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규 목사(CCC간사, 총신대학교 Ph.D.)

유성은 민족복음화를 성취하기 위해 한국교회의 전체 신자를 민족복음화요원으로 훈련하려고 계획했는데 그 정점은 EXPLO’74였다. 한국교회에서 진행된 대중전도운동들이 복음전도 메시지에 집중했다면 EXPLO’74는 복음전도 메시지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전도자를 훈련하는 데 집중했다. EXPLO’74가 다른 민족복음화운동과 특별히 구별되는 점은 전도자훈련이었다. EXPLO’74는 처음부터 민족복음화요원을 훈련하려는 목적으로 합숙을 했고 323,419명을 훈련했다.

EXPLO’74는 세계기독교대회로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3,500명의 세계복음화전도대회 주요 강사들을 초청하여 진행했다. 본 장에서 EXPLO’74의 배경이 된 세 가지로 1972년 EXPLO’72와 1973년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 그리고 1964년부터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난 민족복음화운동과 유성의 민족복음화운동 과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EXPLO’74는 국내외에서 323,419명이 등록했고 5박 6일 동안 합숙하면서 민족복음화를 위한 요원훈련으로 진행되었다. 매일 저녁 100만 명 이상이 모였으며 연인원 655만 명이 모였던 대중전도 집회였다. 이러한 행사를 유성은 어떻게 계획하고 홍보하면서 준비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EXPLO’74의 주제는 예수혁명·성령폭발이었다. 설교자들은 이러한 주제에 맞게 설교를 했는데 국내외 강사들의 설교내용을 통해 대회의 성격을 알아보고자 한다. EXPLO’74 훈련교재의 강의, 토의, 기타 자료의 내용 분석을 통해 교육과 훈련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PLO’74는 대중전도와 개인전도, 승법번식전도, 순과 사랑방전도, 간접전도로 전도를 했는데 이러한 다양한 전도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평양대부흥운동 때 한국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했듯이 EXPLO’74는 유성의 민족복음화운동에서 부흥기였고 그 대회가 끝났을 때 한국교회가 한 번 더 부흥하고 성장한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EXPLO’74 이후에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에 많이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에큐메니컬 진보주의 기독교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살펴보면서 EXPLO’74를 통해 유성의 민족복음화운동 부흥기에 민족과 복음 관계에서 민족복음화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평가해 보고자 한다.

1. EXPLO’74의 배경

EXPLO’74는*1) 1974년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되었다. 한국 민족사와 정신사를 가로지르는 예수혁명과 성령의 잔치였다.*2) 유성이 대회장을 맡았고, 한경직은 명예대회장을 맡았다.*3) 이원설, 김용기, 황성수, 마삼락, 김의환, 박조준, 신현균 등 여러 사람이 분과위원장으로 참여했다.*4) EXPLO’74에는 1974년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3,500명의 세계복음화전도대회 주요 강사들이 그대로 초청되었다. 한경직(명예대회장), Billy Graham(EXPLO’74 북미 명예대회장), Bill Bright(CCC 국제 총재·EXPLO’74 국제준비위원장), Dr. W. Stanley Mooneyham(선명회회장), Dr. Donald McGavran(풀러신학교선교대학장), Dr. Wilbur M. Smith(신학자·저술가·언론인), Dr. Carl F.H. Henry(신학자·저술가), The Rev. Philip Teng(홍콩기독교지도자·성경학자·설교자), The Rev. Nene Ramientos(필리핀선교지도자), The Right Rev. Chandu Ray(파키스탄신교지도자·아시아선교협의회 총무), Dr. Clyde Taylor(복음주의연맹총무), Mr. Petrus Octavianus(인도네시아성경학교교장·신교 지도자), Bishop Goodwin Hudson(영국성공회감독), Dr. Harold Lindsell(크리스챤투데이주필), Dr. Akira Hatori(일본교회지도자·태평양방송협회회장)은 국제발기위원들이며 EXPLO’74에 대한 초대의 말과 함께 기대감을 표현했다.*5) EXPLO’74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계기독교대회가 되었다.*6)

