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아 떠난 감사여행 (10) -임승훈 박사

임승훈 목사 - 월간목회편집부장 역임, 한국성결신문 창간작업 및 편집부장역임, 서울신학대학교총동문회 출판팀장, 위대한맘 인천한부모센터 대표, 설교학 신학박사(Th,D), 더감사교회 담임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베드로는 낙향한 실패자다. 나사렛으로 돌아간 베드로의 친구들도 같은 실패자로 낙향한 이들이다. 예수 따라다니며 성공가도를 달릴 때는 모두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하늘처럼 받들던 선생님 예수는 십자가에서 허무하게도 죽어버렸고 이제는 산도 절도 없이 소망도 미래도 잃어버린 채 고향에 내려와 있던 시절이다.

바로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과 베드로가 재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신명 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첫머리는 아직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디베랴 바다에 나간 베드로는 밤새도록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다. 완전 허탕이다. 바다에서 고기 못 잡으면 기운 빠지고 초라해진다. 베드로는 동네 친구인 요한, 안드레, 야고보 등과 같이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들 모두가 허탕이었다.

나도 나면서부터 바닷가에서 살았다. 그물 가지고 아버지와 동네 형들이랑 바닷가에 틈틈이 나갔다. 문제는 많이 잡으면 힘이 나는데 그렇지 못할 때는 한 없이 힘들다. 갯벌은 빠지지, 물 머금은 그물은 더 무겁지, 식사 때는 훌쩍 지나 시장기는 느껴지지. 베드로의 힘들고 지친 사정을 조금은 알만하다.

헌데 허탕 치고 그물 거두어 씻는 베드로에게 예수께서 다가오시더니 ‘뭘 좀 잡았느냐?’ 묻는다.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그러면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말씀에 순종하여 오른편에 그물을 던진 베드로는 실로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고기를 잡게 되었다. 한번 그물 던져서 잡아 올린 물고기가 무려 153마리(요 21:11)에 이른다. 자기의 배가 작아 잡은 고기를 모두 끌어올릴 수가 없으니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물을 올렸더니, 두 배에 가득했다고 말한다. 153마리다. 만선의 기쁨이다.

예수를 다시 만난 기쁨에, 물고기를 가득 잡은 만선의 기쁨에, 그토록 사모하던 예수와 같이 둘러앉아 식사하는 기쁨까지 맛보았다.

「153」이란 숫자는 바로 이런 기쁨의 상징이다. [1]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맛볼 수 없는 기쁨을 말한다. 말씀, 회심, 새사람 [5]는 어떤 일의 중요도를 말할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표현한다. 나라의 큰일을 할 때 적어도 다섯(5) 장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3]은 1은 아쉽고 두 번은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삼세번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낼 때 사용하는 숫자이다.

감사는 기쁨이다. 감사는 평안이다. 감사는 행복이다. 감사하면 기쁨이 오고 감사하면 평안이 오고 감사하면 행복을 맛보게 된다. 감사에도 일정한 순서가 있다. 제일 먼저가 기쁨이고 다음이 평안이며 마지막이 행복이다. 행복은 그냥 다가오는 게 아니다. 그것 혼자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쁨과 평안을 동반하면서 밀려오는 종국의 맛이 행복(감)이다.

보통 감사를 말하는 분들은 보통 하루에 3가지 또는 5가지씩 감사를 써보자고 제안한다. 이것을 21일간(3주) 계속하면 좋은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져 습관이 되고 좋은 성격의 사람이 되고 드디어는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좋은 사람이 된다는 원리이다.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감사일기는 믿음의 눈으로 보면 일종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른바 하루하루를 되돌아보고 생각하기다. 이때 생각은 사색에 해당한다.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잠시의 짬을 내어 하루의 시간을 되새기며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설계하는 초석을 다지는 순서이다.

사람이 어찌 깊은 생각 없이 어떻게 귀한 일을 한단 말인가. 생각이 깊어져야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음과 같다. 외국의 수많은 감사 저자들의 사례에서도 보지만, 대개 매일 3-5가지 정도로 감사저널을 썼다고 알려진다. 이는 하루의 결말을 감사로 마무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감사로 하루를 매듭짓고 수면을 취할 때 숙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사람에겐 꿈속에서 악몽이나 사탄의 등장은 있을 수가 없다. 감사로 매듭을 지은이는 자연스레 아침에도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 부부는 3년 전부터 이일을 시작했다. 개인적인 하루하루의 감사일기는 자기 수첩에 적고 주간감사는 가족밴드에 게시하며 나간다. 하루의 아침도 새벽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이른 기도를 하고 감사를 올린다. 그분에게 하루의 일정을 보고 드린다.

