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목사_어머니와 사모님, 자녀_정수와 단비
이명재목사_어머니와 사모님, 자녀_정수와 단비

▪︎어머니를 뵙는 시간
이제 어머니를 뵙는 날이 오면 모세의 고백 처럼 "세월이 신속하게 가니"라는 고백이 뼛속까지 경험이 됩니다. 어머니는 올해로 95세가 되셨습니다. 그렇게 애창곡으로 불렀던 '주안에 있는 나에게', '강물같이 흐르는 기쁨', '내주를 가까이하게 함은'  '주의 피로 이룬 샘물'등 찬송가 전곡의 가사를 암송하시고 불렀는데, 이제는 찬송을 부르시다 일제시대 배웠던 일본 노래를 부르시곤 합니다. 이제 기억은 옛날 기억밖에는 남은 것이 없으십니다. 가족들의 얼굴도 아련한 기억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아들 이명재목사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계십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어머니의 기도는 단순해지시고 짧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의 끈을 놓치않는 어머니의 기도 모습을 대하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예배없는 요양원, 영적인 끈이 아무것도 없지만, 어머니는 그곳에서 영으로 하나님과 교제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방에서 기도해!" 이제는 가냘퍼진 손으로 우리의 손을 잡고 기도를 해주십니다. 기도시간 만큼은 목소리도 힘을 내십니다. 자녀들과 목회를 위한 축복의 기도를 해주십니다. 그러고는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목회가 얼마나 힘들어! 이명재목사 머리가 하야졌네!" 웃으십니다. 

제가 휠체어를 의지해야만 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에 가실래요? 물으면 아니야! 나는 여기가 편해! 여기서 잘해줘! 하시며 고사하십니다. 저는 어머니 손을 굳게잡고 기도를 해드리며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에 어머니를 위탁합니다. 어머니 손에는 점점 온기가 사려져가고 있습니다. 더 자주 찾아뵈야 할 것 같습니다. 정수와 단비를 내가 업어 길렀는데 하시며 정수 단비를 보면 얼굴이 환해 지십니다. 주님이 안아주셔서 인생의 힘든 광야를 거뜬히 건너시길 기도하게 됩니다. 

장모님, 이옥연권사님도 85세가 되셨습니다. 고양으로 이사가시고 교회를 못오시니 저만 보면 너무 미안해 하십니다. 그래서 가까운 교회라도 가시라하면 이제 다 남의 교회같아 못가겠다 말씀하시며 그나마 영상 예배를 드리시며 영적생활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그래도 건강이 좋으셔서 산책도 하시곤 합니다. 예전에 소사동 사실때는 교회 청소하는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하셨는데, 다 옛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얼굴을 뵐때면 기도를 해드립니다. 매번 세뱃돈을 준비하시고 기다시리는 장모님! 한번도 거른적이 없습니다. 그것으로 사랑을 표현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욱 주님 안에서 평강 누리시길 바랍니다. 

▪︎ one day family's picnic 
정수와 단비가 지난 월요일 가족 피크닉으로 영종도 을왕리에 가자해서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넷이 하루의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 어느때는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진한 목회를 하다보니 변변한 가족소풍 한번 가질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정수와 단비가 장성하니 저희 부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제 아빠  엄마도 나이가 있으니 하루쯤은 휴식을 가져야 합니다. 아빠, 엄마의 목회를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모습들에서 고맙기만 합니다. 
식사도 자신들보다는 저희를 먼저 배려해 가이드해주고, 카페에 앉아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는 시간만 나면 책을 붙들고 있으니 아이들이 아빠! 오늘은 책도 좀 놓고 편하게 보내세요. 목회자로서 습관이 루틴이 되어있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자녀들을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이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해주고 있으니 고맙기만 합니다. 짧은 하루, 가족 시간을 나눌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저녁에 누님집에 가니 매형의 여동생이 남아공선교사로 25년을 보냈는데 잠시 오셔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선교의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몇년후 귀국을 하신다 합니다. 몸은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습니다. 선교사의 일생, 고국으로 와도 비빌언덕도 없습니다. 하나님께 맡길 뿐입니다.

▪︎ 미얀마 형제자매들과 table fellowship 
체감 온도 20도, 그래도 22명이 함께했습니다.  우리 권사님과 집사님들도 함께해주셨습니다. 저 아라뱃길 바베큐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모두 즐거운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내 백성을 위로하라!" 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한글학교 형제들도 5명이 참석을 하며 실로암 공동체에 첫발을 담았습니다.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분위기도 너무 근사하고 좋은 사람들끼리 한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주님의 황금률이 실천되는 한날, 한 영혼 한 생명을 환대하는 귀한 날이었습니다. 모두가 너무 좋아요!로 하루의 만족을 표현했습니다. 

그 전날 쉼터에서는 대청소가 있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청소하고 이불 빨래도 코인세탁방에 가서 하고  모두 자발적인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참 고마웠습니다. 누가 해라 해서 한것도 아니거든요. 미얀마 공동체가 하나되어 성장하는 모습이 가장 큰 기쁨인듯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집사님이 세뱃돈을 받았다 하시며 22명의 커피를 쏘셨습니다. 한자리에 둘러앉아 새로운 형제들은 자신을 소개하고 우리는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카페 사장님은 군고구마를 잔뜩 구워주셨습니다. 달콤한 군고구마와 커피, 즐거운 대화가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형제들은 한국에서 이런 따뜻한 자리를 처음 경험하는 것입니다. "감동 받을때까지 사랑하라!"는 선교의 모토를 실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단체 사진을 찍고 서로 격려와 웃음으로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성도님들이 동행해주셔서 더욱 하루가 뜨끈했습니다.

안권사님과 사모와 저는 화성으로 갔습니다. 
모윈형제의 콘테이너 기숙사도 보며, 찬바람 막아줄곳도 없는 기숙사, 문을 열면 한대, 얼마나 힘들까? 더운 나라와 너무 다른 날씨, 화장실 조차 먼 뒷편, 모든것이 불편하지만 교회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화성 형제들은 토요일 같이 모여 교회로 동행하고 있습니다. 화성에 삼겹줄이 생겼습니다. 서로 큰 의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형, 동생하면서요. 교회에서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좋아합니다. 막내 빠이소두, 둘째 형 아웅묘, 큰 형 모윈 서로 아주 가까워졌습니다. 

참 감사하지요. 소박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존재의미를 더욱 의미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잔잔히 이끄시며 주님의 스토리텔링을 채워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이명재 목사, 실로암교회, 서울신학대학교신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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