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아 떠난 감사여행 (32)-임승훈 박사

임승훈 목사 -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박사/ 더감사교회/ 더감사운동본부/ 위대한맘 인천한부모센터 대표

하버드에서 심리학과 철학교수로 크게 활약한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역설하였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생각이 바뀌었다고 행동이 자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오히려 거꾸로 행동을 바꾸는 실천이 먼저 이루어져야 생각이 정리된다. 생각은 인지사항이고 행동은 실천이론이다. 이론의 순서는 제임스의 말이 맞는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꾸로 일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선천적으로 손발이 찬 수족냉증(手足冷症) 증세가 있어 겨울철이면 힘들었다. 요즘이야 외투와 장갑이 좋고 대중교통에도 난방장치가 좋지만 70년대까지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청소년 시절 겨울철 운동장 조회는 최악이었다. 한 시간 남짓이지만 손발을 비벼가며 싸워야 했기에 말이다. 해병대 신병훈련소(12월~2월)에서 역시 큰 고통을 받았다. 때문에 손발이 따뜻해지는 것이라면 매우 좋아한다. 따뜻한 녹차 음용(飮用)을 좋아한다. 손 장갑 구매를 좋아하고, 장갑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게 기분 좋은 물건이니까. 또한 닭고기 요리나 오리 요리를 좋아한다. 몸보신에 좋다니까 단고기도 좋아한다. 어린 시절엔 따뜻한 아랫목을 특히 좋아했다(재래식 구들방).

그런데 최근에 몸보신에 좋다는 열 내는 음식들이 도리어 내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자주 내원하는 한의원의 한의사 선생님이 내 체질을 언급하면서 ‘아버님의 몸(안)은 열을 품고 있어서 신열(身熱)을 내는 음식들은 좋지 않다’고 한다. ‘열에 열을 넣으면 더 큰 불이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밀가루, 닭, 오리, 인삼, 홍삼, 단고기, 추어탕까지. 내가 좋아하던 음식들은 되도록 안 먹는 게 좋다는 것이다.

아뿔싸! 이를 어찌하랴. 손님 대접이나 회식하는 땐 어쩔 수 없지만 일부러 사 먹지는 말라는 뜻이다. 지켜 볼 요량이다. 그런데 생각만으로는 바뀔 수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 되도록 이 원칙을 지키며 실천하니 체질이 개선되는 효과는 물론 체중 감량까지 되어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보았다. 이 또한 감사로 누리게 된 혜택 중 하나다.

감사는 쿨하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이다.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 바꾸어 생각하기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정리한 생각은 미루지 말고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큰 딸의 경우, 면역체계 질환으로 고생한 터라 양약보다는 한방 생약을 찾고, 음식에도 MSG는 일체 넣지 않으며 자연 건강식을 해오고 있다. 생각이 건전하면 생활이 건강하고, 실천이 건강하면 육체에도 건강이 온다. 특히 감사의 생활을 시작한 이후 나는 물론 아내와 가족들의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어 더욱 감사한다. 아내는 최근에 혈압으로 눈의 망막 수술을 해야 했다. 일종의 출혈현상이다. 뇌에서 터졌으면 큰일이 났을 일인데 ‘불행 중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전문의에게서 들었다. 지난 7개월간에 아내는 7㎏을 빼는데 성공했고, 필자는 3㎏정도를 다이어트했다. 체질을 알고서 음식을 조절하니 자연스레 체중이 빠지며 고혈압, 당은 물론 성인병을 유발하는 4대 대사성증후군이 조절되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이것들도 감사생활을 하며 터득하게 된 유익들이다.

근자에 만난 대체의학을 연구하는 한 분을 통해서 나의 체질이 정확히 소양체질에 (양)이라는 것을 알았다. 앞서 말한 것에 더하여 ‘해초류, 마늘, 고추, 도라지, 더덕’까지도 금할 음식이란 것이다. 이것저것 다 빼면 무엇을 먹지? 라고 생각되지만 바꾸어보면 이것들 외에도 지천이 먹을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문제는 실천이다.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의사는 한 달에 한두 번은 먹어도 괜찮다고 했으나, 대체의학 선생은 절대로 먹어선 안 된다고 한다. 부패한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탈이 나는 이치처럼 체질에 안 맞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건강에 이상신호를 주게 된다는 게 그분의 철학이었다. 한의사는 실용적 선택을, 대체의학 선생은 원칙적 선택을 한 것으로 모두 일리가 있으되 나는 후자를 따르고 싶다.

날씨가 추워지는 동짓달이면 필자는 이것저것 보온에 적합한 도구들을 챙긴다. 손 장갑은 필수이고, 마스크와 넥 워머, 그리고 방한화에 모자도 포함된다. 자동차를 탈 때는 예외지만 자전거를 탈 땐 필수 겨울 채비가 넥 워머이다. 이번 겨울에 넥 워머를 두 개나 샀다. 넥 워머는 내게 효자와 같다. 착용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은지...,

필자의 영적 스승 이강천 교수님의 따끈한 시가 《활천》(2018년 신년호)지에 사진작품과 함께 새해 권두시로 게재되었다. 선생님의 생애를 알기에 시가 주는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며 그것이 자연스레 나의 생애 60년에도 반추되어 더욱 따뜻하다.(연재 계속)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