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심 1

 

가까이할수록 더 깊어지고 
깊어질수록 어려워집니다 
손 닿는 어디고 계심 없는 곳 없으시고 
먼 데서도 포근히 안아 주십니다 

떠나심 없이 둘레에 늘 앉아 계심이고 
속살 깊이 뜨거운 손바닥 얹으심입니다 
떨어져 진흙탕에 구르는 욕망도 
안아 올려 씻어 볼에 비빔이시고 
내내 돌이킴 없이 내닫는 오만도 
허리 살포시 꺾어 엎드리게 하십니다 

힘없는 다리로 어디까지 갈 것인지 
바람 찬 둑 길 끝이 없는데 
홀로 가는 듯싶어 둘러보면은 
아이 데리고 고개 넘는 어머니처럼 
내 손목 꼭 잡고 넉넉하게 웃고 계십니다 

철없이 걸어온 발길 오늘 더욱 어지러워 
그냥 예서 별 없는 밤하늘 한 겹 벗겨 
벌거벗은 몸 덮고 쓰러질까 싶어도 
심장 속 깊이 표창처럼 파고드는 말씀 
너는 내 것, 내 손가락으로 지명하여 불렀노라 

가까이할수록 더 깊어지고 
깊어질수록 어려워집니다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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