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교회의 신앙문답서(Catechism)에서

장대선 목사 (가마산장로교회 담임, 교회를 위한 개혁주의연구회 회원)

제246문: 기도에 있어서 혀(말)는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나요?

대답: 소용없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혀(말)는 우리의 정신을 북돋워서 우리 마음이 쉽게 하나님께로부터 떠나버리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혀는 우리 몸의 어떤 부분보다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에 합당하게 창조되었기에, 이를 위해 합당하게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심지어 때에 따라 간절한 마음이 아주 강한 때에는, 의도하지 않은 말이 혀를 통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제247문: 그렇다면,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으로 기도하는 것에는 어떤 유익이 있다는 것인가?
대답: 그런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조롱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그처럼 거짓 된 일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는 안 됩니다(고전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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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참된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그에 근거하는 뿌리 깊은 확신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간절한 마음과 감정도 필요한 것이며, 그럴 때에 혀를 통해 말하며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감정을 하나님께로 집중하도록 고양하는 대에 유용하기도 합니다. 

칼뱅은 제네바 신앙문답 제245문에서 “정적주의”(Quietism)의 태도를 경계하면서, 오히려 “성령의 불화살에 의해” 마음이 불붙는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을 언급하는데, 제246문답에서는 그처럼 성령의 불화살에 의해 마음이 불붙도록 기도하는 데에 혀(말)를 사용하는 기도가 유용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246문답에서는 “방언현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이 우리의 마음과 감정에 따라 때때로 수반되기도 하지만 결코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제네바 신앙문답은 방언현상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으로 말하여 “그런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고전 14:15절의 “내가 영으로 기도하고 또 마음으로 기도하며 내가 영으로 찬송하고 또 마음으로 찬송하리라.”(I will pray with the spirit, but I will pray with the understanding also; I will sing with the spirit, but I will sing with the understanding also. 제네바 바이블)는 말씀을 근거본문으로 삼았습니다.

이처럼 참되게 개혁된 교회들에서의 기도는, 로마 가톨릭이나 성공회의 기도서(혹은 예식서)를 사용하는 형식주의를 부정할 뿐 아니라 지나친 열광주의 또한 부정합니다. 왜냐하면 참된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그에 근거하는 뿌리 깊은 확신에 있으며, 무엇보다 항상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수반된 가운데서 행하여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도바울은 고전 14:19절에서 이르기를 “그러나 교회에서 내가 남을 가르치기 위하여 깨달은 마음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Yet had I rather in the Church to speak five words with my understanding, that I might also instruct others, than ten thousand words in a strange tongue.)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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