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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시 산책】 생물

생물

 

                   김종욱

 

바위마다 달이

반짝거리는 바위 알갱이들은 달빛

바위가 부서지고 달이 부서진다

인드라의 그물에 빛 조각들이 걸린다

오각 결정으로 부서진 빛 방울들은

하얀 사과 꽃으로 핀다

은종이 핀다

알들이 깨어난다

비어있는 어둠 끝에 태어나서 서로를 깨운다

거울 구슬 너머의 그녀는 빛으로

성장과 통과와 축제는 동시에

숨소리들을 비스듬히

날려보낸다

메마른 별에서도 비로 나리는

홍수를 넘기 위해 수백 마리의 거미들이

거미줄의 은빛 파도에 매달린다

작은 먼지 뭉치 같은 은하의 물결에서

거미마다 별이 된다

부서진 운석들이 거미줄에 걸리고

티백 종이에 싸인 그를

거미줄의 바다에 우려낸다

해가 시든다 달이 시든다

별이 시든다 시가 시 든다

체온은 체온 위에 있지 않으므로

그리고 우주에서는 시간을 견뎌야 하므로

인내하는 거미는 온몸으로 슬픈 표정이지만

가끔 웃는 물의 미소는

향기가 나고 부드러웠다

 

 

김종욱  el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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