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섭 칼럼】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

  • 입력 2024.08.26 12:04
  • 수정 2025.01.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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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통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가 심겨져야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과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성

조주섭 대표는 경북대를 졸업한 후 기업 및 조직리더십 컨설팅 강의 및 저서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 [튀르키예 커피 문화Turkish Coffee Culture]를 번역 출간했다.
조주섭 대표는 경북대를 졸업한 후 기업 및 조직리더십 컨설팅 강의 및 저서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 [튀르키예 커피 문화Turkish Coffee Culture]를 번역 출간했다.

얼마 전 주일 예배 후 집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과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다. 독일에 정착한 지 4년 밖에 안 되는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이 4학년 졸업 때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과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사례는 다문화 사회에서의 교육,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변화, 그리고 교육의 다양성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독일과 한국의 졸업 행사 방식과 교육 철학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기독교 문화권 지역에서 종교 행사를, 다문화 지역에서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는 독일 사회의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철학을 반영합니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모든 학생이 공감할 수 있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 생활 경험을 공유하고 개인적인 성장을 보여줍니다. 이는 학생 중심의 교육 철학과 졸업생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졸업식에서는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드물게 진행됩니다. 또한, 독일 학생들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사진과 주요 이벤트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학교 생활을 되돌아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해 온 동료애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하여,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독일에서도 교장 선생님은 졸업식에서 예외 없이 다소 길고 지루할 수 있지만 긍정적이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졸업생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합니다. 이는 한국 교장 선생님의 축하 말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격려와 훈계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독일 교육에서는 긍정적이고 격려하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둡니다.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해바라기를 선물로 나눠주고 있다. 해바라기를 주는 이유는 “화창한 삶을 살라”는 축복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schule-wauwil.ch/%C3%BCber-uns/primarschule/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해바라기를 선물로 나눠주고 있다. 해바라기를 주는 이유는 “화창한 삶을 살라”는 축복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schule-wauwil.ch/%C3%BCber-uns/primarschule/

독일은 대학 입시가 필수가 아니며,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가능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한국은 입시 중심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학생들의 선택 폭이 좁고, 스트레스가 높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독일 교육은 장시간 학습보다는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균형 잡힌 발달을 중시합니다. 충분한 여가 시간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합니다. 한국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가 높고 여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죽음과 같은 철학적 주제를 다루기도 합니다. 이는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의 교육에서는 이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윤리 도덕 교육에 초점을 맞춥니다. 독일 교육은 대중교통 이용 경험 등 현실 적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실생활 연계 교육을 강조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을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국의 교육은 여전히 교과 중심적인 경향이 있으며, 실생활 연계 교육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도덕과 윤리, 다양한 문화와 종교에 대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사회적·정서적 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협력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독일 학교에서는 집중력 향상 및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휴대폰 사용을 제한합니다. 이는 한국의 경우와는 대조적인 방식이며, 휴대폰 과잉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 해결을 위한 독일의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줍니다.

독일과 한국 교육 시스템은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개선하여 보다 효과적인 교육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의 장점으로는 다양한 진로 선택 가능성, 학생 중심 교육, 실생활 연계 교육, 휴대폰 사용 제한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장점으로는 높은 학업 수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윤리 도덕 교육이 있습니다. 한국 교육 시스템에 독일 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입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과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과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실생활 연계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휴대폰 과잉 사용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휴대폰 사용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한국 교육 시스템의 강점인 높은 학업 수준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독일 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보다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 출석률이 급감했으나, 교회는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자원입니다. 교회가 단순히 종교적 역할을 넘어,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봉사와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의 초등학교 졸업식과 교육 시스템은 우리나라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배려, 창의적이고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 교육의 질 향상 등은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미래 청소년들의 교육 방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의 병행, 교육의 다양성 확대, 사회적·정서적 학습 강화 등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글로벌 사회에서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교회의 역할 재정립 또한 중요한 과제로,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청소년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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