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

 

                  허영자

 


먼 발치에서
흘낏 보는 네 모습
나는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머니의 자궁속
내 육체의 고향인 그곳이
너를 닮았던 탓일까?
뿌리를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늘나를 잡아 이끌어
돌아와 다시 네 앞에 서면
그 눈빛 마다 새롭고
포옹마다 충족한
너와의 만남

 

그 친구

                                     【허영자詩】


더 가지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나눌까를 늘 고심하던 그녀
오늘
딸을 멀리 보내고
아이의 빈 자리에 자꾸 눈물이 나는 날
넋놓고 앉아 있지 않으려고
바쁘게 움직인다.
가진 것 모두 거실에 꺼내놓고
남편과 아들 곁으로 돌아갈 이사준비를 한다.
내 일찌기 값비싼 물건을 산 일은
기억에도 없지만
이것저것 작고 요긴한 것들로
나누어 줄 것들이 내게도 많음을 행복해 하며
더 가지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나눌까에늘마음을 쓰던
그 친구를그리워 한다.
슬프 고도 행복한 날에

ㅡ친구 태희를 생각하며

  【허영자 시인】

이화여자대학교 문리과대학 영어영문학과

고신대학대학원 기독교교육학과 (석사.)

미국 Grace College & Seminary in Indiana에서 기독교상담학 석사(M. A.)

서울기독대학교대학원 일반대학원(Ph. D.)

미국 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 SCU) 심리학 박사

현) 서울신학대학원 강사   

저서: 두레박을 드립니다(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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