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과 인간, 동물 간의 관계를 이렇게 심층적 객관적으로 다룬 책은 없다
빌 게이츠, 빌 브라이슨 추천 도서.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생애사 곳곳에서 활약하며 숙주에게 놀라운 능력을 제공하는 이 ‘숨은 주인공들’의 세계에 관한 안내서다. 안내자로 나선 저자 에드 용은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과학 저널리스트로, 이 책에서 수백편의 논문과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미생물 세계의 지도를 그려냈다.
미생물과 동물 간의 놀라운 공생의 사례들부터 미생물과 인간이 화기애애한 동반자관계를 확립할 수 있는 방법들까지, 또 공생의 질서가 파괴되어 인간의 건강이나 생태계가 위태로워지는 과정과 이를 되돌리기 위한 과학자들의 처방전까지 두루 살피며 독자들에게 흥미진진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아기 대신 모유 속 당분을 먹으며 아기의 면역계를 교육하는 인판티스(B. infantis), ‘공생 파트너’와 생식을 교란하는 ‘기생충’을 오가는 볼바키아(Wolbachia),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유지하며 숙주와 역할을 분담하는 트렘블라야(Tremblaya) 등, 미생물이 빚어낸 기묘한 공생의 드라마를 한편씩 즐기다보면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될 것이다.
『나는 미생물 군단이다』 목차 프롤로그 | 동물원에서 |
“우리는 모두 혼자 태어나, 혼자 살다가, 혼자 죽는다”고 했을 때, 오슨 웰스는 큰 실언을 한 셈이다. 우리는 혼자 있을 때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 어떤 동물들은 미수정란 상태에서 이미 미생물에게 점령되고, 어떤 동물들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첫 번째 파트너를 고른다. 우리는 미생물의 면전에서 평생을 살며, 우리가 음식물을 먹을 땐 미생물도 함께 먹는다. 우리가 여행할 땐 그들도 동행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죽을 때, 그들은 우리를 분해하여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모두 일종의 동물원이다. 우리는 하나의 몸으로 둘러싸인 거주지이자 여러 종(種)으로 구성된 집합체이며, 하나의 세계다. _프롤로그 「동물원에서」
우리의 미생물은 동물들의 미생물과 다르지만, 숙주와 공생 세균 간의 관계에 적용되는 원칙은 다르지 않다. 밤에만 반짝이는 발광세균을 보유한 오징어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장에서 일어나는 세균들의 흥망성쇠를 생각한다. 해양오염이나 어류 남획으로 인해 미생물이 날뛰는 산호초를 보면서 우리는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먹거나 항생제를 복용할 때 우리의 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생각 한다. 미생물에게 장을 장악당해 행동이 변한 쥐를 보면서 우리는 미생물이 우리의 마음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 개인의 삶은 크게 다르지만, 우리는 미생물을 통해 동료들과 협동한다. 인간의 삶에서 고립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간은 늘 ‘미생물적 맥락(microbial context)’ 에 놓여 있다. _프롤로그 「동물원에서」
“우리는 놀랄 만큼 다양한 삶의 측면들을 그들에게 의뢰 해왔다. 마치 외주업체처럼 말이다. 그들은 신체의 형성을 안내하고, 장기의 성장을 조종하는 분자와 신호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할 수 있도록 면역계를 교육시키고, 신경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그들은 심오하고 광범위한 방법으로 우리의 삶에 기여하며, 우리의 생물학에서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는 한 군데도 없다. 만약 그들을 무시한다면 결국 우리는 열쇠 구멍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꼴이 될 것이다.” _1장 「살아 있는 섬」
저자 소개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 과학 저널리스트.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 분자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생화학 연구로 철학석사(M.Phil) 학위를 받았다.
에드 용은 생물학, 신경과학, 심리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을 넘나들며 곰팡이부터 fMRI까지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탐사한 블로그(‘Not Exactly Rocket Science’)를 통해 단숨에 가장 주목할 만한 과학 작가로 떠올랐다. 자연계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놀라운 연구 결과들,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을 발빠르게 소개하는 그의 블로그는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사이언티픽 아메리칸>)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독점 중계되었으며 영국 과학 저술가 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저술가상’(2014)을 비롯한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미생물의 세계를 탐사한 그의 첫 책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원제: I CONTAIN MULTITUDES)는 <뉴욕타임스>(Notable Books of 2016), <가디언>(Best Books of 2016), <퍼블리셔스 위클리>(Books of the Year), <이코노미스트>(Best Books of 2016), <커커스리뷰>(Best Book of the Year) 등 언론의 올해의 책 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2017년 웰컴 도서상(Wellcome Book Prize) 숏리스트, LA타임스 도서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빌 게이츠의 찬사를 받았고, 마크 저커버그가 침대 맡에 두고 읽는 책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에드 영은 현재 <네이처>, <뉴욕타임스>, <와이어드>, <뉴 사이언티스트> 등에 칼럼을 기고해왔으며 현재 <더 애틀랜틱>의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소개 : 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이런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진화론의 교과서로 불리는 《센스 앤 넌센스》와 알렉산더 폰 훔볼트를 다룬 화제작 《자연의 발명》을 번역해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후보에 올랐다. 옮긴 책으로는 《핀치의 부리》, 《물고기는 알고 있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 《곤충 연대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