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김종욱

 

노을...

 

입맞춤 작은 폭음

은밀히도 번지는

붉은 입술의 과즙

 

둥글게 말리고 좁게 갇힌

한 여름밤의

 

햇빛이

 

녹아 사라지는

악마나 요정들의

달큼 시콤한 장난

 

초월성도 부정성도 없는

체온은 표절이 아니었지만

감정은 화려한 장식일 뿐이어서

 

그 햇빛 속을 유영하는

작고 붉은 혜성 위의 아담한 정원에서

1440번 감상했던 마지막 저녁

짙은 자줏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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