로 교회 30평, 주택 25평을 봉헌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은 장년 25명, 교회학교 5~6명이 예배드리는 전형적인 해안가 농어촌교회다. 2005년, 이곳에 부임한 김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성실하기로 인정받는 목회자였고, 태안기름유출 사고 당시에도 피해복구 활동에 누구보다 앞장 서 참여했다.

화재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김 목사 가정의 임시 거처로 마을회관을 흔쾌히 내주었고, 임시 예배 처소로 지역 번영회 사무실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딸 쌍둥이는 학교 기숙사를 개방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특별 배려중이기도 하다.

지방 감리사인 진진호 목사(태안지방 소원교회)는 “학암포교회는 7~80대 노년층이 대부분인 성도들이지만 김목사가 부임을 한 후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회였다.” “지금 김목사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이 저는 무엇인지 압니다. 말을 잇지 못하고 불타 버린 제단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성도들 때문일 것입니다. 지체되지 않고 재건축이 속히 진행되어야할 텐데 저도 안타깝습니다.”라고 전했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태안소방서는 화재원인을 누전으로 보고 더 확실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사택과 교육관 뿐 만 아니라 예배당도 반쯤 피해를 입어 들어 갈 수 없다. 화재 감식반의 말에 의하면 낙후되기도 했고 안전진단 받으면 철거가 예상된다고 한다.

부활절이 지났지만 학암포교회는 종려주일(고난주일)에 시계가 멈춘 듯하다. 새까맣게 타 들어간 예배당을 눈물로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학암포교회 7~80대 성도들이 고향교회를 지키는 우리네 부모님들 같아 마음이 더욱 아리다.

위로와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은 김진택 목사의 연락처와 후원계좌를 이용하시면 된다.

김진택 목사 : 010-8936-0481

농협 계좌번호: 477172-51-050957 (김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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