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

 

                          김종욱

 

살아있으면 빠져 죽고 싶다

바다든 하늘이든 독주든 사랑이든

파동이든 입자든

그게 무엇이든

밝은 것이 다가오는 옅은

어둠이 펼쳐진 풍경 속으로

명멸하며 내리는 눈물처럼 흐르고

하얗게 달아나는

 

하늘에 넘치는 영기가 있다면

이런 풍경을 채우는 감정의 입자겠지

 

유리로 된 배를 타고

플레게톤의 강을 항해한다

영과 혼과 뼈와 관절에

내가 빛처럼 뛰어들고 있어

 

빛은 여백의 불꽃이었구나

그래서 색이 사라져

눈물이 나를 지워간다

사랑해 사랑해

나의 죽음 속에 숨 쉬는 흑백 필름

온통 현상되는 다채로운 색깔들

흐르고 흘러가네 소리도 없이

아쉬움도 없이

 

편집자 주 / ●에테르(ether) : 에테르(aether, ether)는 빛의 파동설의 부산물로 파동이 진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믿어졌던 매질(물결파에 대해서는 물, 소리에 대해서는 공기)중 광파동 매질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Wikipedia)

●플레게톤 강(Phlegethon) : 플레게톤 강(그리스어: Φλεγέθων, Πυριφλεγέθων, 영어: Phlegethon, Pyriphlegethon)은 불로 이루어진 강으로 이 강을 지나는 동안 불에 의해 영혼이 정화되고 이렇게 정화된 영혼이 스틱스 강을 거쳐 하데스의 궁전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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