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4:26-27 2014년 9월 28일 부산한우리교회 박홍섭 목사

박홍섭 목사(부산 한우리교회, 교회를 위한 신학포럼 대표)

예수 믿는 사람은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사람을 벗고 의와 진리의 거룩함이라는 하나님의 성품을 받은 새사람입니다. 새사람은 새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새사람의 특징은 그 사람 안에 있는 의와 거룩함이라는 내면적인 특성이 자기 혼자만의 종교적인 거룩이나 열심이 아니라 언제나 지체와의 관계에서 나타납니다. 

그 첫 번째가 지난주에 확인한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였다면 오늘 본문은 두 번째 특징인 분노에 관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새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분노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화를 낼 수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도무지 분을 내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육신을 입은 사람이 분을 내지 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약속시간을 어기고 늦게 오면 자연스럽게 화가 납니다. 어떤 사람은 날씨만 조금 더워도 짜증이 나면서 화가 난다고 합니다. 이처럼 살다보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성도들에게 화에 관해 분명한 말씀으로 요구합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약1:19-20). 화를 더디 내라고 합니다. 화가 날 때 내가 화를 내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본문도 화에 대해서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하나는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고 하고, 둘째는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선 화가 날 때 이것이 정당하고 의로운 분노인지 아니면 내 자존심과 나의 상함에 관한 악한 분노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악한 분노는 자기를 보호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화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지 않고 무시하고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때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로 화가 나지만 그러나 이것도 사실은 자기를 지키기 위한 이기적인 감정의 발로가 대부분이므로 의로운 분노가 아닙니다. 의로운 분노가 아닌 것은 아무리 자연스럽게 여겨져도 할 수 있으면 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고 하면서, 혹은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면서 화가 날 때 무조건 화를 내는 경우는 화를 내는 자체가 죄가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의로운 분노도 있습니다. 의로운 분노는 하나님의 성품에 관한 것으로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품어야 합니다. 불의를 볼 때, 진리가 훼손되거나 지체가 부당하게 상하거나 해를 입을 경우, 구조적인 악이 많은 사람들의 권리나 공공의 선을 침해하는 경우 우리는 침묵만 하지 말고 의로운 분노를 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의로운 분노라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왜 의로운 분노인데 죄가 될 수 있습니까? 옳은 것을 하거나 의로운 일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내가 화를 내어서 하나님이 하실 일을 대신하는 자리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의 화가 하나님의 의를 막는 경우까지 가지 말라는 것이죠. 그것은 죄입니다.

정당하고 의로운 분노라 할지라도 일단 화가 나면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시작은 의로운 분노였는데 그것이 혈기로 연결되고 내 안의 타락한 본성을 자극하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격동시킨다면 그것은 의로운 분노가 아니라 심각한 죄가 됩니다. 어떤 일 때문에 정당하고 의로운 분이 났다면 그것이 그 사건에 제한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누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그러면 그 사건에 대해서만 화가 나고 화를 내어도 그 사건에 대해서만 따져야 합니다. “일을 왜 이렇게 하느냐? 나는 이번 일 때문에 화가 많이 난다. 반드시 시정해다오.”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혈기로 연결되어서 ‘쨍’하고 터지면 어떻게 됩니까? “당신은 항상 그래. 왜 항상 일을 이따위로 해.”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화를 폭발시키게 됩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격발시키는 자리까지 가면 그것은 죄입니다. 그렇게 되면 말이 함부로 나옵니다. 화를 자제하지 못할 때 수습할 수 없는 극단적인 말을 얼마나 많이 쏟아 놓습니까? ‘당신 정말 형편없는 사람이구만’ 더 심하면 욕설과 더불어 화를 폭발시킵니다. 폭력으로 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습이 안 되는 것이죠. 

이렇게 죄를 짓는 분은 화를 내는 자신과 그 화를 받고 있는 상대방 모두가 악하게 혈기를 부리게 되는 쪽으로 나아가 지체가 깨트려 지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조급하게 화를 내면 안 됩니다. 성내기를 더디 하십시오. 세상 사람이 세 번을 센다면 우리는 열 번은 세고 그 다음에도 화를 낼까 말까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않는 새사람의 삶입니다. 분이 죄로 가지 않도록 분노를 다스리는 저와 여러분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두 번째는 화를 내어도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하십니다. 앞의 분이 화가 나는 사건에 대해 분을 내는 것이라면 이 두 번째의 분은 그 분이 풀리지 않고 일종의 복수심까지 간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 분이라는 단어는 ‘파르로 기스모스’라는 단어로 신약성경 전체에서 여기에만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몹시 성이 난 상태를 의미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격분했고 그 분이 풀리지 않아 밤이 맞도록 연장되어 그 사람을 향한 복수심으로 연결된 상태를 말합니다. 분이 밤까지 간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길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화를 촉발시킨 그 사람에 대해 용서하지 못하고 분석하고 연구하고 생각하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밤이 맞도록 분을 품는다는 것은 나에게 잘못한 그 사람에 대해 종합해서 정밀조사하기 때문에 분이 해가 지도록 연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 사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서 그 사람의 모든 잘못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저번에는 이러했지. 저 저번에는 이러더니.... 결국 그 사람을 향한 복수심이 마음을 장악하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성도 정당한 판단도 서지 않습니다. 설령 자기가 파멸된다 할지라도 자기가 목표한 상대방을 죽여야 되고 밟아야 됩니다.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죄입니다. 상대방만이 아니라 자기도 파멸시키는 공멸로 가는 것이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원수 갚는 것을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나로 하여금 잠 못 들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그 사람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리고 마음이 뒤집어 지는 그때에 그 사람을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십시오. 나도 그런 사람입니다. 내가 일만 달란트 빚진 자였는데 탕감 받은 자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은 백 데나리온 밖에 안 되는 고통을 나에게 준 것이라고 자기에게 설득하십시오.

그렇지 않고 계속 밤이 맞도록 그 분을 품고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마귀가 틈을 탑니다. 마귀는 우리의 약점을 가장 잘 노리는 선수입니다. 우리가 화가 날 때 바로 옆에 마귀가 있다가 그 화를 풀지 못하도록 마음을 격동시키고 그렇게 해서 복수심을 품고 마침내 터트리도록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가 막힙니다. 남을 축복해야 할 우리가 남을 저주하고 욕하고 화를 폭발시키면서 지체가 깨트려지면 옆에서 마귀가 박수치고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새사람의 옷을 입은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도 분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은혜를 구하고 기도하고 자신을 죽여야 합니다. 짜증난다고 다 부리면 안 됩니다. 신경질 난다고 다 부리면 안 됩니다. 내가 화를 내고 내가 분을 내면 하나님의 의가 막힌다는 생각을 하면서 화를 낼 때도 그 사건만 지적하고 지적할 때도 부드러운 말과 온유한 말과 인자한 말로 할 수 있도록 자신을 연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변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정당하고 옳은 일을 할 때 죄인 된 성품의 찌꺼기들이 다 쏟아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화가 났을 때 내가 한 말을 녹음해서 들려준다면 부끄러워서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마귀는 온전한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과 수습할 수 없는 말을 우리의 마음을 격동시켜서 하게 만드는 원수입니다. 분노를 다스리는 일에 승리하는 한우리 식구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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