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고난, 씀)의 세계와 나오미(기쁨, 즐거움)의 세계를 보여주는 룻기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신명기 역사서의 책들이 순서적으로 쭉 모여 있는 중에 성격이 다른 책인 룻기가 한 가운데 쑥 들어갔다. 신명기, 여호수아서, 사사기, 룻기, 사무엘 상 하, 열왕기 상하 책들이 그 성경에 차례로 모여 있다. 역사서(전기 예언서) 들이 모여 있는 중에 그 사이에 룻기가 들어간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루터가 종교 개혁하면서 개신교 성경을 편집 하던 중에 정하여 지면서 오늘 날의 성경 순이 되었다. 원래는 유대인 성경으로 정경화 되던 주후 100년(얌니아)경에 이루어진다. 성문서는 시편, 욥기, 잠언, 다섯 두루마리(므길로트, 룻기, 아가서, 전도서, 예레미야 애가, 에스더), 다니엘서, 역대기 상하, 에스라서, 느헤미야서 등이다. 그 다섯 두루마리 중 룻기를 이 신명기 역사서(전기 예언서) 사이에 집어넣어서 오늘의 룻기가 위치하게 된 것이다.

신앙적으로 이 편집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마지막 사사의 반열에 들 수 있는 신앙인이 룻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사무엘, 다윗으로 이어지는 신앙 인물의 어머니, 신앙의 할머니가 룻이라는 것을 말하는가? 그만큼 룻은 중요한 신앙서임은 분명하며 신앙사적인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여기서 구약신학적인 면에서 룻기에서 잠깐 한 숨을 쉬고 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신학적 맥은 무엇인지 물어보자. 과연 구약성경은 신약의 메시아를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구약신학의 메시지는 그 종착점 예수를 향해 끊임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구약의 본문은 면면히 메시아를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 예수가 메시아, 구세주임을 계시한다.

여기서 구약의 본질은 에덴, 메시아 왕국(하나님의 나라)이고, 죄와 하나님을 떠남은 실낙원, 우상 숭배, 어둠의 세계이며, 다시 그 본질을 회복하는 세계는 바로 환원(Restoration)이며, 구원의 세계이다. 그래서 구약은 본질과 개혁, 메시아 왕국(하나님 나라)를 예언하는 성경이라 말할 수 있다. 구약은 마라(쓰다)의 세계라 하면 신약성경은 나오미(기쁨)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룻기는 그런 구약신학사적 의미의 책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큰 책이다.

그 구약의 세계에서 룻기는 마라(고난, 씀)의 세계와 나오미(기쁨, 즐거움)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의식적, 지혜적 시들인 예레미야 애가(마라)와 아가서(나오미), 전도서 등(시서 3권)과 지혜 산문인 룻기와 에스더를 통해 성문서의 세계를 말한다. 아가서(유월절), 룻(오순절), 애가(성전파괴일), 전도서(초막절, 가을축제), 에스더(부림절) 등 달력의 의식적 축제 순으로 다섯 두루마리가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룻기는 작은 책이지만 고통의 탄식과 고난 속에 하나님 신뢰를 보여준다. 우상숭배, 절망의 쓴 고난의 질곡에서 시작하여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소설과 같은 책이다. 그래서 룻기 1:1-7a 설명(전역사와 상황), 7b-19a (나오미의 회개와 룻, 그녀들의 결단), 19b-22절(베들레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탄식 : 나오미(은혜, 달콤함) 대신에 나의 이름을 마라(씀, 고난)라 하라. 2:1-17절(룻과 보아스의 첫 만남, 추수 밭에서), 18-23절(룻이 나오미에게 일어난 일 말함), 3:1-5절 (나오미의 계획), 6-15절(타작마당에서 달밤에 룻과 보아스의 만남), 16-18절(룻이 나오미에게 고함), 4:1-12절(성문 앞에서 법적 절차수행(수혼법), 상속자 포기), 13-17절 (보아스가 룻과 결혼함, 아들 출생), 18-22절(다윗까지 족보)

룻기는 아들 둘을 잃고 남편도 잃어서 아무 희망이 없었다. 그 한 여인 마지막 이방인 모압 여자가 신앙 고백을 통해 이스라엘 사람이 되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믿고 믿음의 족보에 들어가서 어엿한 다윗의 혈통을 잇는 중심인물이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믿음의 반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이다. 믿음의 혈통에 들 수 없는 여인이 여호와 신앙을 통해 두 여인이 족보에 들어가는 역사, 신앙 씨앗의 계보를 이어가는 하나님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믿음의 족보를 가질 수 없는 불행한 두 여인이 다윗 혈통의 족보를 가지게 하는, 생명의 여인이 되는 근거와 밑바탕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믿음, 여호와 신앙이라는 것을 룻기는 짧지만 분명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하나님의 섭리가 이 룻기를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난과 절망의 뒤에 숨어서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고 신앙하면 주님이 룻을 통해, 그리고 보아스를 통해 역사하며 생명의 역사를 이어가는 구속사의 흐름을 보게 된다.

“가로되 내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복주시기를 원하노라 네가 빈부를 물론하고 연소한 자를 좇지 아니하였으니 너의 베푼 인애(仁愛)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 하도다”(룻기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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