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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의 바이오뉴스】돼지-인간 키메라동물의 체내에서 인간의 장기를 배양한다

우리가 설연휴에 쉬는 동안, 세계 생명과학계에서는 굵직한 논문 두 편이 발표되었다. Nature, Science, NYT의 기사를 비교분석해 보니, NYT의 기사가 가장 잘 정리된 것 같아 이것을 기본 텍스트로 삼아 번역 소개한다.

양병찬(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줄기세포를 돼지의 배아에서 배양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함으로써, '인간의 이식용 장기(臟器)를 동물의 체내에서 배양한다'는 아이디어를 '과학소설'의 영역에서 '실현 가능한 것'의 영역으로 옮겼다.

이번에 사용된 접근방법을 세 단계로 요약하면, ① 환자의 피부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 ② 돼지와 같은 대형동물의 체내에서 원하는 장기로 분화시킨 다음, ③ 배양된 장기를 수확하여 환자의 체내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기는 환자 자신의 세포로 만들어졌으므로, 면역거부 반응의 위험이 별로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인간의 장기를 가진 돼지는 키메라(chimera)의 사례인데, 키메라란 상이한 두 개의 유전체로 구성된 동물을 말한다. 돼지-인간 키메라는 인간의 줄기세포를 돼지의 초기 배아에 이식함으로써 만들어지며, 결과적으로 돼지와 인간의 세포가 혼합된 동물이 된다.

이번에 논문을 발표한 첫 번째 그룹은 미국 소크연구소의 준 우 박사(생물학)와 후안 카를로스 이스피수아 벨몬테 박사(발생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으로, 인간의 줄기세포가 (9,000만 년의 진화를 극복하고) 돼지의 조직을 생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두 번째 그룹은 일본 도쿄대학교의 토모유키 야마구치 박사와 히데유키 사토 박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히로미츠 나카우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으로, 랫트의 체내에서 배양된 (마우스의 세포로 구성된) 췌장샘을 마우스에게 삽입함으로써 당뇨병을 역전시켰다. 소크팀의 논문은 지난주 목요일 《Cell》에 발표되었고(http://www.cell.com/cell/abstract/S0092-8674(16)31752-4), 스탠퍼드-도쿄팀의 논문은 지난주 수요일 《Nature》에 발표되었다(http://www.nature.com/…/journal/vaop/…/full/nature21070.html).

두 팀의 논문은 모두 '동물의 체내에서 인간의 이식용 장기를 배양하는 것'의 실현가능성을 확립했지만,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원칙적으로,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미국 화이트헤드연구소의 줄기세포전문가인 루돌프 제니시 박사는 논평했다. 앞으로 많은 기술적·윤리적 장벽을 극복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는 장기의 시급한 필요성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에서만 약 76,000명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키메라, 특히 인간의 세포를 가진 키메라들은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 왜냐하면 실험용 동물을 인간화하는 방법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간의 세포를 돼지의 뇌에 통합할 경우, 돼지에게 인간의 특징을 부여할 수 있다. '말하는 돼지'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세포가 돼지의 생식조직을 구성하는 경우도 문제다. 인간의 정자를 가진 수퇘지와 인간의 난자를 가진 암퇘지를 교배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05년, 미국 캔자스 주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법안 하나를 제출했다. 내용인즉, 동물의 뇌나 생식조직에 인간의 세포를 삽입한 키메라를 만들거나 그로 인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의 벌금을 물린다는 것이었다. 그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미 국립보건원(NIH)은 대중의 우려를 감안하여 2015년 '동물의 배아에 인간의 세포를 삽입하는 연구에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모라토리엄을 발표했다.

NIH는 작년 8월 모라토리엄 철회를 제안하면서(https://www.nytimes.com/…/health/stem-cell-research-ban.html), 인간의 줄기세포를 동물의 초기배아에 삽입하려는 연구자들에게 전문위원회의 검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NIH의 제안에 대한 공청회 기간에 무려 22,000건의 댓글이 달렸다. NIH의 모라토리엄은 아직 유효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모라토리엄 철회를 계속 고려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규제방안을 내놓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간의 줄기세포를 원숭이의 초기 배아에 삽입하는 것은 2009년에 금지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과의 진화적 근연관계를 감안할 때, 인간의 세포가 원숭이의 뇌를 쉽게 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양병찬  webmaster@bonh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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