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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미詩】창문을 넘어 아침이 들어 옵니다봄 같은 당신 / 창밖 / 봄 / 노을 / 아침

창문을 넘어 아침이 들어 옵니다

                          송은미


 창문을 넘어 아침이 들어 옵니다
웅크려 이불속에 숨어 보지만 
그틈을 비집고 새소리가 들리네요

오늘도 내가 졌습니다
당신은 또 나를 찾아냈군요

그래도 매번 기분이 좋은건 
부드럽게 나를 흔드는 시간을 
때마다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숨을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고요히 아침으로 나를 찾아오는 분이 
당신이라는 걸 압니다 

은혜의 팔을 뻗어 
손끝으로 어깰 두드리며 
귓가에 휘파람을 부르는 분이 
당신이란 것도 압니다 

눈을 뜨고 창밖을 봅니다 
당신이 만드신 오늘을 만나러 
당신이 깨우신 나를 일으켜 

 

봄 같은 당신

                              송은미

 

나 꽃보다 먼저 당신을 초대했습니다. 
하늘이 채 녹기 전에
나뭇가지 새잎이 푸르르 돋기 전에
나 꽃보다 먼저 당신을 기다립니다. 

내 마음 뛰는 건
봄바람 부는 까닭도
햇살 따사로운 까닭도 아닙니다. 

내 마음 설렌 건
흩날리는 벚꽃 때문도
스며 웃는 봄노래 때문도 아닙니다. 

나 꽃보다 먼저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긴 밤 지나도록 겨울서리 고르 맞으며
견뎌 지켜낸 맑고 깊은 눈동자 
나 꽃보다 먼저 당신을 그려봅니다. 

환한 반가움 안고
눈부신 미소 머금고
꽃보다 고운 당신 온 마음 봄빛으로
나 꽃보다 먼저 당신을 맞이합니다.

창밖

                       송은미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고 그곳엔 햇살이 비치고 있다. 
이전에 한 번도 비친 적 없던 깨끗한 태양이
양팔 가득 도심을 내리 안아주고 있다.
 
친절한 빛은 구석진 먼지마저 드러내고
그간의 차가움 모두 녹여내며
사람들의 얼굴에 남아있던 굳은 표정까지 어루만지고 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고 그곳엔 봄이 비치고 있다.
곧은 거리마다 화창한 생명력을 받아 머금고
새싹을 틔울 준비를 하는 가로수가 있다.

회갈색 허리를 곧게 편 채
과묵히 서있던 전봇대하나 마저 쑥스럽게 눈뜬다.
눈부신 햇살은 이 무뚝뚝한 기둥마저 꽃피울 기세로
방긋 거리며 연신 주위를 맴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고 그 빛이 창가에 스며들고 있다. 
어지러울 정도로 싱그러운 밝음은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우리 두 눈이 마주 쳤을 때
나는 말없이 손을 내밀었고 그 온기는 나를 가만히 잡았다.

그 신비로운 따사로움은
나의 마음에도 봄을 틔운다. 

                                                   송은미 

봄의 설레임, 그것은 아련한 기억과 추억 

그리고 새로움의 어느 선상에서 미묘한 연주를 한다.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감성이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겨우내 차디찬 공기가 햇살에 덥혀지면

웅크린 얼음덩이들이 뚝뚝 녹아내리면서

당시의 따뜻함, 포근함

그리고 회상의 희미함이 설레임에 섞여 마음을 울린다.

 

나는 봄날의 벚꽃을 사랑하지만

그때의 벗들보다 그것을 더 아끼지는 않는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단지 분홍 꽃잎이 아니라

그 흩날림을 함께 즐기던 수많은 벗들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을 눈앞에 둔다한들

그것을 노래하고 나누고 함께 즐거워할 벗이 없다면

다만 그것은 외로운 독백에 그쳤으리라.

 

그러나 그길을 함께 걷던 소녀들과,

풋풋한 엠티와 가슴뛰는 데이트와,

봄소풍의 경쾌함이 있었기에 그것을 마음으로 그리는 것이다.

그들의 얼굴이나 생김새, 말투나 표정이

일일이 생각나 마음을 덮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흐트러진 구름처럼 모양을 잃었다 한들 어떠하랴.

그리움도 사랑같은 것이라,

그만큼의 두근거림으로 지금의 감동을 주는 것이라면

기꺼이 맞이하리라.

 

봄이온다.

젊음의 불꽃같은 시간이 폭포수 처럼 쏟아져 흐르는 사이

그 뜨거움과 차가움 틈에서 함께 흔들리던 벗들이

연분홍 꽃잎 흐트러트리며 지금 온다.

기억을 넘어,

그길을 함께 걷기 위해 지금 내게로 속삭이며 걸어 온다.

 

노을 

                  송은미

 

붉은 네 얼굴 마주하며 걷는 내내 
예쁘다 예쁘다 말했지 

잠시 한눈 파는 사이 
행여  네 모습 놓칠까 
걸음걸음 재촉하여 다가갔지

예쁘다 예쁘다 내말 들리는지
빨개진 귓볼까지 귀엽게 내밀던 너는 
이내 구름속에 
수줍게 고개 숙이겟지만 

달빛 오기전까지 
별꽃 피기 전까지 
네가 부끄러워 숨을때까지
너를 빤히 바라볼테야
ㅡㅡㅡㅡ


아침

                     송은미

 

창문을 넘어 아침이 들어옵니다
웅크려 이불속에 숨어 보지만 
그틈을 비집고 새소리가 들리네요

오늘도 내가 졌습니다
당신은 또 나를 찾아냈군요

그래도 매번 기분이 좋은건 
부드럽게 나를 흔드는 시간을 
때마다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숨을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고요히 아침으로 나를 찾아오는 분이 
당신이라는 걸 압니다 

은혜의 팔을 뻗어 
손끝으로 어깰 두드리며 
귓가에 휘파람을 부르는 분이 
당신이란 것도 압니다 

눈을 뜨고 창밖을 봅니다 
당신이 만드신 오늘을 만나러 
당신이 깨우신 나를 일으켜

ㅡㅡㅡㅡ

송은미 시인 / 월간 창조문예 신인작가상, 한동대학교 졸업, 플로리다 주립 대학교(석사)

 외암마을에서 

 

                                 이종설

 

외암마을 서편에서 부는 바람에

강당골 차거운 물 냇물 이루어

외암벌 송악은 질펀히 스미네

 

면사무소 휘돌아 실개천 너머

이남규 충절의 항일운동 순국비엔

효자 충규와 하인의 피맺힌 절규

 

지방문화재 10호 골목골목 마다엔

돌담너머 속삭이는 여인들의 밀어

행복한 대가족의 다정다감한 속삭임

 

참 오랜만에 핵가족 나들이 길

외롭고 황량한 들판같은 가슴마다에

훈훈한 소녀의 웃음을 차분히 들려주네

 

철퍼덕 저잣거리에 앉아 지는 석양을 뒤로 하고

주막엔 도도한 등불 하나 바람에 일렁일 때

마음도 두둥실 흥겨운 노랫가락에 젖어드네

 

민속놀이 즐기자꾸나 그리운 그대여!

다정도 꿈인양하여 눈물보이는 친구여!

엣정일랑 살라서 돌담 위에 널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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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설 시인 / 계간 국제문학 신인작가상, 삼성코닝 유리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임

현. 인천 함께하는 교회 협동목사

 

송광택  songrex@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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