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91) - 잠언(5)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적은 소득이 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 보다 나으니라”(잠16:8).

지혜의 세계가 인생의 성공과 장수, 평강을 주는가? 성공하려는 사람들에게 지혜는 큰 도전을 주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근신과 절제를 주어서 청년들이 잠언을 즐겨 읽는 성경으로서 자리 잡고 있다. 잠언은 어른의 지혜, 노인의 슬기와 같은 명철을 가르쳐 준다. 동양의 채근담같이 삶의 지혜가 배어있고, 하나님의 지혜 성경인 잠언을 통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고도 커다란 깨달음을 가질 수 있다.

지혜의 말씀을 보면, 이 두 개 사실의 비교를 통해 대조되는 두 개의 현상을 보게 된다. 그 사물의 두 현상과 그 본질을 깨우치게 하여 지혜의 세계가 무엇인지 알게 한다. 첫 번째는 긍정의 가치를 보여주고 다음에는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 부정적인 가치를 부각하여 보여주어서 성경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을 하게 한다. “가산이 적어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크게 부하고 번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여간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15:16-17).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7:1). 부유하게 살면서 사랑이 없는 가정보다는 비록 가난하게 살아도 사랑이 있고 화목한 가정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 비교화법을 통해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히브리어 토브 민(tob min)은 “~보다 더 낫다”로 번역된다. 이는 아마도 어떤 사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따지는 표현으로서 아니라 배제와 대조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이해될 수 있다. 즉 이것과 저것은 어떤가, 이것과 저것은 “~로부터 그리고 ~에 반대가 되어 차이가 나서 좋다.”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고 죽은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 집에 가는 것 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가 이것에 유심하리로다”(전7:1-2). 이처럼 ‘~보다 낫다는’ 해석은 대조적인 개념을 사용하는 지혜로운 사유자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데 있어서 보다 더 좋은 관용구이다.

어떻든 대조하는 잠언은 또 다시 사람들이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삶을 사는 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매일 일상의 문제들 뿐 만아니라 인간 삶의 윤리적 영역에서도 도움이 되고(잠19:1, 22), 심지어 신학적 영역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 “성실히 행하는 가난한 자는 입술이 패려하고 미련한 자보다 나으니라”(잠19:1). “사람은 그 인자함으로 남에게 사모함을 받느니라 가난한 자는 거짓말하는 자보다 나으니라”(잠19:22). “여호와께 피함이 사람을 신뢰함보다 나으며 여호와께 피함이 방백들을 신뢰함보다 낫도다”(시118:8).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비교의식 속에 남들과의 경쟁에 너무 의식하여 살면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남과의 비교보다는 자신의 목표와 자신의 속도(페이스, pace)에 맞추어 인생을 경주하면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자족하는 삶은 경쟁적인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이다.

지혜의 말씀이 잠언에서 권고의 형태를 띄우며 전달된다. 이 권고는 특별한 행동의 종류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행동은 대개 정의(for)가 추가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뒤따르게 될(lest) 악한 결과에 대한 경고를 부른다. 그래서 행위-결과의 연계(nexus)고리는 악한 사람과 관련하여 표현되어 인생에 세심한 주의를 하게 하여 악인의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좋은 권고의 근거로서 적합한 행동을 하게 된다. “너는 행악자의 득의함을 인하여 분을 품지 말며 악인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말라 대저 행악자는 장래가 없겠고 악인의 등불은 꺼지리라”(잠24:19-20). 이 권고는 사랑을 가진 친밀한 사람이 다른 친한 사람의 인생에 장래가 밝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는 지혜의 말이다. 권고에는 지혜가 듬뿍 들어있다. “행악자를 인하여 불평하여 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를 투기하지 말지어다 저희는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볼 것이며 푸른 채소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시37:1-2). 악인들의 삶은 잠깐 번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방 시들게 될 풀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지혜의 권고는 중국의 사서삼경, 중국고사(古事)나 고사성어(故事成語)등에 잘 나타난다. 인간의 지혜에 참고가 된다.

이 잠언의 권고는 자주 애굽의 지혜에서 영향 받은 잠언 수집에서 나타난다(잠22:17이하; 잠1:8이하). 또한 많은 다른 지혜문헌에 나타나고 있고 예언서 메시지에서도 적지 않다.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찌어다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에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잠22:17-18).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 이는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네 목의 금사슬이니라”(잠1:8-9). 우리 인생에서 부모의 지혜를 배우는 것처럼 대조와 권고의 형태를 지닌 잠언을 통해서 윤택한 지혜의 복을 누리게 된다. 이러한 지혜의 삶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갈 때 평안하게 되리라(잠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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