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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생詩】아! 유관순 / 아! 노동당사 / 정(情)시인 장영생, 계간 국제문학 신인작가상 수상

아! 유관순

             

                       장영생

부릅뜨지 않아서
입술 깨물지 않아서
더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아
옥중에서도
그녀는 아름답습니다
잘못을 밝히고
깨우쳐 주려는 고운 외침
그녀가 자랑스럽습니다
가는 눈섶
부은 눈두덩이
나라를 돌려달라는 눈빛

어찌 그리 당당한가
어린 나이에
하나님이 주신 생명
하나라서 아쉽다는 고백
나라 위한 바침은
주저도 아까움도 없이

힘 없다고 빼앗아
저지른 만행들
이 핑게 저 핑게
에둘르는 섬나라
가리우고 감추는 어리석음
잘못도 모르는 불쌍한 이웃

언제나 되면
이 소리를 듣겠는가
백년이 지나도 변할줄 모르는 
슬픈 일본이여
이제라도 귀를 열어라

아! 노동당사

                        장영생

 

한 때는 북쪽을
다음은 남쪽 하늘아래로
푸른 빛을 이고 있는
강원도 철원 너른 들
이념으로 싸운 흔적
몰골만 남긴 무너진 노래

겨우 겨우
아픔을 받치며 서있는 쇠파이프
소총으로
고사포로
대포를 만난 자리까지
고스란히 모아 둔 외벽
앙상한 상처가
시리도록 아픈 가슴을
선명하게 들어낸다

강대국에 휘말린 소용돌이
동족간의 상처가 말하는 곳
작은 방들에서 고문으로 울던 고통
견디기 힘든 시간들은
어디선가 신음으로 튀어나올 흉가
압제를 벗으려는 울분의 함성은
만세소리로 덮었어도
순한 백성들의 염원을 빨갛게 물들이고
당사계단을 짓밟은 탱크는 힘의 잔해
다르다는 논리에 말렸고
소수의 두려움은 뒤로 숨었다

자유를 바랬고
평화만 사랑했던 백의의 민족 
부모 형제 친척들을 
다시 볼 수 없는
이별로 갈라선 괴로움은
언제까지 이 땅을 다스릴건가

아! 노동당사
추억의 건물인가
기념하는 문화재인가

정(情)

                       장영생

질기네...
끝도 없이...
없는듯 하다가
없어진듯 해도
숨겨져 있는 것

잊은듯해도
버린듯 해도
살아 있는 것
화를 내다가
바꾼듯 해도
다시 꿈틀거리는 것

끄집어 내면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한걸음 내딛으려다
쌓인 앙금에 걸려
웬간해선 꺼내기 싫어진다

묻힌 것 파내 지피기 보다
지금 있는 것만 살려도
두사람이 만난 의미는
남은 생이 그려 주겠지
혼자는 부부가 되지 않으니

 

 

겨울 가뭄

                      장영생 詩

 

그 해 겨울은
유난히  눈물이 말랐다
짧아지려는 봄보다
약해지는 겨울이 아쉽다며
눈물을 아꼈겠지
아닌 척 하지만
품은 것이 많은 겨울은
음큼하다는 소문에도
핑계는 점점 잃어가고 있다
소백산
계방산
선자령까지
덮었던 하얀 눈밭
마른 눈물은
맨땅에 드러눕고 
느슨한 틈 메우는 미세먼지
빈곤 벗겠다는 몸부림
편하려는 욕심은
아예 겨울까지 밀어 내는가
오그라든 겨울
두꺼운 외투 벗어 들고
한걸음씩 멀어져 간다

송광택  songrex@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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