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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시 산책】 세월은 바다만큼 깊으므로

 

 

세월은 바다만큼 깊으므로

 

                              김종욱

 

세월은 침몰한다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을 태우고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죽어야 했지만

바다는 눈물 보다 깊었다

 

현실은 대답도 없이 꿈들을 집어삼키니까

질문하는 일 자체가 죄가 되고 말았다

모두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지키세요

안내방송은 흘러나온다

 

순진한 학생들은 교실에 얌전히 앉아있었고

영악한 문제아들은 죄책감을 선물 받았다

다 함께 행복으로 가는 여행인 줄 알았지만

세월은 바닷속으로 끌려들어 갔다

 

그래도 한때는 모두가 친구였었지

그런데도 눈물은 바다 보다 깊어야 했나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보다

행복해야 했나

 

진작에 울었어야 했는데

이제야 눈물을 찾게 된 사람들도

함께 죽어간다

 

나도 죽어갔으며 동시에 방관했으므로

도저히 그 바다로는 갈 수가 없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반드시 죄인이니까

이 눈물을 잊은 채로 다시 살아남을 테니까

단지 우리 모두에게는 참아둔 눈물을 닦아줄

커다란 티슈 한 장일뿐이었으니까

김종욱  el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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