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준 목사 / 대전고 졸업,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호서대학교 신학과 석사 과정 졸업(Th.M),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총회위탁과정 수료, 호서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박사과정 졸업(Ph.D), 한국기독교장로회 대전노회에서 목사 임직, 2001년부터 현재까지 예은교회 (충남 아산) 담임 / 호서대학교, KC대학교, 나사렛대학교 등 출강 / 저서: 『나의 기쁨 나의 소망』 (크리스챤 신문사, 2001), 『아는 만큼 보인다-기독교와 불교 비교하며 살펴보기』(쿰란출판사, 2005), 『기독교의 핵심 주제』(크리스챤 신문사, 2008),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크리스챤 신문사, 2008), 『기독교와 불교』(더나은 생각,2016

1. 성경의 가르침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사람이 행하는 모든 것들은 다 영원하지 못하고 일시적인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저 헛되고 헛될 뿐이다. 이러한 현실 세계의 실상을 보면서 전도자는 이렇게 말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전 1:14).

그러나 비록 이 세상의 것들은 잠시 있다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만, 하나님은 영원하시며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이 영원하다. 그 위에 더 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 할 수도 없다(전 3:14). 영원한 것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을 뿐이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전 3:11).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본성적으로 영원한 것을 찾게 된다. 사람은 마땅히 자신의 삶이 절망의 순간에 이르기 전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도자는 이렇게 교훈한다.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전 12:1).

인간이 영원하신 하나님의 품을 떠나 세상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고 좇아가는 데서 죄와 고통 가운데 빠지게 된다. 악의 유혹에 굴복하여 죄를 짓게 된다(창 3:6). 죄의 결과 인간은 하나님, 다른 사람, 자연과의 참된 관계가 단절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은 예외 없이 모두 다 죄인이다(롬 3:23). 죄를 전혀 짓지 않고 완전한 선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이 죄 가운데 있다(전 7:20).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는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것이 인생의 현실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인간의 모습을 보시면서 긍휼히 여기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다(요 3:16).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으며, 인간의 죄를 대속하게 하신 것이다(롬 5:8; 사 53:5-6). 이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에 믿으면 죄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롬 10:9-10).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으며, 영원한 생명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2. 불교의 가르침

불교에서는 일체의 속성에 대한 세 가지 명제를 삼법인(三法印)이라고 부른다.

삼법인은 (1) 모든 것이 무상하고(제행무상 諸行無常), (2) 모든 법이 무아이며(제법무아 諸法無我), (3) 열반은 고요하다(열반적정 涅槃寂靜)는 것이다(잡아함 권10).

경전에 따라서는 삼법인 중에서 ‘열반은 고요하다’는 항목 대신에 ‘모든 것이 다 고통스러운 것이다’(一切皆苦 일체개고)라는 항목을 넣기도 한다. 또 여기에 이 네 가지 항목을 모두 합하여 사법인(四法印)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증일아함 권18).

이 삼법인의 교설에서 보듯 고타마 싯다르타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하다고 파악하였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보는 흙, 물, 불, 바람과 같은 물질적 요소 또한 무상함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무상하며, 항구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무상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고 집착하는 데서 삶의 괴로움이 비롯되며, 이 현실 세계의 무상함을 바로 인식하고 집착하지 않는 것이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고 가르쳤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현실 세계의 삶에 중점을 두고, 무상한 현실 세계 너머의 영원한 세계와 영원한 생명의 문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과 ‘모든 법이 무아이다’라는 제법무아(諸法無我)의 관점에 서서 세계를 파악하였으며, 영원한 세계와 절대적 존재를 부정하였다. 그러므로 근본불교의 입장에서 볼 때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하나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은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은 긍정과 부정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는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슬프고 괴로운 것들 역시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니 희망을 갖고 참고 견디라는 긍정적인 의미도 부여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현실세계에서 부딪치는 고통스런 문제들에 대해 소극적이고 체념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부정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