EXPLO’74 배경을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EXPLO’74의 공식적인 기원이 1972년 텍사스 달라스(Texas Dallas)에서 열린 EXPLO’72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7)

EXPLO’72를 계획하고 진행했던 사람은 국제CCC의 빌 브라이트(William Rohl Bright, 1921∼2003)*8)였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허무주의적 정신 분위기 속에서 히피족, 섹스족, 환각제족, 분노하는 발광족 등이 난무했었다.*9) 반면에 “하나님은 사랑이다. 성경은 사실이다. 기적은 참으로 일어난다. 하나님은 참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 예수혁명에 참가하라. 네 이웃을 사랑하라”*10)는 순수하고 생동적이며 성경과 성령만을 추구하는 예수혁명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다. EXPLO’72는 이러한 영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여 일어난 예수혁명 운동이었다.*11)

빌 브라이트는 1951년에 풀러신학교 졸업반이었다. “가서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라”(마 28:19)는 말씀을 사명으로 받아들였고 사명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학기 중이었지만 공부를 중단하고 대학생 제자화 사역을 곧바로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우리 세대에 주님의 지상명령 성취를 돕는 일에 자신의 생애를 바치는 것을 선명하게 경험하고 국제CCC를 설립했다. 빌 브라이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곧바로 사역을 시작했다.*12) 1969년 빌 브라이트는 미네아폴리스(Minneapolis) 시민회관에서 개최한 전도대회에 참석하면서 대형전도대회에 대한 비전을 받았다. 이 전도대회의 설교자는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이었다. 빌 브라이트는 빌리 그래함의 설교를 듣는 중에 “일주일 동안 복음화와 부흥사의 훈련을 위해 10만 명의 사람들을 모으라”*13)고 하는 하나님의 비전을 받았다. 빌리 그래함은 빌 브라이트의 비전을 들은 후에 “내가 돕겠네”*14)라고 약속했다. EXPLO’72는 1972년 6월 12일에서 17일까지 6일 동안 텍사스주(Texas) 달라스시(Dallas)에서 열렸고 8만 5천 명이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왔다. 마지막 날에는 약 20만 명이 참가했다.*15) 이 대회의 명예 대회장이었던 빌리 그래함은 “세계의 위대한 사건들은 모두 학생들로부터 일어났다. 나는 EXPLO’72에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참가한 데 놀랐다.”*16)라고 말했다. 빌리 그래함은 EXPLO’72의 8대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최자였던 빌 브라이트도 “EXPLO’72는 영감과 도전과 훈련받는 기간이다. 그러나 EXPLO’72는 잠자는 세계에 영의 각성을 일으키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기에는 역사상 이 이상 많은 나라에서 많은 수의 젊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합숙 훈련을 받은 예는 없었다.”*18)라고 말했다. 닉슨(Richard Milhous Nixon, 재임 1969∼1974) 대통령은 그의 긴 축전에서 “이 미국이라는 나라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헌신으로 강해진 나라이다. 신앙이 아니고서는 미국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임은 미국 청소년들의 신앙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다.”*19)라고 격려했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애를 그리스도에게 헌신하는 결단을 했다.*20)

