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노래 재생, 정지

 

                               김종욱

 

채석장에서 별을 캐듯이

노란 나비와 민들레 같은 몸,

살구나무의 연분홍 살구꽃,

그리고 단단한 살구씨 같은

너의 얼굴과 목소리 눈동자 들여다보니

얼음 같은 눈물은 녹아내려서

더 이상 날카롭지 않고 둥그러졌어

 

이제 그만, 가장 추운 겨울에

피에 물든 붉은 달빛은

동백꽃잎 핏방울로 뚝뚝 떨어져서

눈밭 위의 양진이 시체처럼

작은 새로 죽어가렴

 

어스름히 푸른 숲 희미한 밤빛과

바람에 섞인 나뭇잎

작은 새의 아련한 노랫소리

봄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꿈이겠지

영원히 생각나고 보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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