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57) - 예언자의 세계 (12)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60:1).”

 

이사야 선지자는 대 예언자들 중 한 명이다. 영화 ‘정복자 펠레’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인생 교훈을 들려주는 장면 중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을 꼭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예언자 거봉(巨峯) 중에 이사야는 첫 거봉이다. 그 큰 산 이사야서는 세 개의 큰 분수령을 이루며 구성되었다. 세 번째 큰 봉우리 제 3 이사야서(사56-66장)는 바빌론 포로 귀환(주전 538년)과 제 2성전 시대(주전 520-515년)를 배경으로 선포된 메시지이다. 혼란스럽고 질서가 잡히지 않는 팔레스틴 땅에 새로운 정부를 만들고 예루살렘 성전과 도시를 건설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에 일제시대가 끝나고 8.15해방을 맞아 귀국한 독립 운동 세력들이 주도권을 차지하고 나라를 건설하려는 때와 유사한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네게서 날 자들이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너는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너를 일컬어 무너진 데를 수보하는 자라 할 것이며 길을 수축하여 거할 곳이 되게 하는 자라 하리라”(사58:12).

예언서는 오경(토라)의 말씀을 규범(Norm)으로 하여 일탈되고 왜곡(pervert)되고 규례(율례, 법도)에서 벗어난 것들을 고치고 회개하고 돌아오라고 외치는 하나님의 소리, 예언이다. 예언자는 종교 개혁가라고 볼 수 있다. 야웨 신앙에서 벗어나서 바알 아세라 우상 숭배를 하고 이 세상 풍속을 좇아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예언자는 ‘말씀으로 돌아오라(shuv)’고 말씀을 선포하는 개혁가이다. 그리고 예언서의 지혜가 성문서를 통해 구성되어 삶의 현장과 현재의 시각에서 교훈을 준다. 성문서의 성서를 읽는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사야 56-66장도 학개, 스가랴, 말라기 예언자와 더불어 어려운 시대에 성전 재건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하며 공의와 정의를 부르짖는다. 제 3이사야는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주전 445년)보다 앞선 주전 537-455년 사이에 활동하며 선포한 메시지이다.

“그들은 오래 황폐하였던 곳을 다시 쌓을 것이며 예로부터 무너진 곳을 다시 일으킬 것이며 황폐한 성읍 곧 대대로 무너져 있던 것들을 중수할 것이며 외인은 서서 너희 양 떼를 칠 것이요 이방 사람은 너희 농부와 포도원지기가 될 것이나...그리하여 고토에서 배나 얻고 영영한 기쁨이 있으리라”(사61:4-7).

역사는 후대에 시점에서 과거의 전승을 모아서 자신의 시대 목표와 관점으로 역사적 과제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가진다. 나라가 멸망해도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종교적 나라가 무엇일까? 유대교 나라이다. 제사장 나라와 책의 종교, 탈무드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 율법을 만드는 일이었다.

“여호와께서 또 가라사대 내가 그들과 세운 나의 언약이 이러하니 곧 네 위에 있는 나의 신과 네 입에 둔 나의 말이 이제부터 영영토록 네 입에서와 네 후손의 입에서와 네 후손(쩨라)의 후손의(쩨르아카) 입에서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사59:21).

바빌론 포로라는 암흑기와 혼돈과 싸워야 하는 재건이라는 시대, 예루살렘 도시와 성전 건축과 더불어, 제사장 나라를 만드려는 창조적 시대는 공의(미쉬파트)와 정의(체다카)가 요구되는 사회였다.

“나는 시온의 공의가 빛같이, 예루살렘의 구원이 횃불같이 나타나도록 시온을 위하여 잠잠하지 아니하며 예루살렘을 위하여 쉬지 아니할 것인즉 열방이 네 공의를, 열왕이 다 네 영광을 볼 것이요 너는 여호와의 입으로 정하실 새 이름으로 일컬음이 될 것이며”(사62:1-20).

“예루살렘이여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숫군을 세우고 그들로 종일 종야에 잠잠치 않게 하였으니라 너희 여호와로 기억하시게 하는 자들아 너희는 쉬지 말며 또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그로 쉬지 못하시게 하라”(사62:7).

사라지지 않은 영원한 나라, 유대 나라를 세우려는 의지는 쉴 수 없는 작업이었다. 예루살렘 나라, 시온 건축은 중단될 수 없는 큰 작업이었다.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의 길을 예비하라 대로를 수축하고 수축하라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 여호와께서 땅끝까지 반포하시되 너희는 딸 시온에게 이르라 보라 네 구원이 임하느니라 보라 상급이 그에게 있고 보응이 그 앞에 있느니라 하셨느니라”(사62:10-11).

결국 그 제사장 나라는 하나님 나라로, 더 나아가 복음의 나라로 발전하여 메시아 왕국을 이루게 된다.

“열방은 네 빛으로 열왕은 비취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사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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