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80%는 개미교회(개척+미자립)이다.

지난 6월말 기독교대한감리회 삼남연회(경상남북도, 부산, 제주도 지역)가 주관한 미자립교회 대책위원회가 열렸는데, 삼남연회 산하 430개 교회 중에서 미자립교회(년 경상비결산액 3,500만원 이하)가 290개(67%)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비결산액이란 해당 교회의 집행예산 전체를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목회자사례비 이외에 임대료 관리비 행사비 선교비 등 모든 지출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경상비결산액 중에서 목회자사례비로 집행된 금액은 물론 교회마다 다르겠지만 공식적으로 공개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인 것은 틀림이 없다.     

또한 2016년도에 삼남연회 부산남지방 소속 27개 교회에서 성인세례를 받은 사람은 30여명이라고 했다. 이는 한 교회에 1명 정도 세례를 받은셈이다. 그런데 그 지방에 속한 미자립교회에서는 단 한명의 세례자도 없었다고 한다. 

이 간단한 지표에서 우리는 한국교회의 실상을 볼 수 있다. 특히 개미교회(개척ㆍ미자립교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의 각 교단이나 단체들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학술 포럼이나 학술 세미나 등을 경쟁적으로 개최하였다. 마치 그렇게 해서라도 폼을 잡아야 의로운 종교개혁 세력이 되는 것인 양 말이다. 아울러 산하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각 교단본부가 주관하거나 신학대학원 동창회, 노회나 지방회 등이 주관하여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유럽성지순례"를 다녀오느라 매우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있다.

입으로는 종교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부부동반 성지순례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관련 여행사들은 주님이 재림하시는 그 날에도 "예수재림기념 성지순례" 여행 상품을 판매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행사나 대책이 한국의 개미교회 목회자들에게는 모두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본지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교회의 80%는 미자립 내지 50명 미만의 성도가 모인 교회라는 사실이 맞는가?”를 물었다. 이에 120여 명 대부분이 “한국교회의 80%”라는 수치에 대해 그렇다고 수긍을 했고, 20여 명이 댓글을 통해 이 수치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했다.

특히 농어촌지역 목회자들은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가 50명이면 시골에서 꽤 큰 교회라고 했다. 물론 성도가 50명이나 되는 교회는 꿈같은 얘기라고 말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전남의 남해안 도서지역의 경우에는 최저생계비 이하를 받는 목회자가 7~80%에 이른다고 했다. 또 성도가 30명 이하의 교회가 전체의 70% 정도 될 것이라고 했고, 성도가 10명 미만인 교회도 많다고 했다.

좀 규모가 되는 교회가 주보에 올린 미자립교회 지원현황을 보면, 보통 20~30개는 족히 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80%가 미자립 내지는 50명 미만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라는데 이의가 없다고 했다. 한국의 교회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80%는 허덕이고 20%는 대형화해서 빈익빈 부익부 쏠림현상이 매우 심한 형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본헤럴드는 개미교회를 대변하는 신문이 되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한편 많은 목회자들이 두세 사람이 모인 곳에서 진정으로 예수 믿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무조건 성도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회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목회자들의 사고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4년 전 농촌지역 산골짜기에 교회를 개척하여 지금은 12~14명 정도가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 작은교회 박00목사는 "하나님께서는 한 영혼이 천하 만물보다도 귀히 여기신다는 말씀에 힘입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목회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교회가 교인 숫자보다 그 교회에 얼마나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나 하나님의 자녀가 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교회는 어린이 학생 포함 20~25명 정도인데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선교비를 후원한다고 했다. 그 교회는 월세 생활 2~3년 만에 조그만 예배당을 구입하였고, 매월 선교비와 구제비를 지출한다고 했다. 교회가 작다고 무조건 어려운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혹자는 십일조 헌금을 하는 성도 10명만 있으면 그 교회는 충분히 자립한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같은 노령화 시대에 정상적인 직업을 가지고 십일조 헌금하는 성도가 얼마나 되며, 또 그들이 개미교회를 다니겠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페이스북을 통해 개미교회가 살아남는 길을 물었더니 주님의 마음으로 성도들을 진심으로 섬겨야 할 것이라는 응답이 있었다. 목회자의 진정성은 결국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마련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반드시 교회는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미교회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데 “자기 십자가를 자기가 스스로 지고 가라”는 주님의 말씀만 그대로 이야기한다면, 그런 처지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그러므로 에덴동산에서부터 서로 협력하여 살아왔듯이 개미들끼리 협력해야 이기심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야말로 공동체 중심으로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며 걸어가는 것이다.

 5인 가족도 살아가는데 50명 가족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것은 뭔가 살아가는 방법에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아무튼 목회자가 자기 가족을 부양하고 담당하는 교회당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예배당 임대료를 절약하기 위해 주일에만 임시로 임대하여 스터디 모임처럼 목회를 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어떤 이는 목회자의 이중직 및 자비량이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목회자가 전업목회에서 벗어나 목회자가 생활비 충당을 위한 별도의 직업을 갖고, 교회는 설교와 운영을 분리해 성도들과 업무를 분담하는 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 괜한 교회건물 임대료를 부담하는 대신 가정에서 모이는 가정목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좀 넓은 평수의 아파트나 빌라, 전원주택에서 예배드리고, 잘 양육해서 성도가 30명이 넘으면 그때 전세든 월세 등 별도의 예배처소를 마련하는 방안이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는 마인드가 같은 목회자들끼리 욕심을 조그만 내려놓는다면 한 건물에 주일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예배시간을 짜서 서로 어느 시간대에 건물을 사용할건지 서로 조율해서 비용을 분담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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