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같은 인생에서 성막을 중심에 두고 나가는 삶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구름이 성막에서 떠오르는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곧 진행하였고 구름이 머무는 곳에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쳤으니”(민9:17)

 

민수기 히브리책 이름은 미드바르(광야에서)이다. 첫 단어를 따서 책명을 사용하는 고대근동 문학 용례와 유사하다. 광야에서 유랑하고 방랑하는 이스라엘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뜻이다.

또한 헬라어 번역 칠 십인 역에서는 아리트모이(numbers, 인구 수)라는 말로 백성의 두 번 인구 조사가 중요하다는 말을 가지고 있다. 민수기가 오경 중에 중심 주제인 ‘시내산에서 신현현’(하나님의 나타나심)을 말하며 광야에서 체류함을 보여준다. 가나안 정탐군 주제는 광야에서 계속 체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한다. 부정적으로 보고했던 열 명의 보고로 인해, 정탐한 날 수(40일) 대로 일 년으로 셈해서 40년을 머물게 된 것을 이야기 한다(민14:26-35). 또한 구 세대는 광야에서 모두 죽게 되고 여호수아와 갈렙만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말한다. 불순종으로 인해 모세와 아론은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민20:12).

하지만 긍정적인 보고를 한 두 명의 정탐군을 통해 가나안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나안 땅에 들어서는 정착 이야기가 민수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스라엘이 아모리(시혼왕)를 정복하고 모압으로 간다. 그리고 이스라엘 일부 지파가 요단 동편 지역 남부 지역에 정착하는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민수21:21, 32:1이하).

이는 여호수아서(1-12장)의 저지대 요단 계곡 서쪽으로 정착의 시작을 민수기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민수기에서 광야에서 방랑하지만 약속의 땅을 향하여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믿음의 사람들, 신앙 있는 지도자들을 통한 하나님의 인도로 광야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민수기는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법률(민1-10:36), 광야에서 체류(민11:1-20:13), 점령의 시작과 준비(민20:14-36:13) 등 세 부분으로 형성되었다. 이 광야의 행진에서는 제일 중요한 요소가 성막의 움직임이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의 임재와 현현을 성막을 통해 보았다(민1:1, 1:50, 4:4, 7:1, 7:89, 9:15, 10:33, 16:9, 17:3). 성막(오헬 모에드)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형성되는 구심점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가는 중심 장소였다. 그 주위에 제사장들이 조직적으로 위치하고 직임을 수행하였고, 광야에서 체류하고, 가나안 땅으로 정착해 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우리는 민수기 이야기를 통해 나의 방랑과 공동체 유랑의 원인과 결과를 살필 수 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법, 긍정적인 보고, 신앙인의 믿음,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신세대의 모습을 통해 신학적 이해와 구원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광야 같은 인생에서 성막(예배)을 중심으로 가나안으로 이동하는 축복받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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