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정착을 이루고 왕정 시대를 준비하는 ‘지파동맹’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입다가 이스라엘 사사가 된 지 육 년이라 길르앗 사람 입다가 죽으매 길르앗 한 성읍에 장사 되었더라”(삿12:7)

 

이스라엘 사사 시대는 중간기, 점이(漸移:차차 다음 단계로 옮겨가는) 시대이다. 출애굽의 민족 형성기에서 가나안 정착 시대로, 그리고 왕정시대로 넘어가는 중간 시기가 사사시대이다.

이때는 지파 동맹 시대(Amphictyony)로 십 이 지파가 비상시에는 연합하여 지파 동맹(tribal confederacy)체제를 유지하여 국난과 전쟁에 대비하였다. 야곱의 열 두 자녀로 형성된 십 이 지파는 레아의 아들들(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불론)과 라헬의 아들들(요셉과 베냐민), 라헬의 여종 빌하의 아들들(단, 납달리), 레아의 여종 실바의 아들들(갓, 아셀)이 구성된다.

여기서 땅 분배를 하지 않은 레위지파의 몫을 출애굽의 공로보다도, 애굽에서의 기근 구제 기여로 요셉이 므낫세와 에브라임 지파, 두 몫을 차지하게 된 것 같다(민수기 1:26). 이 열 두 지파 동맹(암픽티오니)의 개념은 헬라 델피 동맹, 아폴로 신전의 중앙 성소 개념과 비슷해서 노트 같은 학자는 헬라의 헬리오 폴리스 도시 동맹에서 기원하였다고 주장한다. 사사 시대는 가나안과의 전쟁과 외부의 위협에서 지파 동맹 체제로 대처한 것을 볼 수 있다(삿6:35이하).

“기드온이 또 사자를 온 므낫세에 두루 보내매 그들도 모여서 그를 좇고 또 사자를 아셀과 스불론과 납달리에 보내매 그 무리도 올라와서 그를 영접하더라”(삿6:35).

지파 간의 범죄가 일어나면 이것은 ‘이스라엘의 어리석음’이라고 불렀다(삿20:6). 베나민 지파의 땅 기브아에서 레위인이 자신의 첩이 강간당하여 죽게 되는 사건을 당한다. 그 레위인이 분하여 시체를 열 두 조각을 나누어 전 지파에 보내니 열 한 지파 사람들이 화가 나서 베냐민 기브아를 쳐 들어가 세 차례의 전쟁을 통해 베냐민 지파 장정 육 백 명만 제외하고 몰살당하는 비극이 일어난다. 이스라엘 사사 시대의 지파 동맹의 부정적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사사들의 직무는 군주이전 시대의 모습이었다(삿10:1-5;12:7-15).

사사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사사기 1장 서론, 둘째 사사기 2-16장 중요 부분, 사사기 17-21장 두 개 부록 등이다. 사사기 1장은 온 이스라엘의 관점의 여호수아서와 달리 여호수아 리더십이 없는 개별적 지파의 정복의 모습이 기술되었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목록(삿1:19, 21이하, 27이하 등)이 나온다. 삿2.1-5 길갈에서 보김까지 야웨의 천사가 나타난다.

둘째 부분은 역사적 신학적 도입(2:6-3.6), 옷니엘(3:7-11), 여리고 해방을 위한 모압의 에글론과 싸우는 베나민 출신 에훗(3:12-30), 블레셋을 무찌른 삼갈(3:31), 삿4-5장 에브라임 출신 드보라와 납달리 출신 바락(하솔의 야빈, 시스라, 이스르엘 평야 전쟁), 드보라의 노래, 삿6-8장 기드온 9장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 세겜의 왕(국가 형성의 기대), 9:7-15 요담의 우화(왕 비판), 10-12장 길르앗의 입다(암몬), 소사사 목록(10:1-5; 12:8-15), 13-16장 단 출신 삼손(블레셋) 등이다.

셋째 부분은 군주시대 이전 모습(17-21장), 17-18장 미가 제사장, 단 지파 성소, 단 지파의 북쪽 이동, 19-21장 기브아 범죄(온 이스라엘과 베냐민과의 전쟁)등이다. 이 사사기 이야기를 통해 왕정시대로 가는 여정을 보여 준다. 중간 단계의 사사들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보여주며 하나님의 영에 이끌려 신정정치의 이상적 세계가 사사시대였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리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와 다윗과 사무엘과 및 선지자들의 일을 말하려면 내게 시간이 부족하리로다”(히11:32).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