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저는 경기도 광주시 광주성결교회를 섬기고 있는 조완호 집사입니다. 목표를 바라보면서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60여년의 세월을 잠시 내려놓고  조용히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삶의 굴곡이 심해서 평범한 분들과 비교해 보면 삶의 길이가 서너 배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마다 저와 제 가족을 건져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저의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저의 표현이 부족하지만 서툴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도가 난후에 채권 채무가 해결되기 전까지 나는 경찰의 지명 수배자 몸이었다. 지명 수배자가 된 후부터 나의 생활은 가정을 떠나서 전국의 건설현장을 돌면서 잡역부의 일을 했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8월 초순에 나는 경남 진주시내의 빈사무실을 리모델링하는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진주의 여관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에 큰 길로 나와서 어제 저녁에 서울에서 출발한 공사용 자재가 도착하면 화물차에서 자재를 하차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사용 자재를 대형트럭에 싣고 도착하면 현장과 가까운 도로에 먼저 내려놓고 거기서 부터 시공현장 까지는 한 다발씩 어깨에 메고 날라야 한다. 나도 현장에서 일하는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있었으니까 길바닥의 어디든지 편안하게 앉을 수 가 있다. 아무생각 없이 맨 땅에 주저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까 내 눈앞에는 출근 하는 사람들의 구두만 보였고 그 발길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의 일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8월의 무더운 아침 날씨는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 했다. 그 때에 무심코 바라본 건너편에는 진주 호텔이 보였다. 

1952년생충남 서산 출생서울공업고등학교 졸업유원건설 자재부 근무천호텍스피아 수출업무 담당(현) 상업용 건물 시설관리 업무

진주 호텔?

내가 섬유 회사로 이직하기 전에 건설회사에 근무 했고 그 건설회사의 마지막 근무 현장이 경남 고성의 농업용 소규모 댐과 농수로 건설현장 이었다. 나는 1군 건설회사가 시공하는 댐 공사 현장의 자재 담당직원 이었고 본사 구매부에서 파견된 직원 이었다.  본사에서 공사 계획이 확정되면 각 부서별로 인원이 차출되고, 그 다음에 현장에 근무할 직원이 확정되면 함께 시공현장으로 떠난다. 그 때도 현장 소장과 부서별 책임자 한명씩 모여서 선발대를 구성 했고 나는 선발대에 참여해서 진주에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는 20여 일간 임시숙소로 사용한 곳이 진주호텔 이다. 

도착 다음날 저녁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는데 그 지역에서 목재를 판매하는 사장이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나의 신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찾아왔는데 우리가 현지에서 공사를 하는 동안 자기 회사하고 거래를 하자고 찾아왔다. 그 후로도 골재, 철물, 유류 등 지방에서 사업을 좀 크게 하시는 사장님들은 모두 찾아왔다. 그 때는 세상살이가 참으로 쉽고 간단했다. 회사명함 한 장만 가지고 다니면 전국의 어디를 가든지 일이 쉽게 해결되고 아쉬움이 없었다. 진주호텔에 머물던 때가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데 불과 10여년 사이에 내가 잘난 척하고 큰소리치며 머물렀던 그 호텔을 지금은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초라한 거지꼴을 하고 바라만보는 처지가 되었다. 이제 대형 트럭이 도착하면 어깨가 빨갛게 멍이 들도록 자재를 날라야 하는 잡부가 되어 있었다. 그 때의 그 좋은 시절을 생각하면서 나는 눈물만 주르르 흘렸다. 지금의 처지가 너무 가슴 아프고, 억울하고, 후회가 되고, 가족에게 미안 했다. 뜨거운  눈물!  소리없는 눈물은 계속 되었다. 다행히 마침 땀이 나는 계절이라서 땀과 함께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니까 옆에 있는 동료들은 눈치를 못 차렸고 나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자재를 하역하는 작업이 끝난 후에도 하루 종일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잠자기 전에 눈을 감고 오랫동안 다짐을 했다. 

비록 오늘의 현실은 이토록 비참하게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희망을 끈은 놓지 말자! 그리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잘 보전하자!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영혼을 맑게 하자!  내 영혼이 혼탁해 지면 육체에 병이 들고 몸이 허약하고 병들면 내일을 기약 할 수 가 없다! 사업이 회복해서 다시 열심히 생활 하는 그 날을 생각하면서 내 자신에게 약속하고 또 약속 했다.  나도 반드시 회복해서 저 진주 호텔에서 다시 일 하는 그 날을 꼭 이룰 것이다 수없이 다짐을 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되었다

그리고는 신앙생활부터 다시 점검을 했다. 주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장 일을 쉬면서 예배에 빠지지 말고 출석하자! 또 한 한동안 쉬었던 기도를 회복하자. 남을 탓하고 내 자신을 원망 했던 괴로웠던 마음들을 감사로 바꾸자! 현재는 건강한 몸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감사로 생각하자. 그리고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술과 담배를 절대하지 않고 돈을 걸고 하는 잡기들을 모두 철저히 차단하면서 모든 생활을 새롭게 생활을 시작하자고 기도했다. 

신앙생활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하는 마음으로 현장숙소에서 가까운 작은 교회의 주일 예배와 수요예배에 출석하기 시작 했고 그 교회의 목사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작은 교회였기 때문에 주일 오후는 아무도 없이 조용한 성전에서 목사님 홀로 계시다가 나를 만나면 무척 반가워했다. 나는 목사님이 피곤할 것 같아서 일부러 피했는데 그 곳 목사님은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많이 하고 싶다면서 먼저 만남을 요청 했다. 때로는 내가 목사님과 사모님의 주변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 편 이었다. 그래도 목사님과의 교제만으로도 은혜가 충만 해졌다. 그 곳에서 주일 예배와 수요예배에 출석 하면서 기도가 시작 되었고 감사가 회복되기 시작 했다. 마음의 평안이 생겨나고 아주 조그만 삶의 희망이 다시 시작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교회 출석은 현장 따라 이동하면서 전국의 여러 교회를 돌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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