EXPLO’72에는 세계 70여 국가에서 대표들이 참석했다.*21) 한국에서도 한국CCC 간사들과 나사렛 형제들을 포함하여 60여 명이 참석했다.*22) EXPLO’72 마지막 날에 유성은 깜짝 놀랄만한 선언을 했다. 1974년에는 한국 서울에서 30만 명이 참석하는 EXPLO’74를 개최할 것인데 누구나 참석을 환영한다고 선언했다.*23) EXPLO’74에 대한 유성의 폭탄과 같은 선언은 절친한 친구이며 동역자였던 빌 브라이트에게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유성은 빌 브라이트와 EXPLO’74에 도전을 준 EXPLO’72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둘째, EXPLO’74는 1973년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되었던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26)에 영향을 받아서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가 EXPLO’74를 개최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대중전도운동의 좋은 모델이 되었고 유성이 EXPLO’74를 준비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여의도 광장에서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를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박정희 정부는 여의도 광장을 관제 행사 외에는 개방하지 않았는데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를 할 수 있도록 장소 사용을 허락했고 언론사들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는 5일 동안에 325만 명이 참석했고 마지막 날인 6월 3일에는 100만 명이 여의도 광장에 모였다.*27) 유성과 EXPLO’74 준비팀은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를 통해 대중전도대회를 위해 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지원받는 방법, 언론홍보 방법 그리고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가 주님께 기도하며 준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유성은 여의도 광장에 100만 명이 모이는 대중전도운동의 현장을 보면서 EXPLO’74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100만 명 이상의 대중전도운동을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좋은 모델을 보았다. 그리고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를 통해 더 많이 기도하며 구체적인 준비로 EXPLO’74를 준비할 수 있었다.

셋째, 한국교회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크고 작은 민족복음운동을 들 수 있다.

수백 개의 기도원과 수천 개의 교회, 이름 없는 수만 개의 가정 기도처에서 민족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있었다.*28) 1964년 11월부터 한국교회 안에서 민족복음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었고 1965년에 전국복음화운동위원회를 구성하여 민족복음화운동을 전개했다.*29) 유성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민족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헌신했고*30) 1958년부터 한국CCC를 설립하여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사역하기 시작했다.*31) 유성은 그의 부친과 아내가 공산당에 의해 죽어가는 현장에서 자신도 스물한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살려만 주시면 민족을 위해 살겠다는 헌신의 기도를 하나님께 했다.*32) 유성은 1962년 2월 중순쯤 서울 불광동 수양관에서 CCC 간사수련회를 마치고 마지막 날 몇 명의 제자들과 함께 삼각산에 있는 기도원에 가서 민족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다. 그때 했던 기도 내용이 “민족복음화의 환상과 기도”*33)였다. 1971년 1월 1일 0시에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기독교방송(CBS)을 통해 민족복음화운동을 선언했다. 1970년대 CCC 민족복음화 비전은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34), “오늘의 학원복음화는 내일의 민족복음화, 오늘의 민족복음화는 내일의 세계복음화”*35)라는 구호로 나타났다. 유성은 민족복음화가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실행될 수 있도록 민족복음화요원 강습회를 몇 차례 진행했다.

전국에서 올라온 450명을 수원 서울농대에서 훈련 시켰고(1970.12.31∼1971.1.3),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청년 학생 전도강습회를 열어 1만 명을 훈련시켰다(1971.8.1∼5).*36) 이때부터 EXPLO’74가 계획되었다고 유성은 말했다.*37) 한국CCC가 중심이 된 청년 대학생들의 민족복음화운동은 대전충무체육관에서 1만 명 이상이 민족복음화운동 요원훈련을 받음으로 폭발점을 만들었다. 민족복음화운동 요원훈련은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 각처에 번졌고 훈련받은 사람은 30만이 넘었다. 교회마다 교단마다 전도의 불길이 타올랐다. 예수 혁명의 홍수가 터지고 태풍이 불어오며 지진이 일어날 징조가 뚜렷했다. EXPLO’74는 민족복음화운동의 결전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38) 유성은 EXPLO’74를 통해 한국교회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민족복음화운동을 한 곳으로 합쳐서 집약화, 조직화, 에너지화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한국CCC를 중심으로 하여 한국교회의 민족복음화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EXPLO’74 전도대회 배경은 1972년 텍사스 달라스시에서 열린 EXPLO’72*39), 1973년 빌리 그래함 서울전도대회*40) 그리고 1964년부터 한국교회에 일어나기 시작한 민족복음화운동*41)이었으며 EXPLO’74를 통해 유성은 한국교회 민족복음화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