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성분
김종욱
푸른 리트머스 종이에 어두운 공원의 수은등 빛을 물들였다 몸속에 흐르는 금속성의 비밀이 녹아내리면 얼마나 산성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푸른 현호색 꽃이 분홍으로 물들어간다 나는 왜 사랑할 수 없는 것들만 사랑하는가 멀어지며 가까워지는 적색과 청색의 편이 피 흘리고 멍드는 빛나는 순간들 그저 꿈의 박자 되어 흔들거리는 별이 빛나는, 빛나는 밤에 숨소리의 가난을 녹여먹는 초콜릿이 짓궂게 달콤한, 어둠이 내리면 푸른 별이라는 순환선 열차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그 열차의 창문으로 엿보이는 흐린 날의 햇빛 아래 엷게 색이 바랜 분홍 장미의 화분은 점점 더 흐려지는 붉음 하얗게 빛나며 다시 또 멀어져 간다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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