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심 4 

 

악한 세월 검붉게 물든 얼굴 위에 
맑은 미소 피어 오를까 
여기저기 버린 욕망 살덩어리 
꼭 어두운 구석 번지는 검버섯처럼 
아침 두려워하며 바쁜 들판 피해 
편치도 않은 산비탈 기대고 있는데 
언제더냐. 부르고 싶었던 노래 
산아래 던지며 뛰어갈 날이 

나를 보내신 이여. 대답하소서 
나를 빚으신 이여. 대답하소서 
아직 오종종한 다리 
아무것 달린 것 없는 빈 가지들 
모가지만 허연 이 들짐승 울음소리 
내 몸 하나 들고 뛰기 무거워라 
먼 길 앞 두고 무서워 떠는 
철없는 늙은 곰 한 마리 
가볍게 안아 주십시오 

주시는 사랑으로 살리심이지요 
묵은 세월 검은 지붕 벗기심이지요 
막힌 핏줄 새 길 뚫어주심이지요 
메마른 살갗 영롱한 하늘 이슬로 
촉촉이 앉으심이지요 
주시는 사랑으로 
새벽 달리게 하심이지요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