4년 전 필자는 감사저자 임효주 선생이랑 근 1년 가까이 감사 그룹에 참여하는 행운을 얻었다. 이 때만해도 그는 아직 책을 출판하기 전으로 감사 글을 가지고 모임을 진행하며 내게 교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러 권의 감사책이 있지만 매우 좋은 책이다.

임효주는 그의 책 ¹ 에서 153방식으로 감사하자고 제안한다. [1] 말씀 감사, [5] 다섯가지 감사, [3] 세 사람께 감사하자는 식이다. 요한복음 21장의 153을 감사도구(툴)로 활용한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매우 손쉬운 감사방식이다.

먼저 감사저널도 일 순위를 말씀 감사로 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감사생활 가운데 말씀감사가 첫째란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말씀을 묵상하는데도 유익하다. 묵상 없는 말씀감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큐티도 좋지만 큐티를 제대로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말씀감사를 먼저 해보면 큐티가 더 자연스럽고 손쉬울 것이다.

또 하나는 하루의 감사했던 것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보자는 의미이다. 하루 감사한 일이 어찌 다섯 가지 밖에 되지 않을까. 다섯 가지씩이라도 감사내용을 하루하루 정리하다보면 열 가지를 넘어 스무 가지 서른 가지도 감사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세 사람에게 감사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감사를 표(表)하자는 뜻이다. 인사를 잘 하자는 의미다. 감사한 일은 감사하다고 말하고 감사하지 못할 일이 있어도 감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겠다.

내가 하루를 살면서 감사해야 할 사람을 생각하면 참 많은 인연이 있다. 하지만 세 사람에게 만이라도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하고, 전화를 하고, 감사표현을 해나간다는 것이 중요하고도 매우 주의할 사항이다.

필자도 임효주와 함께 1년 가까이 만남을 이어가면서 감사공부를 하였다. 매주 만나면서 감사관련 나눔을 진행하였다. 약 6개월이 지났을 때 감사모임 분립을 추진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계산동의 감사모임이다. 이 계제에 임 목사에게 공개적인 고마움을 전한다.

반면 행복나눔 125추진위원회 위원장 손욱은 그의 책 ² 에서 125방식으로 감사하자고 주장한다. ‘천만 국민의 삶을 변화시킨 위대한 습관’이란 부제가 말하듯이 저자는 세종을 만난 것이 감사한 일이며, 위대한 감사습관을 지속시켜 위대한 세종시대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문화융성국가의 꿈을 목표로 삼는다. ‘문사철 600권’이란 어록을 말한 그의 생각이 결코 책을 빼놓을 리 없다.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임효주의 책과 함께 내가 매일 곁에 두어 아끼며 수시로 애독하는 책이다.

손욱 선생은 말한다. [1] 한 주에 1가지씩 선한 일을 하고, [2] 한 달에 2권씩 책을 읽으며, [5] 매일 5가지씩 감사하자는 방식이다. 여기서 한 달에 2권씩 독서하자는 것이 나의 눈을 파고든다. 한 달에 겨우 한권 정도를 읽는 우리나라의 독서력을 겨냥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감사 툴이다. 독서가 없이 인생의 삶의 질을 논할 수 없고, 독서 없이 인간의 행복을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삶의 질인 행복지수가 OECD 34개 국가 가운데 늘 하위권인 것은 독서량의 부족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터에 손욱 선생의 주장은 곱씹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읽은 양경윤의 책 ³  에서는 현직의 교사답게 매우 꼼꼼하게 자신이 경험한 감사노하우를 잘 정리해 놓았다. 일정한 감사 툴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감사노트에 매일 적어나가는 감사일기를 언급하면서 그녀도 독서를 강조한다. 독서를 통하여 감사 일기를 업그레이드 한 이야기, 동료교사들이나 학생들과 함께 한 감사의 사례 등이 잘 정리되어 유익하며, 감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필독을 권한다.

이렇게 해서 필자의 [1532 감사저널] 방식이 태동하였다. 임효주의 153감사일기와 손욱의 125가 결합하여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임을 밝힌다.

특히 한 달에 두 권씩 책을 읽어나가자는 손욱 선생의 주장은 임효주의 153감사가 잊기 쉬운독서를 붙잡았다는 뜻에서 의미가 있다. 대중운동 성격으로써 대한민국이 잊지 말아야 하고 국민계도성 취지에서 독서를 고려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153이란 툴이 매우 좋지만 성서 말씀만을 고집하는 외통수에서 벗어나 양질의 책들을 함께 읽어가야지만 문화대국으로 선진교양국으로, 그리고 우리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부득이 한 달에 두 권씩을 끼워 넣었다. 과거 필자가 독서(학교)운동을 해나가던 뜻을 다시 펼치고자 하는 의도도 담았다.

<각주> 1)  『감사, 그 놀라운 이야기들』도서출판kmc(2013).

           2) 『나는 당신을 만나 감사합니다』김영사(2013).

           3)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쌤앤파커스(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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