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맘의 괜찮아』 오민주 저, 젤리판다 간행

“우리는 칼날 같은 고통이 닥쳐올 때 영혼의 잠에서 깨어납니다.” - 조니 에릭슨 -

1967년 여름, 당시 17세의 꿈 많은 소녀였던 조니 에릭슨(Joni Eareckson)은 다이빙 사고로 목을 제외한 전신이 마비되었다. 이 한 순간의 사고로 조니는 사지 마비의 장애자로 휠체어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야했다. 조니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훌륭한 화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또한 그녀의 첫번째 책 『조니』(Joni)는 영화화되어 수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그녀는 현재 ‘조니와 친구들’ (Joni and Friends)이라는 이름의 사역을 통해서 전세계의 장애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필자는 조니의 세 번째 책을 번역한 적이 있다)

『예지맘의 괜찮아』는 발달장애가 있는 딸 예지(9세)를 키우는 오민주 맘의 기록이다. 필자는 지난 해(2016년) 여름 딸이 연출한 뮤지컬(This is our story)을 관람한 적이 있다. 그 뮤지컬은 나사렛대 <재활자립과>의 발달장애 대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었다. 그 공연장에서 필자는 우연히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줄에 앉아 뮤지컬을 관람했다. 그 날 저자인 오민주씨는 공연을 보며 시종 펑펑 울었다. 나중에 나는 제 딸을 통해 그분이 ‘예지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1년 남짓한 세월이 지난 후 저자는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8월 29일 초판 1쇄).

그 후 필자는 발달장애에 관한 책들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많은 전문가와 교수님들이 집필하거나 번역한 이 분야의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경계성 자폐장애인’이라는 전문용어도 접했다. 평상시에 잘 알지 못했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이번에 『예지맘의 괜찮아』는 나의 이런 소소한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이다. 이 책에서 예지맘은 예지의 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진단결과를 수용한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번민의 날도 있었고 자책의 시간도 없지 않았으나 저자는 천성의 긍정 마인드와 적극적 태도로 이 긴 터널을 통과했다. 저자에게는 분명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도 있었다. 하지만 종교적 신앙심과 예지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잃지 않고 결코 짧지 않은 시간들을 헤쳐나갔다.

<맘스 라디오>에서 매주 수요일 ‘예지 맘의 괜찮아’ 코너를 진행하는 예지 맘, 오민주 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조심스럽게 전한다. “모든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당신의 아이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화같은 왕자와 공주입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저자는 부모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모는 믿음으로 시작하고 사랑으로 꽃피우는 역할을 인내로 감당해야 한다고 격려한다. 그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눈물로 뿌린 씨는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바라기는 이 책이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와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예지 맘의 괜찮아』의 저자 인세는 발달장애인 고아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크리스천북뉴스 자문위원,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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