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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SUICIDE] 교회와 함께 하는 자살 예방교회를 자살 예방 센타로 세우는 기획 칼럼(5)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자살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 원인 중 6.1%에 달하고,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폐렴에 이어 5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입니다. 당뇨병, 폐렴, 간질환, 고혈압성 질환에 의한 사망자보다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보다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2.3배 많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사회구조적 접근이나 다른 질병 치료 연구에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그보다 2배 이상 많은 자살률 감소를 위한 우리사회의 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회문제이자 심리, 의학적 문제인 자살을 감소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자살자가 생기고 나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이미 늦을 것입니다. 자살 예방을 위해 선제적 노력과 개입이 절대 필요합니다.

자살은 개인이 속한 사회의 분위기와 태도, 외부환경, 개인적 특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즉 개인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거나 사회통합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살은 더욱 많아집니다. 또한 수치심이나 열등감, 절망감과 같은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질환이나 정신적 장애, 경제적 문제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주로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 노인층에서는 신체적 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많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리사회에 많은 자살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실제로 자살예방에 대한 노력은 미흡합니다. 한국 교회에서도 자살예방에 대한 노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우리나라 자살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자살예방 전문 인력이나 조직체계, 예산이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본과 우리의 경우 자살예방예산만 비교해 보아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 구제 등의 노력을 전부 펼칠 수는 없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자살예방 교육을 받고 일부분이나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자살예방을 위한 ‘공중방어’

자살자들을 모두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수칙을 알고 있으면 대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자살생각을 갖고 있는 위기상태의 개인을 만나 대화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한 목회자나 성도들은 자살예방 교육을 받거나 상담과정 훈련을 받은 이들이 적습니다. 따라서 교인들이나 가족들 가운데 자살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책임감과 더불어 큰 부담이 되는 일생일대의 사건입니다. 자살위험성이 있는 개인을 면담할 때 중요한 3가지 핵심요소가 있습니다. 자살충동은 단기간에 소실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신건강 전문가라 할지라도 한두 번의 면담으로 자살을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때문에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의 한계를 인지하고, 다음과 같은 4가지 핵심 요소를 기억한다면 효율적인 위기중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과거 공군에서 군목으로 섬긴 적이 있습니다. 공군의 최고 임무는 조국의 영공, 즉 공중에서의 방어입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자살예방 노력을 ‘공중방어’라는 4가지 개념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공감

첫 번째는 ‘공감’입니다. 자살을 고려하는 개인을 면담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죽음을 생각할 만큼 심각한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공감하는 것입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이나 시도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는데, 내가 당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태도는 보다 깊은 대화로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자살위험도는 시점에 따라 자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주목하면서 평가해야 하는데, 이때도 기계적 반복이 아닌 공감적 태도로 주목하고 평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공감적 의사소통은 자살자와 면담할 때 꼭 필요한 자세입니다. 공감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는 대상의 고통스러운 감정과 경험을 이해하고 나눌 때 치료적 효과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공감은 죽고 싶어 하는 이유를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유와 힘든 상황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하지 못한 채 무조건 설교한다든지, 어설픈 위로나 격려를 하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당장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삶의 가치에 대해 설교하거나 자살의 옳고 그름에 대해 논쟁하는 것도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거절 받는 느낌으로 전해져 자살을 예방하는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게 됩니다. “당신이 죽음을 생각할 만큼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아 정말 괴롭겠군요”라는 마음이 전해질 때 공감의 힘이 발휘되고 위로 기능이 작동하게 됩니다.

물론 그 상황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실행 계획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미로 전달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그 개인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하고 이를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2) 중재

공감적 태도로 자살의 위험도 즉, 자살을 실행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이제는 중재의 단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아마도 자살위험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병원에 들어가거나 의료진을 만나기 전 급한 상황에서 재빨리 자살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은 목회자나 성도들이 우선적으로 결정할 일입니다. 자살 시도자들 대부분은 가족들이나 교회 목회자들이 권면한다고 병원에 스스로 찾아가지는 않으려 합니다. 아마 최초에는 무조건 부인할 것입니다. 부인한다고 안심하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위험 요소가 보일 경우 간단한 평가를 거쳐 중재하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자살을 고려하는 정도를 알아보고자 할 때, 먼저 자살을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자살에 대한 생각을 일반화(정상화)하여 보다 편하게 자살에 대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질문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들거나 비관적인 생각이 들면 살기 싫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혹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이렇게 질문을 시작하지만 결국은 ‘자살’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여 자살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즉, 자살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자살 방법을 생각해 시도해 봤는지, 자살을 시도할 의도가 얼마나 강한지, 자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웠는지, 자살 도구를 준비하였는지, 자살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각각 확인하는 것입니다.

파악된 자살의 위험도와 원인에 따라 다음 단계로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자살위험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평가 및 치료적 개입을 의뢰해야 합니다. 자살위험도는 치료적 개입에 따라 충분히 감소할 수 있지만 즉각적으로 해소되기보다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높은 자살 위험 상태에서는 24시간 밀착하여 동행하여도 자살이 불가항력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통계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자살위험성이 높다고 생각되면 일단 정신건강의학과 보호병동에 입원하여 자살시도를 방지하고 집중 관리하면서 위기시기를 넘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변화 가능한 자살위험요인을 감소시키려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3) 방어

자살위험요소를 감소시키려면 자살충동을 억제하는 방어인자를 파악하여 이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강력한 자살 방어인자는 가족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가정이 있는 기혼자는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들에 비해 자살률이 낮습니다. 국가의 이혼율과 자살률은 비례하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 배우자뿐 아니라 자녀나 부모도 자살의 중요한 방어인자로 작용합니다. “죽고 싶지만 아이들 생각해서 차마 자살은 못하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높은 건물이나 다리와 같은 곳에서 자살자와 대치할 때 가족을 불러 설득하게 되면 대부분 자살시도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것을 봅니다. 그만큼 가족은 방어인자로 중요합니다.

반대로 자살의 방어인자인 가족이 그 기능을 상실하고 위험인자로 작용하게 되면 자살의 위험성은 매우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죽는 것이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 다”라고 생각하는 노인들의 자살위험성은 매우 높아집니다. 이 경우에는 가족이 자살의 방어인자로 작용할 수 있도록 개입하고 중재해야 합니다. 종교는 자살의 방어인자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교유무에 따른 자살률의 차이에 대한 보고는 일관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종교성은 자살시도나 자살생각의 감소와 관련된다고 보고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우울증이나 조울병 환자에게서 종교가 자살시도의 감소와 관련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살에 대한 도덕적, 종교적 반대, 가족에 대한 책임감, 절망감 감소를 매개로 종교가 자살충동을 억제한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교에 따른 자살률의 차이는 보고되지 않지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자살은 죄니까 자살하진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종교인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 종교적, 도덕적 가치관이 자살의 방어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교회의 역할이 자살예방에 매우 중요한 것을 인지하고, 교회는 위기의 성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신앙교육이 필요합니다.

 

4) 어울림

아래 그림에서 보듯 한국 사회에서 자살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우선은 과거 자살 시도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수가 자살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주목할 대상은 자살 시도자들입니다. 또한 자살 시도 원인 및 특성을 볼 때 정신과적 증상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대인관계의 문제로 자살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대인관계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울려야 합니다. 교회는 특히 다른 어떤 기관보다 어울리기 좋은 특성들을 갖고 있습니다.

 

윤홍식 기자  jesuspoin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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